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②] ‘부라더’ 이동휘 “배우라는 먼 여정에 첫 삽을 뜬 것 같다”
[NI인터뷰②] ‘부라더’ 이동휘 “배우라는 먼 여정에 첫 삽을 뜬 것 같다”
  • 승인 2017.10.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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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인터뷰①]에서 계속.

이동휘는 그의 얼굴을 알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비롯해 숱한 작품에서 쾌활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아왔다. ‘부라더’에서 이동휘는 코미디 장르지만 이전의 캐릭터와는 차별을 두고 있다. 그는 바쁜 일에 치여 다소 기력 없는 모습을 한 주봉을 통해 코미디 장르 속에서 새로운 포지션을 차지했다.

“재밌게 봐주신 분들이 계셔서 기분이 좋더라고요. 코미디는 할수록 어렵다고 느끼는 게 맞는 거라 생각해요. 가만히 있다가 웃기는 것도 힘든데 연기로 웃음을 드리는 건 치밀한 계산이 있어야 해요. 그렇다고 또 계산대로 웃는 것도 아니죠.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을 때 좋은 반응이 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욕심보다는 기본적인 준비가 많이 되어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코미디 외에도 다양한 모습을 연기했지만 상대적으로 코믹한 캐릭터 위주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정극에 대한 욕심과 아쉬움도 분명 있겠지만 그보다는 좋은 작품에 대한 열망이 크다. 이동휘는 “책장에 꽂아두고 가끔씩 꺼내서 읽고 싶은 문장을 찾는 소설 같은 시나리오를 만나고 싶다”며 시나리오의 힘을 강조했다.

“크게 사랑받는 작품과 캐릭터를 만났다는 것 자체가 배우로서 큰 행운이죠. 한 번도 못 만나고 배우 인생을 마무리 짓는 경우도 많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응팔’은 감사한 마음이 가장 앞서는 것 같아요. 이에 보답할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난 후로는 시간이 걸려도 다시 기회가 올 때 잘 준비해서 표현해보고 싶어졌어요. 꾸준히 쌓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이름을 알렸고 ‘부라더’로 첫 주연의 자리까지 올랐다. 누군가의 친구에서 극의 중심에 서게 된 이동휘는 배우로서 방향과 목표를 묻는 말에 눈앞의 성공보다는 10년 후를 바라봤다.

“많은 선배님들, 특히 좋아하는 선배님들 인터뷰를 보면 아직 연기를 모르겠다며 어렵다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에 기사로만 접했을 때는 이해가 안됐는데 이제 첫 삽을 뜬 것 같아요. 왜 어렵다고 하시는지, 그 먼 길을 시작하는 첫 삽을 뜬 것 같아서 조금의 공감은 하게 됐어요. 모든 일이 쉽게 생각하면 쉽고 어렵게 생각하면 어려워요. 고민과 어려움 속에서 자신을 넣어본 사람의 결과물이 값진 거라 생각해요. 40대가 됐을 때도 이 생각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치열함을 가져가서 50대를 준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서울예대에 들어가 배우의 꿈을 꿨지만 데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계속해서 소속사에 프로필을 보내고 오디션을 봤다. 처음에는 함께 도전하는 동료가 있었지만 점차 포기하며 곁을 떠났다.

“아직까지도 강렬하게 남은 기억이 있어요. 대학교 1학년 첫 공연 때 부모님을 한 번 모셨어요. 학교 내 동아리 공연 같은 건데 조명이 어설퍼서 객석이 잘 보였어요. 다른 사람이 대사를 하고 있는데 부모님은 계속 저를 보고 계시더라고요. 행복하게 바라보시던 기억이 크게 남아서 연기를 업으로 삼아서 부모님께 효도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학교를 늦게 졸업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나중엔 그만두라고 하셨어요. 분명 행복해하셨는데(웃음). 많은 사람들이 함께 프로필을 돌리다가 포기했어요. 다들 저한테 방법이 없다고 했죠. 그런데 저는 프로필을 돌리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외롭게 고집을 피우던 게 다행히 정말 방법이 된 거죠.”

이동휘에게 끝까지 자신을 믿을 수 있었던 힘을 묻자 “남들이 안 믿어주니까”라고 답했다. 이동휘는 축구선수 네이마르가 FC바르셀로나 시절 기적적인 역전승을 이끌던 때를 언급하며 “나도 나를 안 믿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대신 자신을 믿으려면 충분한 실력과 노력이 필요하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평소 걷는 걸 좋아하는 이동휘는 한성대 입구에서 성북동을 거쳐 광화문 방향으로 산책하며 대사를 연습하곤 한다. 마스크를 쓰고 벤치에서 혼자 중얼거리거나 걸으면서 대사를 연습한다는 그는 우연히 자신을 발견하면 인사해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빨간 선생님’을 거쳐 영화 ‘공조’, ‘부라더’까지. 배우 이동휘는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