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 완전히 파괴할 수도”…가디언 “규범 무시한 고함”·CNN “호전적이며 민족주의적 주장” 지적
트럼프 “북한 완전히 파괴할 수도”…가디언 “규범 무시한 고함”·CNN “호전적이며 민족주의적 주장” 지적
  • 승인 2017.09.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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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관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totally destroy)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72차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력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스스로와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로켓맨(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지칭)은 그와 그의 정권을 자살로 몰아넣는 미션을 하고 있다"며 "미국은 준비가 됐다. 그럴 의향도 있고 역량도 있지만 그럴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북한은 비핵화만이 그들에게 유일하게 용인되는 미래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김(정은) 정권이 호전적 행동을 중단할 때까지 모든 국가가 북한 고립을 위해 협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무모하게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추구하면서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지구상의 어떤 나라도 자신들을 핵무기와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는 범죄 조직을 지켜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몇몇 국가들이 북한 정권과 무역을 할 뿐만 아니라 북한을 무장시키고 물자를 공급하며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분개한다"며 "이로 인해 전 세계가 핵분쟁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연설이 유엔 총회에서 각국 정상들이 하는 기조연설의 "규범들을 압도했다(Trump's UN speech left presidential norms in the dust)"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그동안 각국 정상들이 유엔 연설을 통해 세계평화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온 규범 및 관례들을 무시하고, '직설적이고, 무시무시한 고함(blunt, fearful rant)'로 가득한 연설을 했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특히 역대 미국 정상들 중 유엔에서 이런 연설을 한 적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한 국가 정상이 유엔 기조연설을 통해 다른 나라를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위협한 경우는 없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002년 '악의 축' 연설을 하기는 했지만, 그 때는 미국 국내 청중들 앞에서 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가 이번 유엔 연설을 할 때 총회장 내에 불편한 침묵이 흘렀다며, 트럼프는 유엔 회원국들이 아니라 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은 지지자들을 염두에 두고 연설한 것이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유엔은 강력하고 독립적인 국가들이 협력을 도모하는 장이지, 위로부터 글로벌 거버넌스를 부과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트럼프의 연설로 유엔 총회장 내에는 '비일관성과 변덕스런 위협( incoherence and a capricious menace)' 이 감돌았다고 평가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41분간의 연설에서 미국의 정치 규범을 깬 것은 물론, 국제사회 시스템에서 미국의 역할을 변화시키기 위해 혼란스럽고, 호전적이며, 민족주의적 주장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