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낚싯배 사고, 생존자들 증언보니? "암흑 속에서 갑자기…스티로폼에 매달렸다"
영흥도 낚싯배 사고, 생존자들 증언보니? "암흑 속에서 갑자기…스티로폼에 매달렸다"
  • 승인 2017.12.04 0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흥도 낚싯배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생존자들의 증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인천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복 사고는 이날 오전 6시9분께 영흥도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9.77t급 낚싯배와 336t급 급유선이 충돌해 발생했다.

배에 탄 22명 가운에 목숨을 건진 건 7명뿐이다.

일부는 스티로폼에 매달려 힘겨운 시간을 버텨냈다. 

또 암흑 속에서 갑자기 급유선이 나타났다는 말도 나왔다.

영흥도 인근 낚싯배 선장들 및 어민들은 파도로 서있던 선창 1호를 급유선이 다가와 들이받았을 것이라고 거의 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어민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께 영흥도 앞 바다에 한 시간정도 돌풍이 불었다. 

이 때문에 전복된 낚싯배 '선창1호'가 영흥도에서 부두를 떠난 지 몇 분 되지 않아 큰 파도가 일어 움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후 진두항 남서방 1마일 해상에 서 있던 선창1호를 급유선 명진15호(336t)가 미처 보지 못하고 들이 받았다는 것이다. 

인양된 선창1호를 지켜 본 다른 낚싯배 선장들은 "훨씬 크기가 큰 급유선이 멈춰 있던 선창1호의 좌측을 들이받은 것 같다"고 추정했다.

또한 생존자 37살 서 모 씨는 일행 2명과 함께 선미 쪽에 서 있었다.

서 씨에 따르면 채 1분도 안 돼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다. 안내 방송이나 경고 방송도 없었다.

서 씨는 "갑자기 뭔가 검은 암흑 속 깜깜한 데서 배 앞부분이 확 보이더니 왼쪽 선미를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배에서 튕겨져나온 서 씨 일행은 스티로폼에 매달려 차디찬 바다에서 10분 정도를 버텨야 했다.

서 씨는 "주위에 있던 스티로폼을 잡고 저희랑 부딪힌 배 쪽을 향해서 계속 '살려주세요'라고 해서 크레인으로 저희를 망으로 된 그물 같은 걸로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서 씨와 일행 2명은 급유선에 의해 무사히 건져졌다.

조타실 아래 선실에서 발견된 3명의 생존자들은 충돌 당시 충격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것 말고는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

생존자 중에선 충돌 직후 선실에 갇혔다 혼자 힘으로 빠져나와 바다에서 구조된 42살 송 모 씨가 증상이 심한데 현재 폐렴 증상으로 항생제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 충돌 전복과 관련해 336t급 급유선 선장 A(37)씨와 갑판원 B(46)씨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뉴스인사이드 임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