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신과함께-죄와 벌’ 김향기, 한층 더 성장한 어린 베테랑
[NI인터뷰] ‘신과함께-죄와 벌’ 김향기, 한층 더 성장한 어린 베테랑
  • 승인 2017.12.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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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롯데엔테터인먼트 제공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등 ‘삼촌들’ 사이에서 김선생님이라 불리는 어린 배우가 있다. 2006년 영화 ‘마음이’로 스크린 데뷔한 김향기는 18살의 나이에 데뷔 12년차가 됐다. 광고까지 합치면 인생의 대부분을 연예계 활동과 함께 했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 ‘오빠생각’, ‘눈길’ 등을 통해 깊은 감정 연기로 대중들의 신뢰를 쌓아온 김향기는 ‘신과함께-죄와 벌’에서도 앳된 얼굴과 상반된 안정적인 연기로 드라마에 힘을 실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신과함께’는 1부와 2부를 동시에 촬영하는 것은 물론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CG로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개봉 첫날 40만 명의 관객을 모은 ‘신과함께-죄와 벌’은 일주일 만에 관객수 5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큰 기둥을 제외하고 많은 것들이 바뀐 설정 속에서 김향기가 연기한 삼차사 막내 덕춘은 유일하게 원작과의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관객들의 반응을 찾아봤다는 김향기는 흥행과 호평에 들뜬 모습으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학업과 연기를 병행하고 있는 김향기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해맑은 10대의 모습과 진지한 배우의 모습을 오가며 그녀만의 향기를 발산했다.

Q. 영화와 덕춘 캐릭터에 대한 평이 좋다. 반응들은 찾아봤나.

A. 많이 찾아봐요(웃음). 되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더라고요. 너무 감사드리고 기분 좋아요. 제가 그동안 했던 역할을 나누자면 어두운 쪽이 많았어요. 이번엔 해보지 않은 성격에 도전했는데 좋게 봐주시고 원작 캐릭터와 닮았다고 해주셔서 좋아요.

Q. 그동안 다소 우울한 역들을 해왔다. 덕춘 캐릭터는 어떻게 준비했나.

A. 덕춘과 제 원래 성격은 조금 다른데 많이 웃는 건 비슷해요. 덕춘은 저보다 감성이 풍부하고 다 드러내는 아이잖아요. 덕춘이 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일상생활에서 쓰는 단어보다는 생소한 것도 많고 설명해주는 부분이 많아요. 그리고 굉장히 망자에 감정이입을 하는 아이라고 생각해서 그 매력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감독님과 의견을 나누고 디렉션을 주실 때 톤을 높이는 게 덕춘이답다고 말씀 해주셨어요.

Q. ‘신과함께’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들었다.

A. 처음에 연락을 받고 감독님, 대표님과 미팅을 했어요. 회사에 찾아갔는데 굉장히 떨렸어요. 다행히 처음 보실 때부터 좋게 말씀해주셨고 바로 감독님이 도전하자고 해서 순간 ‘심쿵’했어요(웃음). 작품을 준비할 때가 고등학교에 올라갈 때였어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고 친구도 바뀌고 선생님도 모르는 분이고 해서 부담이 컸어요. 그리고 좋은 작품을 앞두고 있으니 잘하고 싶었고요. 학교와 연기 모두에 욕심이 크니 스스로 스트레스를 쌓았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그런 것도 아닌데 혼자 느낀 거죠. 모든 작품에서 그런데 작품에 들어가기 직전에 스트레스가 최고조예요. 그리고 막상 들어가면 그 생각들이 사라져요. 서서히 아니라 갑자기요. 연기할 때는 딴생각이 안 들고 집중할 수 있게 돼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아요.

Q. 원작 웹툰은 읽어봤나. 시나리오와는 어떤 차이를 느꼈나.

A. 제안 받고 시나리오를 읽기 전에 원작을 책으로 사서 봤어요. 웹툰도 워낙 재미있잖아요. 8권인데 앉은 자리에서 술술 읽히더라고요. 웹툰을 볼 때는 영화와 관련지어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작가님 천재다’라는 생각을 하며 봤어요. 다 보고 나서는 이런 웹툰을 어떻게 영화로 옮길지 걱정하면서 시나리오를 읽었죠. 웹툰을 읽고 바로 시나리오를 접해서 비교하게 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거 없이 시나리오는 시나리오대로 푹 빠져서 읽게 되더라고요. 읽으면서 재미있다는 느낌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Q. 캐릭터를 위해 어떤 준비들을 했나.

A. 처음 캐릭터를 잡을 때 감독님께서 다른 것들은 달라졌지만 원작에서 거의 그대로 가져온 게 덕춘이라고 하셨어요. 원작에서 보이는 덕춘의 매력을 잘 살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첫 촬영 때는 다이어트를 안했어요. 덕춘의 캐릭터가 원래 어리고 소녀다운 이미지예요. 그런데 촬영하면서 모니터를 해보니까 삼차사로서 변호하는 입장에서 보면 삼촌들 사이에서 너무 애기처럼 동떨어진 느낌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 다이어트를 했어요. 4~5kg 정도 뺐는데 영화를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달라요(웃음).

   
 

Q.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등 베테랑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A. 되게 부담이 됐는데 진짜 무한한 영광이었죠. 기분은 너무 좋은데 촬영 전에는 부담됐어요. 촬영하면서 부담이 풀리고 재밌게 촬영했어요. 하정우 삼촌은 굉장히 재미있으세요. 인터뷰를 하시면서 저에 관해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게 선배 분들께서 후배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말이라고 생각해요. 본인이 다 겪어보시고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거니 감사했죠. 현장에서는 그런 말을 직접 해주시기보다는 굉장히 재밌게 해주세요. 동료입장에서 생각해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니 감동받았고 긴장도 빨리 풀렸어요.

Q.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A. 아재개그 많았고요(웃음). 가만히 있어도 삼촌들 옆에 있으면 즐거워요. 감독님도 유쾌하셔서 다 같이 모이면 마냥 재밌어요. 삼촌들이 맛집을 많이 아시고 맛는 것도 많이 사오시고 공유해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또래 친구가 많은 현장은 학교 같아서 재밌고, 삼촌들이랑 있으면 또래와 있을 때는 경험해보지 못한 신기한 개그들이 재밌어요.

Q. 이번 작품을 통해 김향기라는 배우가 한층 성장했다는 걸 보여준 것 같다.

A. 배경이 학교가 아니라서 색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저는 다양한 역할을 통해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요.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니 성장했다는 말을 들으면 좋아요. 저는 ‘여기 나오는 애가 얘였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이미지가 매 번 다르다는 거니 좋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큰 행운인 것 같아요. 스스로 연기를 진짜 좋아한다고 느낀 건 초등학교 6학년 때예요. ‘늑대소년’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찍고 쉬고 있었는데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들었어요. 기회가 생기니까 너무 좋았고 표현에 대해 고민하면서 연기가 즐겁다는 걸 느꼈어요.

Q. 이번 작품이 연기적으로도 그렇고 많은 도전이 있었다.

A. 저에게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장르에 함께 도전한 거잖아요. 일단 잘 나와서 너무 뿌듯하고 제가 판타지를 좋아하는데 이 작품을 계기로 한국에서 판타지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2부를 함께 촬영한 것도, 만화적인 이미지를 연기하는 것도, 그린 매트에서 촬영하는 것도 모두 처음이고 다양한 걸 경험했어요.

Q. ‘신과함께’ 2부에 관해 귀띔해준다면.

A. 1부에서 삼차사의 모습은 대부분의 배경이 저승이잖아요. 2부에서는 삼차사의 살아생전의 모습이 나오고 각자의 사연이 그려져요. 1부와 연결되는 부분도 있어서 새롭게 깨닫는 것들이 재미있을 거예요. 그리고 성주신(마동석 분)도 나오고요.

Q. 올해를 마무리하는 소감과 내년 소망은.

A. 올해 마무리를 ‘신과함께’와 함께해서 정말 너무 좋아요. 내년에는 고3이니까 십대의 마지막에 많은 추억을 남기고 싶어요. 그리고 요즘 들어 생각이 드는 건데 제 주변에 있는 굉장히 좋은 분들이 심적으로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찌 보면 세계평화와 같이 큰 바람인데 요즘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