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워마드 압수수색·소라넷 17년 방관, 남자무죄 여자유죄”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워마드 압수수색·소라넷 17년 방관, 남자무죄 여자유죄”
  • 승인 2018.05.1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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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 사진= 뉴시스

19일 서울 도심에서 홍익대 미대 몰래카메라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성(性) 편파 수사'를 주장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불법 촬영 성 편파수사 규탄 시위' 측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집회를 갖고, "수사 당국이 불법촬영 사건을 다루면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별에 따라 성차별 수사를 한다"며 "불평등한 편파 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경찰이 홍대 미대 누드모델 몰카 유출범을 사건 발생 12일만에 붙잡은 것에 대해 피해자가 여성이 아닌 남성이었기 때문에 신속한 수사가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편파수사'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참가자들은 집회를 통해 성 차별 없는 공정 수사를 촉구하고, 몰카 촬영·유출·유통에 대한 해결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앞서 경찰은 이번 집회에 약 5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제로 약 8000명(주최측 추산 1만명)이 몰렸다. 당초 시위 장소는 인도로 한정됐지만 시위 시작 전부터 약 3000명이 쏟아져 나오면서 버스전용도로를 통제해 시위 장소를 넓혔다.

집회 시작 후 참가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혜화역 2번 출구 일대가 마비되자 오후 4시께에는 이화사거리에서 혜화동로터리 방향 4차선 도로를 전면 통제했다.

참가자들은 편파 수사에 분노한다는 의미에서 붉은색 옷을 입거나 물건을 들었다. 시위대는 "남자무죄 여자유죄" "동일범죄 저질러도 남자만 무죄판결" "워마드는 압수수색, 소라넷은 17년 방관" "남자만 국민이냐 여자도 국민이다" "내 몰카는 파일노리 니 몰카는 중범죄냐" 등 구호를 외쳤다. 

카페 운영진에 따르면, 앞서 진행된 시위 수요 조사에서 약 1만2000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고, 이중 70%가 실제 참여 가능하다고 했다. 또 지방에서 올라오는 인원을 위해 참가자가 200명 이상인 부산·대구·대전·광주에서는 버스를 대절했다.

이날 온라인상에는 지난 17일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 2주기 추모 행사 때와 마찬가지로 '염산 테러'를 예고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경찰은 시위대 주변 경계를 강화하고, 참가자들과 주변 남성들 간 작은 충돌에도 적극 제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1일 홍대 회화과 누드 크로키 수업에 투입된 남성 누드모델의 사진이 남성혐오사이트 '워마드'에 올라오면서 촉발됐다. 이후 경찰 수사가 시작돼 사진을 촬영하고 유포한 동료 모델 안모(25·여)씨가 12일 구속됐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성 몰카 사건에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찰이 남성 피해자가 등장하자 전격적인 수사에 나섰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이철성 경찰청장은 "사법 적용에 성차별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2016년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 이후 만들어진 '불꽃페미액션'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3번 출구 앞에서 '여성 밤길 안전을 위한 달빛걷기' 행사를 별도로 연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