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속닥속닥’ 소주연 “매일 설레고 행복해”…‘자연스러운 배우’를 꿈꾸는 신예
[NI인터뷰] ‘속닥속닥’ 소주연 “매일 설레고 행복해”…‘자연스러운 배우’를 꿈꾸는 신예
  • 승인 2018.07.1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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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등용문이라 불리는 학원 공포물의 맥을 이은 ‘속닥속닥’에서 소주연이 기대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6명의 고등학생이 섬뜩한 괴담이 떠도는 귀신의 집에 우연히 들어간 후 겪는 일을 그린 ‘속닥속닥’에서 소주연은 죽은 친구의 목소리를 듣는 전교 1등 은하 역을 맡았다. 소주연은 안정적인 연기와 존재감으로 관객들을 공포의 한가운데로 이끌었다. 

인터뷰에서 만난 소주연은 극중 캐릭터와 달리 보조개가 돋보이는 환한 미소가 시선을 끌었다. 아직은 배우로서 스크린 주연을 맡은 것이 얼떨떨하지만 눈빛에는 강단이 엿보였다.

“영화도 처음이고 완성본을 보는 것도 처음이라 낯설더라고요. VIP 시사회에 부모님께서 오셨는데 ‘저게 내 딸이 맞나’라고 하시고 저도 ‘저게 내가 맞나’하면서 봤어요(웃음). 완성본을 보기 전까지 너무 궁금하고 긴장했는데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아요. 제가 연기할 때는 소리가 안 들어가 있어서 그런 것들이 어떻게 전해질지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만족스러워요.”

우연히 웹드라마 ‘하찮아도 괜찮아’를 본 최상훈 감독은 신인임에도 무게를 덜어낸 편안한 모습으로 연기하는 소주연을 보고 캐스팅을 제안했다. 소주연은 학원 공포물의 얼굴을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도전을 향한 기대감이 더 컸다. 마지막에 합류한 소주연은 자신의 학창시절을 돌아보고 기사들도 찾아보며 빠르게 고등학생 캐릭터에 몰입했다. 소주연은 극심한 학업 스트레스를 겪는 고3부터 공포에 질려 패닉에 빠지는 모습까지 다채로운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은하는 저와 정반대 캐릭터예요. 제가 마지막에 캐스팅됐어요. 그만큼 준비기간도 짧아서 부담감을 빨리 떨치려고 노력했어요. 바로 대본리딩을 하고 현장에 가서 짧은 기간 동안 집중해서 캐릭터 연구를 했던 것 같아요. 저도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으니 동창들을 만나서 고등학교 때 이야기도 나누고 기사들도 찾아봤어요. 은하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상황이 현실에도 많이 반영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 진로에 대한 고민들은 저 역시 있었는데 물론 은하처럼 히스테릭하거나 부모님께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쪽은 전혀 아니었어요(웃음).”

   
 

소주연 외에도 김민규, 김영, 김태민, 최희진, 박진 등 ‘속닥속닥’의 축을 이루는 배우들은 대부분 신인이다. 감독 역시 오랜 기간 영화계에 있었지만 감독으로서 연출작은 처음이다. 비슷한 상황의 또래 배우들은 본인의 촬영이 없는 날에도 현장을 찾아가 모니터링하며 함께 고민했다. ‘속닥속닥’에 앞서 3월에 개봉한 공포영화 ‘곤지암’이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하며 부담감도 더해졌다. ‘속닥속닥’과 ‘곤지암’은 극 중 캐릭터가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설정도 비슷하다. 소주연은 두 작품의 비교보다는 시너지를 기대하며 ‘속닥속닥’만의 매력을 어필했다.

“저는 평소에 공포영화를 좋아하고 개봉하면 극장에서 관람하는 편이에요. ‘곤지암’도 재밌게 봤어요. 많은 10대, 20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영화에도 좋은 시너지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 그 관객층이 고스란히 저희 영화에 왔으면 하는 소망도 있고요(웃음). ‘속닥속닥’에도 ‘곤지암’처럼 방송을 진행하는 소재가 나오는데 그런 콘텐츠가 현재 10대에 사랑받고 흥미를 끌고 있어요. 그래서 더 공감을 해주실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 영화에 신인배우가 많이 나오니 새로운 얼굴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 각 캐릭터의 성격이 다 달라서 개성도 있어요. 입시와 같이 10대가 지닌 현실적인 스트레스도 담아서 공감과 공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영화이지 않나 싶어요.”

CF, 뮤직비디오, 웹드라마에 영화 주연까지 짧은 기간 동안 눈길을 끄는 성장을 보여준 소주연이지만 그 계기는 우연이었다. 소주연은 중학교 시절 길거리 캐스팅을 받은 것 외에는 특별할 것 없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꾸미는 것에 관심도 적었고 연기보다는 집에서 영화, 드라마를 보는 것을 즐기는 쪽이었다. 평범하게 병원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던 소주연은 우연히 그녀의 SNS를 본 브랜드 관계자가 모델을 제안하면서 생활이 180도 바뀌게 됐다. 이제는 배우라는 직업을 실감하느냐는 물음에 소주연은 “이번에 영화를 보고 인터뷰를 하면서 조금씩 실감이 나는 것 같다”며 “아직은 너무 얼떨떨하기도 하고 좋은 쪽으로 의아해하는 느낌이다”고 답했다. 소주연에게 ‘속닥속닥’은 아직은 정의할 수 없는 막연한 설렘 같은 작품이다.

“‘속닥속닥’이 저에게 어떤 작품인지 짧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영화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있을 때 운 좋게 기회가 찾아왔어요. 그걸 잘 잡았죠. 매일이 너무나 설레고 행복해서 말로 정리가 안 되네요. 모든 게 신기해요.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요.”

   
 

공포영화 주연을 맡아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평소 소주연은 밝고 솔직한 사람이다. 소주연은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녀의 말처럼 소주연은 인터뷰 내내 맑은 에너지를 내뿜었다. ‘어딜 가도 사랑 받을 스타일’이라는 말이 잘 어울렸다.

“저는 굉장히 솔직한 편이고 사람들 만나는 걸 너무 좋아해요. 대화하는 시간이 정말 좋거든요.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인 것 같아요. 관심표현도 많이 하는 스타일이에요. ‘사랑해’라는 표현도 자주하고 이성을 떠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집착하는 사람이에요(웃음). CD와 LP 모으는 것도 좋아해요. 빈티지 식기도 좋아해서 꾸준히 모으고 있어요. 최근에는 턴테이블을 사려고 해요. 영화는 장르 가리지 않고 다 봐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월플라워’, ‘꿈의 제인’ 같은 영화를 좋아해요.”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에게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소주연은 현재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과 작품이 너무나 많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자연스러운 배우’가 되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미소만큼 매력적인 연기를 품은 배우로서의 성장을 기대한다.

“하고 싶은 건 너무 많은데 기회를 잘 잡고 싶어요. 몸 쓰는 스포츠 영화가 요즘 많이 없는 것 같은데 ‘족구왕’ 같은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커피 프린스 1호점’ 고은찬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고 다양하게 독립영화도 찍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도 미래에도 자연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 그 말을 들었을 때 너무 행복해요. 그래서 자연스러운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개인적으론 좀 더 저에게 많이 너그러워지고 저를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엄격하다기보다는 남에게 사랑을 주는 걸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때로는 저에겐 가혹할 때가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 여유를 갖고 싶어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엘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