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고등어탕, 범인은 前부녀회장 "부녀회원들이 날 무시하는 것 같았다"
농약고등어탕, 범인은 前부녀회장 "부녀회원들이 날 무시하는 것 같았다"
  • 승인 2018.04.2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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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약고등어탕/사진=SBS 방송 캡처
농약고등어탕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범행 동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는 마을 공동취사장에 조리해 둔 고등어탕에 농약을 넣은 혐의(살인미수)로 이 마을 전 부녀회장인 A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구만1리 마을공동작업장에서 주민들의 점심식사로 제공될 고등어탕에 살충제 성분의 농약인 엘산을 넣은 혐의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CCTV영상에 대해 횡설수설하며 정확한 답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마을 부녀회장직을 그만둔 후 새로 선출된 부녀회장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소문이 있다. A씨가 '왕따를 당했다'는 말이 돌고 있는데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A 씨는 결국 부녀회원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이 마을 앞 항구에서는 지난 21~22일 수산물 축제가 열릴 예정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부녀회원들이 축제 때 주민들이 먹을 고등어탕을 2개의 양은솥에 끓여놨는데, A씨가 그 중 1곳에 살충제를 넣었다.
 
살충제가 든 고등어탕은 30여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병원으로 이송된 부녀회원은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극물 투입 사실은 이날 오전 5시께 부녀회장 B씨 등이 행사장으로 가져가기 위해 작업장에 들어섰다 역한 냄새를 느끼고 맛을 보던 중 B씨가 구토와 함께 어지럼증을 일으켜 경찰에 신고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근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분석, 주변 탐문수사 등을 통해 A씨가 새벽에 혼자 몰래 마을공동취사장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작업장 인근 밭에서 농약냄새가 나는 드링크병도 수거해 성분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지문을 채취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최근 부녀회장 교체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알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부녀회장 임기를 마치고 올해 초 재선됐으나 지난 달 갑자기 사퇴했다. 
 
경찰은 A씨가 이 과정에서 부녀회원 및 지역주민들과 알력이 생겨 독극물을 투입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구만1리는 130여 명이 모여 사는 호미곶면의 작은 어촌마을이다.
 
 
 
[뉴스인사이드 임유나 기자/사진=SBS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