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박정민 ‘웃고 또 울고’…예상이 무의미한 따뜻한 눈물 (종합)
‘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박정민 ‘웃고 또 울고’…예상이 무의미한 따뜻한 눈물 (종합)
  • 승인 2018.01.0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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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CJ엔터테인먼트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의 이병헌, 박정민이 윤여정이 참을 수 없는 웃음과 눈물을 선사한다.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최성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윤여정, 박정민이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 분)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 분),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결핍이 있는 세 사람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완전한 하나의 가족이 되는 과정을 유쾌한 웃음과 뜨거운 눈물로 섬세하게 그려낸다.

최성현 감독은 “각자 결핍이 있지만 가족으로 완성되는 개인의 캐릭터가 극대화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대척점에 있는 듯한 캐릭터가 필요했다. 진태 같은 경우는 서번트 증후군인데 준비하고 작품에 녹이면서 드는 생각은 ‘할수록 모르겠다’였다. 물음표는 물음표로 두자고 결정했다”며 영화에 등장하는 서번트 증후군에 관해 언급했다. 감독은 “우리가 이웃에 대해서 한 번쯤은 따뜻하게 볼 수도 있고 호감을 갖고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가 영화에서 그린 서번트 증후군이 그 몫을 하는 것 같다. 박정민이 거의 다 했다. 준비하고 공부하고 다 쏟아 부었다. 특별한 디렉션도 없었다”고 말했다.

   
 

‘마스터’, ‘남한산성’ 등으로 굵직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이병헌은 한층 무게감을 내려놓고 현실에 가장 밀접한 연기를 펼친다. 이날 이병헌은 “웃음을 주고 감동을 주고 눈물을 준다는 뻔한 공식은 영화가 생긴 이래 지금까지 반복되는 것 같다. 우리도 뻔한 공식을 따르고 있지만 여전히 사랑하고 찾는 건 감동의 색과 깊이 등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며 “점점 개인주의화 되어가고 대화도 줄고 정도 메마른 지금 사는 사람들에게 아주 작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은 큰 깨달음을 주는 메시지가 있는 것 같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이병헌은 “‘남한산성’, ‘마스터’처럼 무겁거나 극단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상상에 의존해야 한다. 그럴 땐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그것만이 내 세상’과 같이 현실에 붙어 있는 영화를 할 때는 웬만한 감정은 겪거나 간접 경험한 감정이라 하면서 자신감이 있다. 알면서 할 수 있어 편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그것만이 내 세상’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관해 “제작비나 스케일은 나와 상관없다. 그랬다면 ‘싱글라이더’는 못 찍었을 거다. 처음 읽을 때 내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가장 큰 기준이다”며 “오랜만에 이런 현실에 붙은 영화를 하는 것이 내 나름대로 신선했다. 하면서 배우들, 스태프와 많이 웃을 수 있어서 즐거운 추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정민과의 호흡에 관해 “박정민이라는 배우는 작년에 ‘내부자들’로 상을 수상할 때 어느 영화제이든 신인상은 박정민이었다. 당시엔 이 친구의 작품을 본 적 없었다. 어떻게 연기를 했기에 상을 휩쓸었는지 궁금해서 작품을 다 찾아봤다”며 “깜짝 놀랐다. 굉장히 노련한 연기를 했다. 직접 호흡을 맞출 때는 또 다른 문제다. 아무리 연기를 훌륭하게 해도 호흡은 다른 차원이다. 어떻게 하든 거기에 순발력 있게 대처하고 자신의 것을 보여주는 걸 보고 정신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촬영했다. 앞으로가 너무나 기대되는 배우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정민은 “이 영화의 내용을 알고 제가 연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전체적으로 보고 나니까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야겠다는 생각하게 됐다. 이런 게 이 영화의 관전포인트 같다”며 영화를 소개했다.

서번트 증후군 캐릭터를 소화한 박정민은 이 영화를 계기로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그는 “사실 봉사활동에 다닌 걸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했다. 서번트증후군, 혹은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표현하고자 해서 봉사활동을 간 거였다”며 “오해가 생길까봐 이야기를 안했다가 얼마 전에 선생님께 연락이 왔다. 이야기하는 게 더 감사하다고 해서 이야기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정민은 영화에서 선보인 피아노 연주에 관해 “이전에는 피아노를 만져보지 못했다. 감독님과 첫 미팅에서 다 해보겠다고 실언을 했다. 미팅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피아노 학원을 등록했다. 꽤 많은 시간을 피아노에 투자했다”며 “감독님이 집에서도 치라고 피아노를 사주셨다. 그래도 힘들다. 클래식 곡을 실제로 영화에 나온 것보다 많은 곡을 연습했다. 노력 많이 했는데 잘 보셨는지 모르겠다. 열심히 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를 들은 이병헌은 “처음에 감독님과 정민이가 피아노를 CG없이 간다고 해서 큰일났다 싶었다. 정말 100%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그 생각 빨리 지워버리고 CG도 염두에 두고 배우가 할 부분을 정하는 것이 좋을 거라 했는데 해내는 걸 보고 감독님의 의지도 대단하지만 박정민이라는 배우가 보통 집념의 사나이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물론 손가락의 위치와 흉내지만 대단하다. 배우와 피아니스트를 병행해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너무나 감동적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성현 감독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박정민, 한지민의 피아노 연주에 관해 “실제 연주로 찍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감독이 욕심이 있다고 되는 게 아닌데 정민씨나 지민씨가 몇 달을 합주를 위해서 만나서 연습하고 확인하고 바뀌면 바뀐 걸로 연습하면서 찍은 장면이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정민씨와 미팅할 때 피아노 연주가 대역이나 CG로 그럴싸하게 나오지만 실제 연주가 보여주는 에너지는 차원이 다르니 그걸 해보고 싶다고 했다. 해낼 줄 몰랐다. 지민씨도 어릴 때 쳐보고 가까이 안하고 산 걸로 알고 있다. 두 분이 연습과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임해서 감사했다. 감탄하면서 찍었다”며 두 배우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윤여정은 두 아들로 나온 이병헌 박정민에 관해 “이병헌은 어려워서 아들처럼 생각되진 않았고 정민이는 아들처럼 느껴졌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여정은 “연기를 오래할수록 잘했으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다. 사투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늘 같은 엄마를 하니까 도전을 하겠다고 사투리를 하겠다고 했다. 감독님은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내가 했더니 영어보다 어려운 것 같다. 할 때마다 아니라고 했다. 이번에는 연기로 보면 실패다”며 자신의 연기를 평했다.

한편 ‘그것만이 내 세상’은 오는 1월 1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