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한효주 “‘인랑’, 과정 지켜보는 것만으로 설렜던 작품”
[NI인터뷰] 한효주 “‘인랑’, 과정 지켜보는 것만으로 설렜던 작품”
  • 승인 2018.07.3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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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이라 불리는 일본 애니메이션 ‘인랑’이 한국의 스크린에 실사로 구현됐다. 통일을 앞둔 근 미래 한국으로 배경을 옮긴 김지운 감독은 원작의 무드를 살리면서 한국적 정서를 버무리며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켰다. 한효주는 ‘인랑’에서 반통일 테러단체 섹트와 정보기관 공안부 사이에 놓인 이윤희 역으로 분했다. 이윤희는 정체를 숨긴 채 임중경(강동원 분)에게 접근하며 그를 뒤흔듦과 동시에 본인도 흔들린다. 한효주는 복잡한 심리묘사를 통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한효주의 얼굴을 꺼냈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배우로서 이번 영화를 통해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각오했어요. 새로운 얼굴을 꺼낼 수 있겠다는 생각과 각오를 지니고 촬영에 들어갔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라면 제 새로운 얼굴을 꺼내주시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물론 가지고 있는 틀을 깨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습관적으로 지닌 모습을 경계해야 하고 그걸 깨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했어요. 늘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랄까, 저에게 이윤희라는 캐릭터는 어려운 도전이었고 개인적으로는 처음 각오했던 것처럼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그 부분은 만족하는 편이에요. 이윤희를 연기할 때는 어떤 연기를 해야 할지 계산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감정, 좀 더 동물적인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스스로 유연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것들과 저에게 입히려는 색을 잘 입을 수 있게 제 바탕을 하얗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끊임없이 고민하면도 그런 것들을 덜어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윤희 캐릭터는 촬영 내내 한효주를 괴롭혔던 캐릭터다. 인물 관계도 복잡하지만 임중경을 속이려고 하지만 어느 순간 그에게 동화되고 흔들리며 감정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영화 속 대부분의 캐릭터가 집단을 대변한다면 이윤희는 그 안에서 휩쓸리며 살아가는 개인을 대변한다.

“이윤희라는 캐릭터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임중경에게 있어서 이윤희는 그가 집단에서 나오는 계기를 만드는 인물이잖아요. 이윤희는 흔들리는 존재로 표현되는 것 같아요.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어떤 신념이 분명히 있는 게 아니고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야 하니까 상황에 맞게 최선을 찾아가는 인물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캐릭터 자체에 흔들림과 갈등이 많기 때문에 이윤희도 임중경을 통해서 좀 더 자신을 찾아가는 것 같아요.”

   
 

한효주는 벽에 부딪힐 때마다 원작을 반복해서 돌아보며 이윤희의 정서를 복기했다. 캐릭터의 진심이 헷갈릴 때는 김지운 감독과 상의하며 디테일한 부분을 챙겼다. 한효주, 김지운 감독이 재탄생시킨 캐릭터는 원작보다 좀 더 다채로운 표현들이 들어갔다.

“원작의 정서가 워낙 좋기 때문에 대사들을 직접 쓰지 않아도 많이 참고 했어요. 감정적으로 연기할 때 풀어내기 힘들 때는 원작을 돌려보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원작보다는 다른 윤희가 나온 것 같아요. 원작보다는 표정도 다양하고 다채로워지지 않았나 싶어요.”

한효주는 ‘인랑’ 개봉을 앞두고 강동원과 열애설이 났다. 한효주는 “그냥 맛집을 공유하는 사이다. 일정이 맞아서 맛있는 거 먹은 게 다인데 그게 커졌다”며 의연하게 넘겼다. ‘골든 슬럼버’에 이어 ‘인랑’으로 두 번째 호흡을 맞춘 강동원에 대해 한효주는 “의지를 많이 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강동원, 정우성, 김무열과 ‘인랑’을 통해 두 번째 인연을 이어가게 된 한효주는 한동안 그들의 칭찬을 늘어놓으며 밝은 미소를 보였다.

“다들 얼굴이 너무 잘생겼어요(웃음). 그리고 세분 모두 인성도 훌륭하시고 다들 오빠들이니까 잘 챙겨주세요. 이 영화에서 강동원 씨는 가장 많이 나오니 가장 의지를 했던 배우기도 해요. 우성 선배는 언제 봐도 반가워요. 무열 오빠는 오랜만에 만났는데 역시나 연기를 참 잘하세요. 예전보다 좋은 쪽으로 변해있는 모습을 보니 좋더라고요. 연기에 관해서는 정우성 선배가 친절하게 잘 이야기해주시고 분위기도 편하게 만들어주세요. 저희 다 통틀어서 말이 가장 많으세요(웃음).”

   
 

‘놈놈놈’, ‘악마를 보았다’, ‘밀정’ 등을 연출한 장르의 마술사 김지운 감독과 한효주, 정우성, 강동원의 만남. ‘밀정’은 그들의 조합만으로도 큰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한효주에게 ‘인랑’은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작품이기에 관객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인랑’의 첫인상은 ‘어렵다’였어요. 김지운 감독님과 작업을 꼭 해보고 싶었고 그 과정을 지켜보고 싶었어요. 일원이 되는 것에 감사하고 기회가 주어진 것이 기뻤어요. 지금 영화의 결과나 평과 상관없이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촬영장에서 설렐 때가 많았어요. 촬영장에서 ‘내가 이 영화를 찍고 있구나’라는 즐거움이 있던 작품이라 만족해요. ‘인랑’이라는 영화는 비주얼이나 전체적인 세트, 의상, 음악 모든 면에서 새롭게 다가왔고 좋은 제작진이 노력을 많이 하셨어요. 모두가 열심히 한 만큼 좋게 봐주셨으면 해요.”

2005년 시트콤 ‘논스톱5’를 통해 얼굴을 알린 한효주는 어느덧 14년차 배우로 성장했다. 그동안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을 때도 어려운 시기를 겪을 때도 있었다. 지금도 성장통을 겪고 있는 한효주는 좋은 기운을 전달하는 배우가 되기 위해 배우 한효주와 인간 한효주를 단단하게 다듬고 있다.

“유명세는 배우로서 일정부분 감당해야 하고 가져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유명해지기까지는 그만큼 시간이 있었고 많은 사랑을 받은 거니까 그런 부분에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진심으로 제가 가진 것보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서 감사할 때가 많아요. 견뎌야 하는 부분도 있죠. 가끔은 견디기 힘들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방법을 찾으려고 하죠. 주변을 돌아보는 게 잦아지는 것 같아요. 좋은 친구들과 가족, 주변에 집중하는 것 같아요. 보이지 않는 대상보다는 제가 살아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위안을 받기도 해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