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뜨거움으로 재탄생된 ‘흥부’…작품 속에 살아있는 김주혁과 함께 (종합)
해학과 뜨거움으로 재탄생된 ‘흥부’…작품 속에 살아있는 김주혁과 함께 (종합)
  • 승인 2018.02.05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故 김주혁과 정우의 뜨거운 연기가 ‘흥부전’을 새롭게 탄생시켰다.

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감독 조근현)(이하 ‘흥부’)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조근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우, 정진영, 정해인이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정우 분)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정진영은 “작품 선택할 때 전체적인 이야기 밸런스와 캐릭터를 고민하게 된다.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 악역을 맡았다. 흥부전을 모티브로 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해학이 있다. 악역이지만 엉성하고 엉뚱하게 표현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다”며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정우는 첫 사극 도전에 관해 “평소에 사극이라는 장르에 궁금증이 있었다. 만약 스크린 속에서 연기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에 ‘흥부’ 시나리오를 보게 됐다. 사극이라는 장르를 떠올리면 예상 가능한 톤과 패턴이 있는데 다른 무언가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집중을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 안에 있는 것을 최대한 표현하려고 했다”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정우는 “시나리오를 보면 영화가 어렵진 않았다. 너무 얕잡아 보지 않았나 생각하게 됐다. 촬영 중간 중간에 내 바닥을 느낀 것 같아서 숙소에 들어가서 자괴감을 느낀 적도 꽤 있었다”며 “매 작품마다 바동거리면서 연기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이번 작품은 더 했다. 고민스러웠고 힘들었지만 선배님들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해인은 “왕을 연기하면서 선배님들과 같은 화면에 나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촬영하면서 선배님들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달돼서 연약한 헌종을 연기할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출연소감을 밝혔다.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흥부’는 지난해 우리 곁을 떠난 故김주혁의 유작이기도 하다. ‘흥부’는 ‘고 김주혁 배우와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라는 자막으로 김주혁을 기리기도 했다. 정진영은 “이 작품에 대해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중심에는 주혁이가 있는 것 같다. 멋지게 연기했고 저희가 함께 했던 봄부터 여름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며 김주혁을 추억했다. 그는 “이 작품을 김주혁의 유작으로 너무 생각하지 않았으며 하는 어려운 부탁을 드리고 싶다. 영화 속에 살아있는 동료이고 배우이다. 영화 속 주혁이 여러 가지 의미로 다가오실 수밖에 없을 거다. 우리 주혁이는 영화에서는 조혁이다”고 당부했다.

정우는 “김주혁 선배님의 배우로서 큰 울림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감정을 추스르고 말씀드려야 하는데 쉽지 않다. 언제나 그랬듯이 많이 보고 싶고 오늘 특히 보고 싶고 그립다”며 눈물을 삼켰다.

정해인은 “연기를 하면서 김주혁 선배님과는 사실 마주친 적이 없다. 처음 뵀을 때 생각이 난다. 촬영을 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하셨는데 컷을 하면 따뜻하게 말을 건네주시곤 했다. 영화를 오늘 처음 봤는데 마음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정진영은 자신의 캐릭터에 관해 “조항리라는 역은 이 영화에서 안타고니스트이고 악인이다. 이 인물은 엉성함과 천박함, 교활함, 그 속에 번뜩이는 권력욕, 물욕이 있다. 흥부전에서 놀부가 그렇듯이 조항리 역을 놀부 이미지와 어떻게 버무릴까 고민했다”며 “작금의 권력가들이 보여준 엉뚱함과 천박함을 뉴스에서 많이 봤을 거다. 그분들이 모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영화는 정통 정치 영화는 아니다. 우리가 다 아는 흥부전이지만 어떻게 변모되고 기본적인 미덕과 맛을 남기는지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조근현 감독은 “흥부전을 준비하는 과정에 탄핵이 있었다. 그래서 마냥 가벼울 순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 생각한 것보다 묵직하게 나왔다. 침전물처럼 가라앉아있었던 인식 들이 촬영하면서 나온 것 같다”며 “그런 메시지는 자연스럽게 찍힌 것 같다. 해학과 풍자, 권선징악이라는 단순한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일부러 어렵지 않게 만들려고 했다. 메시지를 단순하게 하고 표현을 직접적으로 하려고 했다”고 연출에 관해 설명했다.

조근현 감독은 ‘흥부’에 출연한 진구, 천우희에 관해 “진구는 연출 데뷔작 ‘26년’을 같이 해서 돈독한 관계다. 거기에 천우희 씨도 나온다. 두 친구 모두 그때 인연을 맺었고 간간히 연락했다”며 “천우희 씨도 다른 이미지를 해보고 싶다고 권유를 했다. 진구 씨는 놀부 역에 적합했는데 분량이 적어 미안했다”고 밝혔다.

한편 ‘흥부’는’ 오는 2월 1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