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로 다시 만난 연상호 감독·류승룡·심은경…‘염력’으로 ‘훨훨’ (종합)
실사로 다시 만난 연상호 감독·류승룡·심은경…‘염력’으로 ‘훨훨’ (종합)
  • 승인 2018.01.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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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NEW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신선한 소재와 특유의 상상, 그 속에서 현실적 메시지를 잃지 않는 연출이 더해진 ‘연상호 월드’가 또 다시 문을 열었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염력’(감독 연상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류승룡, 심은경, 박정민, 김민재가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염력’은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 아빠 석헌(류승룡 분)과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빠진 딸 루미(심은경 분)가 세상에 맞서 상상초월 능력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연상호 감독은 2016년 ‘부산행’으로 좀비라는 신선한 소재와 장르에 도전해 1,156만 관객을 사로잡았다. 연상호 감독은 두 번째 실사 영화의 소재로 초능력을 선택, 특유의 상상력과 연출력으로 재미를 선사한다.

영화는 초능력을 소재로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용산 참사를 연상케 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그리고 있다. 이에 관해 연상호 감독은 “용산 참사에 대한 영화는 ‘공동정범’이라는 다큐멘터리가 그 역할을 훌륭하게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산행’도 그렇지만 초현실적인 소재를 다룰 때 한국의 현실적인 문제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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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은 “초능력이라는 소재로 어떤 이야기를 다룰까 생각할 때 도시개발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보편적인 시스템의 문제다. 이를 통해 히어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영화를 만들었다”며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영화 곳곳에 배치된 웃음코드에 관해 연상호 감독은 “원래 나는 웃기는 사람이다. 촬영할 때는 배우들과 유머코드가 공명한다는 느낌이 있었다. 우리만 웃기는 건 아닐까 불안했다”고 말했다.

류승룡은 “유쾌하고 항상 즐겁게 촬영했다. 감독님이 평소에도 재밌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다. 본인도 웃음이 많아서 웃다가 사인을 못 줄때도 있다. 몹쓸 연기 지도를 해주는데 의외성이 많아서 도움이 됐다”며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심은경은 “워낙 감독님의 열정적인 팬이다. 감독님이 현장에서 하는 말에 자주 웃곤 했다. 연기적인 부분도 항상 현장에서 직접 연기지도를 해준다. 영감을 주는 경우가 있어 도움이 됐다. 촬영하면서 영화이야기도 많이 했다. 박학다식한 감독님이라는 걸 느꼈다”며 감독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를 들은 박정민은 “의외로 웃긴 게 아니라 그냥 웃긴 분이다. ‘염력’ 현장은 항상 가고 싶은 현장이었다. 연기적으로도 지도를 많이 주셔서 연기하기 수월했다. 감독님의 팬이 됐다”고 거들었다.

김민재는 “원래 감독님께 관심이 많았다. 항상 생각하시는 거에 놀랄 때가 많다. 솔직한 분이시다. 영화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회의감이 있었는데 이렇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것을 보고 놀랐고 감독님을 더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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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염력을 갖게 된 남자 석헌을 연기한 류승룡은 “무술팀이 아날로그적으로 현장에서 직접 낚싯줄이나 와이어로 현장감을 살리며 촬영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건 후반작업으로 만들었다”며 촬영 과정을 설명했다. 류승룡은 “감독님이 콘티, 자료들을 미리 보여줘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그런 사전 배려들 덕분에 현장에서 큰 고충은 없었다”고 말했다.

심은경 역시 “상상으로 연기를 해야 돼서 어려웠던 부분은 많이 없었다. 사전에 준비를 하고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눈 것들이 있어서 그런 게 쌓인 것 같다”고 밝혔다. 심은경은 “영화를 보면 루미가 떨어지고 나서 석헌이 루미를 들어 옥상에 올리고 날아가는 장면이 있었다. 감정을 잡고 바라봐야 했는데 아날로그로 촬영해서 웃음이 났다. 감정이 잡으려고 하면 다들 웃어서 애를 먹었다”며 류승룡과 직접 시범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연상호는 좀비를 소재로 한 ‘부산행’에 이어 두 번째 실사 영화에서도 과감한 도전을 한 이유에 관해 “‘부산행’을 통해서 흥행 감독이 됐다. 아무래도 영화를 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다음 영화가 망할 수도 있는 건데 남들이 하기 어려운 걸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상호 감독은 “한국에서 쉽게 블록버스터로 만들어지기 어려운 코미디를 하고 싶었고 사회적 메시지를 넣고 싶었다. 그리고 흔치 않은 초능력이라는 소재를 넣고 싶었다. ‘부산행’의 흥행이 아니라면 들어가기 힘든 프로젝트였을 거다“며 덧붙였다.

그는 “액션은 다양한 참고 자료가 있다. 날아가는 장면을 언급하자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보면 서양의 슈퍼맨처럼 능숙하게 날지 않고 서툴게 난다. 그런 모습을 생각했다”며 참고한 이미지를 언급했다.

루미를 돕는 변호사를 연기한 박정민은 “정현은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 공부를 열심히 한 친구인데 그 외의 것들은 미숙하거나 보통의 인물이다. 그런 인물을 그려야 주민들과 갭 없이 어울려서 지켜줄 수 있는 진정성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연기했다”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루미를 위협하는 민사장 역의 김민재는 “민사장은 성과를 내야하는 인물이다. 그것이 너무 비호감적인 것이 아니라 제 속에 있을 수도 있는 부분이고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악역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닮은 인물이라 생각했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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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은 민사장의 배후은 홍상무르 연기한 정유미에 관해 “새로운 이미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유미 배우와 ‘부산행’을 함께 하고 개봉하면서 다음 영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본인이 작은 역이라도 하겠다고 해서 악역을 제안했더니 너무나 하고 싶다고 해서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연상호 감독은 “작업을 해보니 원래 정유미 배우가 가진 성격이 포함된 인물이 나온 것 같다. 해맑은 악당이 나온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연상호 감독은 “홍상무의 이미지를 그려놓지 않았는데 정유미 배우가 와서 연기하는 걸 보니까 해맑고 공감능력이 별로 없는 느낌이 들었다. 이미지가 새롭다고 생각했다. 일사천리로 작업을 했다. 홍상무 캐릭터를 정유미 배우가 해줘서 활력을 갖게 된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끝으로 연상호 감독은 “너무 독특해서 대중들에게 멀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혹은 너무 정형화된 건 아닐까 동시에 생각하게 된다. ‘염력’이 어느 선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적당한 경멸과 존경을 받으며 살아갔으면 한다”며 인사했다.

한편 ‘염력’은 오는 3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