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낚싯배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생존자들의 증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인천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복 사고는 이날 오전 6시9분께 영흥도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9.77t급 낚싯배와 336t급 급유선이 충돌해 발생했다.
배에 탄 22명 가운에 목숨을 건진 건 7명뿐이다.
일부는 스티로폼에 매달려 힘겨운 시간을 버텨냈다.
또 암흑 속에서 갑자기 급유선이 나타났다는 말도 나왔다.
영흥도 인근 낚싯배 선장들 및 어민들은 파도로 서있던 선창 1호를 급유선이 다가와 들이받았을 것이라고 거의 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어민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께 영흥도 앞 바다에 한 시간정도 돌풍이 불었다.
이 때문에 전복된 낚싯배 '선창1호'가 영흥도에서 부두를 떠난 지 몇 분 되지 않아 큰 파도가 일어 움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후 진두항 남서방 1마일 해상에 서 있던 선창1호를 급유선 명진15호(336t)가 미처 보지 못하고 들이 받았다는 것이다.
인양된 선창1호를 지켜 본 다른 낚싯배 선장들은 "훨씬 크기가 큰 급유선이 멈춰 있던 선창1호의 좌측을 들이받은 것 같다"고 추정했다.
또한 생존자 37살 서 모 씨는 일행 2명과 함께 선미 쪽에 서 있었다.
서 씨에 따르면 채 1분도 안 돼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다. 안내 방송이나 경고 방송도 없었다.
서 씨는 "갑자기 뭔가 검은 암흑 속 깜깜한 데서 배 앞부분이 확 보이더니 왼쪽 선미를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배에서 튕겨져나온 서 씨 일행은 스티로폼에 매달려 차디찬 바다에서 10분 정도를 버텨야 했다.
서 씨는 "주위에 있던 스티로폼을 잡고 저희랑 부딪힌 배 쪽을 향해서 계속 '살려주세요'라고 해서 크레인으로 저희를 망으로 된 그물 같은 걸로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서 씨와 일행 2명은 급유선에 의해 무사히 건져졌다.
조타실 아래 선실에서 발견된 3명의 생존자들은 충돌 당시 충격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것 말고는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
생존자 중에선 충돌 직후 선실에 갇혔다 혼자 힘으로 빠져나와 바다에서 구조된 42살 송 모 씨가 증상이 심한데 현재 폐렴 증상으로 항생제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 충돌 전복과 관련해 336t급 급유선 선장 A(37)씨와 갑판원 B(46)씨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뉴스인사이드 임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