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 4홈런 9타점…“홈런 4개 친 것은 초등학교 때 선수 생활 시작한 이후 처음”
오재일, 4홈런 9타점…“홈런 4개 친 것은 초등학교 때 선수 생활 시작한 이후 처음”
  • 승인 2017.10.2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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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만 되면 작아지던 두산 베어스의 거포 오재일(31)이 두산의 화력쇼에 정점을 찍으며 새롭게 '가을 사나이'로 등극했다.

뉴시스에 의하면 오재일은 21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홈런 세 방을 몰아치며 4타수 4안타 9타점 4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러 두산의 14-5 대승에 앞장섰다.

이번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두산이 벌인 화력쇼에 정점을 찍는 활약이었다.

오재일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에 2개의 홈런을 친 선수는 31명이 있었지만, 4개의 홈런을 몰아친 선수는 오재일이 처음이다.

또 오재일은 2014년 10월 31일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넥센 히어로즈 김민성이 기록한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타점(종전 7개) 기록도 가볍게 뛰어넘었다.

그는 한 경기에서만 16루타를 기록해 2004년 10월 8일 KIA 타이거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의 안경현이 기록한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루타 기록(종전 11루타)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날 맹활약으로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홈런 5개를 기록하게 된 오재일은 플레이오프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써냈다.

또 12타점을 올려 1999년 삼성 라이온즈의 스미스가 기록한 플레이오프 단일 시즌 최다 타점 기록(종전 10개)도 넘어섰다.

포스트시즌 통산 34경기에서 타율 0.108(65타수 7안타)에 그쳤던 오재일은 이날 각종 신기록을 단숨에 '가을 사나이' 대열에 합류했다.

전날 3차전에서 솔로포를 쏘아올린 오재일은 이날 대폭발했다. 4개의 홈런 모두 고비 때마다 흐름을 두산 쪽으로 끌어오는 영양가 있는 대포였다.

NC에 선취점을 내주고 0-1로 끌려가던 상황에 승부를 뒤집은 것이 오재일의 대포였다. 오재일은 3회초 2사 1, 3루에서 상대 선발 정수민의 초구 포크볼을 통타, 오른쪽 폴 살짝 안쪽을 지나가는 대형 아치를 그려냈다.

4-4로 쫓긴 6회에도 오재일의 대포가 흐름을 바꿔놨다.

6회 2사 1, 2루의 찬스에 타석에 들어선 오재일은 상대 구원 이민호의 3구째 포크볼을 노려쳐 또다시 우월 3점포를 쏘아올렸다.

NC가 7회말 나성범이 터뜨린 솔로포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오재일은 8회 1사 1루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려내 NC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9회 2사 후 김재환이 솔로포를 날려 13-5로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타석을 맞은 오재일은 우중월 솔로 홈런을 작렬해 대미를 장식했다.

오재일은 4차전에서의 활약으로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이날 맹타를 포함해 오재일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0.600(15타수 9안타) 5홈런 12타점 8득점을 기록했다.

오재일은 "내가 잘한 것보다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이 더 기쁘고 좋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홈런을 4개씩이나 어떻게 쳤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2개까지 쳤을 때 하나 더 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3개 치고 나서는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나왔다"고 밝혔다.

오재일은 "4번째 홈런이 나왔을 때에는 나도 어이가 없었다. 홈런 4개를 친 것은 초등학교 때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처음이다"고 스스로 혀를 내둘렀다.

이날 친 4개의 홈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으로 첫 번째 홈런을 꼽은 오재일은 "제가 생각했던 자세와 연습하고자 했던 자세가 나와서 너무 좋았다"고 떠올렸다.

그가 9회 4번째 홈런을 쳤을 때에는 더그아웃에 있던 동료들도 놀랐다. 더그아웃이 되려 고요해졌다.

오재일은 "동료들이 '너 뭐냐'고 그러더라. 놀라더라"고 전했다.

초구를 쳐 만든 홈런이 많았던 오재일은 "NC가 승부를 빨리 들어오더라. 3차전에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격하자는 것이었다"며 "자신감이 생겨서 초구를 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타격감이 좋은 타자들은 공이 멈춰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오재일은 "그런 느낌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생각한대로 공이 왔다"며 "직구를 생각하면 직구가 들어오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오재일은 헥터 노에시, 양현종을 앞세운 KIA 마운드를 상대해야 한다.

오재일은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다. 선수들이 워낙 잘 치니 시즌 때와 똑같이 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뉴스인사이드 소다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