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트럼프는 독재자 부러워해"…김정은 관련 발언 비난
美언론 “트럼프는 독재자 부러워해"…김정은 관련 발언 비난
  • 승인 2018.06.16 23: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정은, 트럼프 / 사진=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쏟아낸 발언들이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포스(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를 부러워한다"고 지적했고,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독재자에 대한 트럼프의 꿈'이라는 기사를 통해 그를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대한 인상을 얘기하면서 "그는(김정은은) 국가의 수장이고, 나는 그가 강력한 수장이라는 의미다. 누구도 다른 것을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 그는 말한다, 그리고 그의 사람들은(his people)은 바짝 긴장해서 주의를 기울인다. 나는 나의 사람들(my people)이 똑같이 하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언급한 '나의 사람들'이 일반적인 미국인들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자신의 참모들을 가리킨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인터뷰는 백악관 웨스트윙 진입로에서 이뤄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사람들'이라는 말을 할 때는 백악관을 향하는 몸짓을 했다. 

이후 CNN이 해당 인터뷰를 비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농담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농담이다, 당시는 풍자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WP는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농담이든 아니든, 트럼프 대통령처럼 독재자와 절대 권력에 대해 존경심을 자유롭게 드러낸 역대 미 대통령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권위주의 지도자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포용 범위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김 위원장까지 포함됐기 때문이다. 

라이스대학교 대통령 역사학자 더글라스 브린클리는 "트럼프는 독재자를 부러워한다"면서 "김(정은)과 푸틴은 일생동안 대통령을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많은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민주주의는 어떻게 죽는가'라는 저서의 공동 저자인 스티브 레빗스키 하버드 대학 교수는 "트럼프는 공개된 곳에서 자신의 권위주의적 본능을 보여주는 것을 매우 일관되게 해왔다"면서 "어떤 사회가 독재자적 충동을 가진 지도자를 선출할 때마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위험에 처하게 하지만, 그 이야기의 후반부에서는 사회와 제도가 그를 억제한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미 국무부 고위 관리를 지낸 엘리엇 A. 코언은 "트럼프는 독재적인 지도자의 고전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람들의 약점에 대한 본능적인 직감이고, 강하며 존경받고 찬양받는 것처럼 보여려는 갈망"이라고 설명했다. 

스탠포트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에이미 제카트 센터장은 미 외교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권위주의자들을 포용하는 것은 "혼란스럽고 위험한 출발"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의 발언이 매우 불안한 이유는 대통령이 미국의 가치가 아니라 미국의 힘을 나타내려는 사람이라고 믿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