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섬세하고 따뜻한 손길로 관객들의 감성을 어루만진다.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감독 이장훈)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이장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소지섭, 손예진이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 분)가 기억을 잃은 채 우진(소지섭 분) 앞에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을 떠난 아내가 기억을 잃은 채 돌아온다는 원작의 판타지적인 설정에 현실적이고 섬세한 감정연기를 더했다. 손예진과 소지섭은 과거부터 현재를 오가는 과정을 어색함 없이 완벽히 소화했다.
이날 이장훈 감독은 “소설로 이 이야기를 접했다. 그때 받았던 위로를 영화를 통해 전해드리고 싶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는 고민 끝에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고 이를 담고 싶었다”며 작품을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장훈 감독은 원작과의 차이에 관해 “처음에는 원작에 대한 부담감이 당연히 컸다. 워낙 훌륭한 작품이고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 고민을 많이 했고 겁도 났다. 처음에는 원작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생각했는데 그러면 어설프게 비슷한 영화가 될 것 같았다”며 “한국 관객이 어떤 걸 좋아해주실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알기 어려웠다. 결국 내가 보고 싶고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은 “기분이 좋았던 건 계약서에도 나와 있지만 원작자분들에게 내 시나리오를 보여드리며 확인을 받았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너무 좋아해주셨다. 특히 많이 바꾼 부분들을 좋아해줘서 기분 좋았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소지섭은 “20대부터 40대까지 연기했다. 흐르는 세월을 잡을 수 없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감정을 실제로 느끼면서 연기했다. 시나리오의 감정을 최대한 표현하고 느끼려고 했다”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손예진은 “본래 나이와 다른 역할을 했어야 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과거 부분이 너무 재미있었다. 하지만 관객분들이 이입하지 못할까봐 고민을 했다. 후반 작업의 도움을 받았다”며 “CG팀과 스태프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오랜만에 풋풋한 감성을 느꼈다. 억지가 아닌 자연스럽고 과하지 않게 연기하기 위해서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의 모습은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장훈 감독은 “실제로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니 매력적인 모습이 많았다. 최대한 캐릭터에 그 모습을 입혀보고 싶었다. 소지섭씨는 되게 섬세하고 조심스럽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툰 모습들이 있다. 그게 저에게 귀여웠다. 의외로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사람이다”며 소지섭에 관해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감독은 “손예진씨는 여신 이미지를 생각했는데 의외로 털털했다. 너무 예쁘게 보이려고만 하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개그 욕심이 있었다. 놀랐다. 털털하고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허당기도 있다. 그런 모습이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웠다”고 손예진에 함께 작업한 소감을 밝혔다.
영화 속 눈물을 자아내는 장면이 많은 만큼 소지섭은 “배우가 우는 게 아니라 관객이 슬퍼보였으면 했다. 현장에서 최대한 감정을 절재하면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손예진은 “멜로 영화에서 배우가 보여주는 감정의 수위가 아주 중요하다. 관객 분들에게 배우의 감정을 따라가게 하되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 어려운 지점이다”며 “항상 모든 신들이 어렵지만 특히 멜로 영화에서 감정 수위는 끊임없이 고민한다. 절제하는 게 넘치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하고 촬영했다”고 말했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 ‘클래식’ 등에 이어 오랜만에 감성 멜로 연기를 펼친 손예진은 “비 맞고 공중전화로 뛰는 모습을 보며 ‘클래식’이 떠올랐다. 그런 작품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이 있는 것 같다. 30대 중반이 지나 멜로를 보여줄 수 있어 개인적으로 너무나 감사하고 소중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손예진과 소지섭은 실제로 설렜던 장면으로 정류장에서 손을 잡는 신을 꼽았다. 이장훈 감독은 “손 하나 잡는 걸로도 설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주머니 속에서 손을 함께 잡는 장면은 촬영 할 때도 너무 설렜다. 더 타이트한 컷도 있었는데 투샷으로 모든 게 설명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오는 3월 14일 개봉한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