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바람 바람’ 거침없고 철도 없는 어른들의 욕망 코미디 (종합)
‘바람 바람 바람’ 거침없고 철도 없는 어른들의 욕망 코미디 (종합)
  • 승인 2018.03.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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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바람 바람’이 불륜을 소재로 어른들의 거침없고 철도 없는 코미디를 완성했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바람 바람 바람’(감독 이병헌)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이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바람 바람 바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 분)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신하균 분),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 분)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이엘 분)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상황을 그린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다.

이날 이병헌 감독은 “체코 영화가 원작이다. ‘희망에 빠진 남자들’이라는 영화를 보고 리메이크 제안을 받았다. 원작을 봤을 때 우리나라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원작에서는 감정보다는 상황을 따라갔다. 왜 인물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지 설명이 없어서 궁금했다. 상황이 아닌 감정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고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감정의 미세한 차이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병헌 감독은 복잡하게 꼬이는 인물들의 감정과 상황에 관해 “인물들의 감정이 너무 어려웠다. 전사에 대해 설명도 없었다. 부정적인 소재이고 장르는 코미디라서 우리가 의도했던 것과 다른 해석의 여지가 커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밸런스를 조절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성민은 “대본에 충실하고 감독의 디렉션에 충실했다. 초반에 버벅거린 티가 나는 것 같아서 감독님의 디렉션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초반에 비해 후반이 그나마 이해를 하고 연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지효는 “현실 부부와 남매 모습을 연기했는데 멀리서 보지 않고 지금 9년 동안 하고 있는 프로그램(‘런닝맨’)만 봐도 그런 모습이 있는 것 같다. 서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모습 자체가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성민, 신하균 선배님의 관계에서도 이를 묻어나게 하기 위해서 칭찬하고 좋은 이야기만 하는 것보다 나쁜 이야기도 하고 투정도 부리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송지효는 “스크린은 오랜만이다. 장기간 호흡으로 찍은 게 오랜만이라 어색함도 없지 않았다”며 “제주도에서 첫 촬영을 해서 장기간 지방에 있었다. 같이 출연한 선배님, 이엘과 함께 찍으면서 함께 적응하려고 노력해서 재밌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신하균은 코믹 연기에 관해 “감독님 디렉션에 잘 따라서 연기했다”며 “코미디는 어렵다. 특히 이 감독님 코미디의 뉘앙스를 살리려면 템포도 맞춰야 해서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엘은 “대본에 충실했다. 머릿속에 한 가지 질문이 있었다. ‘내가 다시 사랑받을 수 있을까’였다. 이건 이엘 이전에 김지현 개인이 갖고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를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엘은 “제니를 준비하면서 생각했던 부분이 아니라 꾸준히 생각하는 질문이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 어느 정도 해답으로 가는 실마리를 얻은 것 같다. 앞으로 계속 답을 찾아야하는 문제인 것 같다”고 부연설명했다.

이병헌 감독은 예민한 불륜 문제를 다루는 영화를 연출한 것에 관해 “그냥 막장 코미디로 그치길 바랐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거다. 일탈에서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그리고 싶었다”며 “불륜은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는 것 중에 가장 큰 죄라고 생각한다. 이런 소재를 미워하거나 옹호하거나 해석이 될 여지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물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에 있어 외로움이라는 핑계를 대는데 이런 행위는 외로움 안에서 당위를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찮은 욕망에 대한 허무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병헌 감독은 “각색하면서 이 막장 드라마, 우리 정서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를 어떻게 공감을 끌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우리나라에서 기혼자, 중년이 일상에서 느끼는 욕망을 코미디로 다루는 건 흔치 않다. 해볼 만한 작업이었지만 쉽지 않았다. 감정을 따라 생각하다보니 지루해질 수 있어서 고민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어려운 건 제니 캐릭터였다. 이 사람의 행동과 생각을 어울리게 만들었어야 했다. 각색하면서 두 달 정도는 키보드에 손을 못 올렸다”고 토로했다.

이성민은 영화 속 소재인 사랑과 바람에 관해 “해도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정의했다. 송지효는 “정말 바람은 죄고 나쁜 행동이다. 이해는 되지만 나쁜 거다”고 강조했다. 신하균은 “바람은 욕심이고 사랑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바람 바람 바람’은 오는 4월 5일 개봉한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