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일대를 강타한 허리케인 '어마'로 피해가 극심한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양로원에서 8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경찰은 13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어마로 전력 공급이 중단된 가운데 사우스 플로리다 양로원에서 최소 8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고 뉴시스는 14일 보도했다.
3명은 플로리다 마이애미 할리우드힐스 양로원에서 숨졌으며, 다른 3명은 병원에 입원한 뒤 사망했다. 나머지 2명은 이날 오후 사망 소식이 전해져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경찰은 사망사건이 발생한 뒤 즉각 양로원에 머물고 있는 100여명을 인근 병원으로 대피시켰다. 브로워드 카운티의 바바라 샤리프 시장은 어마로 인해 이 요양원에서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사망 원인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당국은 "슬픈 사건"이라며 "사망 사건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망사건이 발생하게 된 원인이 어마로 인한 "전력 중단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믿고 있지만, 최종 판단은 수사 결과를 종합해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양로원 전체가 단전이 됐는지, 아니면 에어컨만 작동되지 않았는지, 폭풍으로 인해 에어컨 자체가 사라졌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양로원 측은 성명에서 "초기 경찰 조사에서 요양원의 에어컨 시스템이 완벽하게 기능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휴대용 (냉난방 장치) 시스템을 사용 중이었으나, 과도하게 뜨거웠다"고 밝혔다. 한 주민은 뉴욕타임스에 양로원 내 온도가 화씨 110도(섭씨 43도)쯤 되는 것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양로원이 있는 지역의 12~13일 기온은 화씨 90(섭씨 32도)가 넘었고, 열지수는 110을 기록했다. 열지수는 기온과 습도에 따라 사람이 느끼는 더위를 지수화한 것으로, 54 이상은 '매우 높음'으로 분류된다. 이런 상황에 계속 노출될 경우 열사 가능성이 높아진다.
WP는 이 양로원의 시설 및 운영 실태와 관련해 "평균 미만"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부실 감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뉴스인사이드 송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