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김성태·홍문종·한선교 3파전으로 결정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김성태·홍문종·한선교 3파전으로 결정
  • 승인 2017.12.1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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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합종연횡을 통한 단일화 끝에 김성태, 홍문종, 한선교, 의원 간 3파전으로 결정됐다.

각 후보들은 ‘계파’는 없다며 이번 선거가 또다른 내홍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지만 당락을 좌우할 지지 기반이 명확하게 나뉘고 있는 만큼 누가 원내지휘봉을 쥐느냐에 따라 향후 한국당의 분위기에도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0일 오후 5시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 등록이 마감된 가운데 최종적으로 도전장으로 던진 후보는 김성태, 홍문종, 한선교 의원 3명이다.

김 의원은 홍준표 대표와 바른정당 복당파의 지원을 받고 있어 소위 친홍(친 홍준표)계로 불린다. 당에서 막강한 힘을 과시하고 있는 홍 대표 지지 세력 뿐만 아니라 1·2차에 걸쳐 친정으로 돌아온 복당파만 22명에 달하기 때문에 현재 3명의 후보 중 가장 많은 고정표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 의원은 기득권정당, 금수저정당 같은 한국당이 낡은 이미지를 버리고 ‘친서민 정당’으로의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은 구태와 관성, 계파주의를 모두 버리고 이 정권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진정한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가진 자, 대기업이 아니라 친서민, 노동자를 위한 정책으로 우리의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서민 기조에 맞게 경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러닝메이트(정책위의장 후보)로 재선의 함진규 의원을 영입했다.

함 의원은 “제가 살아왔던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지금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보다도 더 혁신적으로 서민과 취약계층을 배려하겠다”며 “한국당을 과감하게 방향 전환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친박(친 박근혜)계인 함 의원은 친홍계인 김 의원이 당 내에서 외연을 넓히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저희는 문재인 정권의 정치보복과 포퓰리즘에 맞서는 걸 원내대표 경선의 목적으로 보는데 다른 후보들은 계파주의 청산이나 사당화 얘기를 하고 있다”며 “그런 논란은 비박(비 박근혜)인 저와 친박인 함 의원이 손을 잡음으로써 완전히 불식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당화 문제도 제가 깨겠다”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이주영, 조경태 의원과의 단일화 과정을 거쳐 원내대표 선거에 나서게 됐다. 양 극단에 치우친 계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는 초·재선 의원 등의 지지를 받아 중립지대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확고한 지지 기반은 없지만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로부터 부동표를 끌어모을 수 있다는 점이 한 의원이 지닌 장점으로 꼽힌다. 1차 투표에서 2등 안에 들 경우 결선투표에서 이변을 만들어 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 의원은 당의 사당화와 정부 독주 방지를 차기 원대대표의 최우선 해결 과제로 꼽고 있다.

그는 단일 후보로 선출된 이후 수차례 공개석상에서 “당내 화합과 사당화 방지, 문재인 좌파정권의 독주를 저지하는 뜻을 받들어 열심히 뛰겠다”며 “지금 우리 보수는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숨조차 쉴 수 없는 1년을 보내왔는데 제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보수에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용감하고 대범한 마가렛 대처를 닮겠다”고 밝혔다.

한 의원의 러닝메이트는 중립 후보 단일화 경선에 함께 했던 5선의 이 의원이다. 다선 의원인데다 해양수산부 장관, 정책위의장, 비대위원 등 다양한 경험을 지닌 이 의원은 한 의원의 곁에서 안정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책위의장은 내년 6월 지방선거의 정책을 담당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지게 된다”며 “제가 정책위의장이 된다면 여당을 압도하는 정책혁신으로 정국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라고 했다.

홍 의원은 후보 등록일 마지막날 유기준(4선) 의원과 극적으로 손을 잡고 친박계 단일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단일화에 실패했다면 친박계 표가 갈라지며 1차 투표에서 2등 밑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었지만 설득 끝에 유 의원의 마음을 돌렸다.

탄핵 사태와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로 인해 존재감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한국당 내에서 가장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건 친박계다. 원내대표 선거와 같은 중대한 문제를 놓고 다시 세를 모은다면 가장 큰 지지 기반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홍 의원은 이날 유 의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을 찾아 “당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선 손을 잡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고 십고초려 끝에 유 의원께서 제가 경선에 나갈 수 있도록 성원해주기로 했다”며 “유 의원과 함께 당의 미래 그리고 한국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흩어진 민심을 모으고 당원을 결집시켜 제1야당의 자존심을 되찾겠다”며 “강한 야당, 하나된 한국당을 위해 제 한몸을 던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정책위의장 후보로 재선의 이채익 의원 카드를 선택했다. 홍 의원의 경우 원내대표 당선시 홍 대표와의 갈등에 대한 우려를 사고 있는데 홍 대표의 울산지역 특보를 맡고 있는 이 의원이 러닝메이트로 참여하면 이 걱정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정책위의장 후보 발표가 이뤄진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특정 계파에 함몰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당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당 내에 계파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홍 대표와도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한국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자 등록 마감 후 실시한 기호 추첨 결과에 따르면 한 의원과 이 의원 기호는 1번, 김 의원과 함 의원은 2번, 홍 의원과 이 의원은 3번이다.

[뉴스인사이드 소다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