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비망록, MB 원망 가득한 내용보니? "증오감 솟아나…파렴치한 족속들"
이팔성 비망록, MB 원망 가득한 내용보니? "증오감 솟아나…파렴치한 족속들"
  • 승인 2018.08.08 0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이팔성 비망록/사진=뉴시스

이팔성 비망록이 공개된 가운데 그 내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7일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망록' 내용이 공개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맏사위 등에게 인사청탁 명목으로 22억원6000여만원을 건넨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망록이 법정에서 공개된 것이다.

이 전 회장은 서울시장이었던 이 전 대통령 밑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역임하고 이 전 대통령 취임 후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2011년에는 연임에도 성공했다.

이날 서증조사(검찰의 채택된 증거 설명)를 통해 공개된 이 전 회장 비망록에는 이 전 회장이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앉지 못하자 이 전 대통령을 원망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전 회장은 인사가 빨리 결정되지 않자 초조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매일 피곤한 하루, 되는 게 없다" "이변(이상주) 정말 형편없는 친구"라고 적었는데 검찰은 "이상주가 제대로 역할을 못해주는 데 대한 자탄"이라고 봤다. 

자신이 원하던 금감원장 자리에 다른 사람이 내정된 사실을 알고 난 3월 말부터는 부쩍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원망과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다. 이 전 회장은 2008년 3월28일 "이명박과 인연을 끊고 다시 세상살이를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가지로 괴롭다. 나는 그에게 약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적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만큼의 돈을 지원했는데도 (자신이 원하는) 인사상 혜택이 없어 이에 대한 분개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2008년 2월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 당선인 사무실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대선 전에 최선을 다해 자금 지원을 해드렸다"면서 "금융위원회 총장, 산업은행 총재, 국회의원 공천까지 의향이 있다"며 구체적인 인사 청탁을 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취임 후인 같은 해 3월7일 당시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은 이 전 회장에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선임을 제안했고, 이 전 회장은 자신이 원했던 자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수행비서인 임재현 선임행정관을 통해 이 전 회장에게 연락, 이 자리를 직집 제의해 이사장 공모절차에 신청하도록 했다.

 이 전 회장의 비망록 속 내용은 시기 상 이 때의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같은 달 23일에는 "이명박에 대한 증오감이 솟아나는 건 왜 일까"라고 쓰기도 했다.  

또 3일에는 "왜 이렇게 배신감을 느낄까. 이상주 정말 어처구니 없는 친구다"라며 "나중에 한 번 따져봐야겠다. 소송을 해서라도, 내가 준 8억원 청구 소송할 것임. 나머지는 어떻게 하지"라고 적었다. 

  

한편, 이팔성의 비망록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뉴스인사이드 임유나 기자/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