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2명 순직 강릉 석란정 화재, '방화·실화'에 무게
소방관 2명 순직 강릉 석란정 화재, '방화·실화'에 무게
  • 승인 2017.09.1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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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2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강릉 석란정 화재 사고의 원인은 방화와 실화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18일 뉴시스 취재 결과 경찰은 방화와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탐문과 과학수사를 종합한 입체적인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

이는 목조 건축물인 석란정에 전기가 끊긴 지 20여년이 된 데다 관리인 말고는 드나드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수년째 창고로 사용됐기 때문에 전기적 요인 등 자연 발화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게 경찰과 소방 당국의 일관된 분석이다.

또 석란정을 둘러싼 사면에 철골 구조물이 세워져 가림막이 설치됐기 때문에 떠돌이 노숙인이 추위를 피해 들어가 불을 피웠을 가능성 외에는 일반인의 출입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도 실화에 무게가 쏠리는 이유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석란정 소유주들과 호텔 사업자 측 간에 벌어지고 있는 분쟁이 배경이다.

불이 재발화했을 당시에 2차 화재가 시작된 위치가 바닥이었다는 점에서 인화성 물질이 바닥에 뿌려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직사각형 모양의 철제 통에서 인화성 물질을 확인하고 증거물로 수집 후 정확한 성분 검사를 하고 있다.

블랙박스가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될 단서가 될지 주목된다.

석란정 주변 반경 100m 이내에는 CC(폐쇄회로)TV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석란정 인근 주차장에서 찾아낸 차량 내 블랙박스에서 무엇이 확인될지 관심이 쏠린다.

강원도 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경찰에서 수집한 차량 블랙박스에서 어떤 것이 확인될지 매우 관심이 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 증거도 없이 함부로 말을 할 수는 없다"며 "수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합동 감식을 할 예정이다.

앞서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17일 새벽 4시29분께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石蘭亭) 화재 현장에서 잔불 정리를 하던 강릉소방서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가 정자가 무너지며 건물 잔해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소방관은 10여분 만에 구조됐다. 그러나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져 안타깝게도 숨을 거뒀다.

소방청은 17일 고(故) 이영욱 소방위와 이호현 소방사에게 각각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 추서를 추진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두 사람의 희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고 떠난 분들을 기억하고 남은 이들의 몫을 다하겠다”는 애도의 글을 올렸다.

[뉴스인사이드 송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