리콜 대상 아닌 BMW X1 화재로 전소…BMW 화재 39대 중 10대 리콜 대상 아닌 차량
리콜 대상 아닌 BMW X1 화재로 전소…BMW 화재 39대 중 10대 리콜 대상 아닌 차량
  • 승인 2018.08.1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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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뉴시스

리콜 대상이 아닌 모델인 BMW X1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15일 오전 4시17분께 전북 임실군 신덕면의 한 도로를 달리던 문모(28)씨의 BMW X1 차량에서 불이 났다. 

문씨는 주행 중 이상을 느끼고 갓길에 차를 세운 뒤 보닛에서 연기가 나자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소방대는 곧장 화재를 진압했지만 차량이 모두 타 소방서 추산 17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문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정부가 '안전'을 이유로 BMW 운행정지 명령을 내리는 등 긴급 대책을 마련했지만,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에 대한 조치는 빠져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들고 있다. 

올들어 불이 난 BMW 차량은 39대로, 이 가운데 10대가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이다. 4대 중 1대 꼴이다. 10대 중 가솔린 차량은 지난 13일 경기도 남양주시 양양고속도로에서 화재가 난 M3 컨버터블 가솔린 차량을 비롯해, 528i, 428i, 미니쿠퍼 5도어, 740i, 745i 등 6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리콜 대상이 아닌 차주들도 불안감에 서비스센터에서 안전점검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4일 발표한 'BMW 차량 운행정지 결정관련 대국민 담화문'에서는 리콜 대상 차량만 고려했을 뿐, 리콜에서 제외된 차량에 대한 조치는 없었다. 

다만 국토부 측은 "리콜 대상 아닌 BMW 차량이나 다른 메이커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는데, 추가 조사해서 원인을 밝혀낸 뒤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MW가 화재원인을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냉각수 유출, 침전물로 특정했다. 저희가 보기에는 리콜 대상 차량 화재와 EGR 흡기다기관이 연관돼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이 부분 관계있다 해서 교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제 불이 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BMW 일부 차량에 대한 운행을 당장 멈추도록 조치했지만, 4대 중 1대가 리콜에서 제외된 차량에서 불이 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현재 없다'는 얘기다.  

또 국토부가 운행정지 대상을 리콜 대상 차량에 한정한 것은 EGR 부품 결함이 원인이라는 BMW측의 주장을 인정한 꼴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리콜 대상 외 차량에서 불이 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BMW가 배기가스 저감을 위해 차량 엔진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설계를 하는 등 소프트웨어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BMW측은 EGR 부품(쿨러) 결함이 원인이라며 하드웨어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쿨러에 문제가 생겨 냉각수가 새면서 냉각수 찌꺼기가 흡기다기관에 들러붙어 화재가 났다는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15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리콜 대상 아닌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는데 국토부가 화재 원인 등 BMW측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며 "국토부가 BMW를 혼내고 있지만, 대책을 보면 BMW측 발표대로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기술적 주도권 잡지 못한 게 결국 이런 사태까지 오지 않았나 한다"며 "폭스바겐 사태 때부터 정부가 기업체로부터 국민 안전을 담보할 만한 자료를 제공받거나 행정 제재가 미비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그런데도 보완이 안 돼 지금도 동일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토부는 15일부터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 소유자에게 운행정지 명령서를 우편을 통해 발송할 계획이다.  

운행정지대상은 BMW 리콜대상 차량 10만6000여대 가운데 안전진단 기한인 지난 14일까지 점검을 받지 않은 2만여 대다. 명령서를 받은 차량 소유자는 즉시 안전진단을 받아야 하며 안전진단 이외 목적으로 차량을 운행해선 안 된다. 

운행정지 명령을 내리는 주체는 국토부가 아니라 지자체장이다. 각 지자체가 차량 정보 확인 후 우편을 발송해 차주가 명령서를 실제 받아보기까지는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