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①] ‘하백의 신부’ 신세경 “윤소아, 일말의 의심 없이 아끼고 사랑했던 캐릭터”
[NI인터뷰①] ‘하백의 신부’ 신세경 “윤소아, 일말의 의심 없이 아끼고 사랑했던 캐릭터”
  • 승인 2017.09.0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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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서태지의 포스터 모델로 데뷔, 어느덧 19년차 배우가 된 신세경. 

오래된 연기 경력 만큼이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해질 법도 한데, 신세경은 여전히 겸손하고 또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연기를 대하고 있었다. 모든 작품에서 발생하는 아쉬운 부분들은 자신의 연기적 문제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을 전하는 신세경에게서 연기자로서의 책임과 무게가 느껴졌다.

최근 tvN 월화드라마 ‘하백의 신부’를 마친 신세경. 종영 이후 긴장이 풀려서일까, 감기에 걸린 목소리로 인터뷰 장소에 등장한 신세경이었지만, ‘하백의 신부’에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자 신세경의 눈빛은 금새 초롱초롱하게 변했다.

“좋은 마무리가 된 것 같아서 기분 좋게 끝냈어요. (작품 끝나면 앓는 편인가?) 작품마다 조금씩 다른데, 이번 작품은 감기가 확 왔네요.(웃음) 제가 에어컨을 세게 틀어놓고 그래서 그런가봐요.”

‘하백의 신부’에서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신의 종이라는 운명을 타고난 윤소아 역을 맡았던 신세경은 다른 드라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능동적인 여자주인공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냈다.

“그런 부분이 제가 대본을 보고 캐릭터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제가 맡았던 작품 중에서는 그런 상황이 없긴 했지만 상황이 생기고 갈등을 만드는걸 드라마틱하게 그리는게 드라마다보니 극 중 상황 때문에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면모를 삭제해야 한다거나 이런 희생을 요구받는 경우들이 생기면 배우로서 참 힘든 것 같아요. 특히 시청자분들이 보셨을 때 캐릭터의 성격이 널뛰는 것 처럼 보이면 배우로서 연기를 할 때 그 구멍을 메꿀 수 있는 방법이 없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은 그런 점이 없었어요. 그 덕분에 일말의 의심도 없이 강한 믿음으로 따라갈 수 있었고, 윤소아라는 캐릭터를 아끼고 사랑할 수 있게 됐던 것 같아요.”

그간 다소 수동적인 성격의 캐릭터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였던 신세경인 만큼, ‘윤소아’의 선택은 이미지 변신을 위한 카드였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변하고 싶어서 했던 선택은 아니었어요. 캐릭터간의 갭을 계산에서 변화를 꾀하고 선택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이야기가 중요했을 뿐인데 사실 생각해보면 능동적인 캐릭터들이 있기는 했었어요. 그런데 그 능동적인 카테고리 안에서도 시청자분들에게 느껴지는 부분은 넓더라고요. 제가 결심하고 노력해야겠다는 마음 만으로 모든게 다 해결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다소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지점들이 있었던 거 같아요. 어쨌든 그런 부분까지 여러가지 면모를 다 고려해서 생각해 봤을 때 이 작품 같은 경우는 정말 만족스러운 캐릭터였죠.”

   
 

이어 신세경은 극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들을 언급했다.

“제가 좋아하는 장면이 진짜 많아서요.(웃음) 12부 엔딩도 좋아했고, 소아가 자신의 마음에 대한 자각을 확실히 하는 장면도 좋았어요. 또 11부에서 하백이 소아에게 고백했던 장면의 대사도 다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아요. 흔히 쓰는 구어체 고백은 아니지만 하백이니까 이상하지 않은거였잖아요. 이런 설정이 갖는 특권인 것 같았어요. 너무 아름답고 와 닿았다고 생각했어요.”

반면 신세경은 ‘가장 어려웠던 장면’을 묻는 질문엔 “그런 점이 없었다”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사실 소아 캐릭터가 가진 이야기가 매끄럽고 완벽하고 서사가 탄탄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확신을 가지지 못할 만한 상황이 없어서 확신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딱히 어려움도 없었던 것 같고요. 덕분에 만족도도 높고, 마무리도 좋았다고 생각해요.”

‘하백의 신부’는 극 중간중간 등장하는 CG의 미흡함 때문에 시청자들로부터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던 바, 신세경은 이러한 반응에 대해 “제 연기의 문제”라는 겸손한 답을 내놨다.

“CG자체의 문제보다 제가 연기를 이상하게 한 것 같아요. 제 단점이 가장 1번으로 보이고,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 때문에 반성을 많이 한 부분들도 있고요. 사실 다른 핑계를 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고 더 발전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렇지만 다만 드라마 전체를 봤을 때 하백과 소아의 관계나 메시지 같은 경우는 충분히 잘 전달됐다고 생각해서 만족스러운 작품인 것 같아요.”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겸손한 대답을 내놓는 신세경은 19년차 배우 답지 않은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세경은 “겸손하다”는 기자들의 이야기에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겸손한 답을 내놓았다.

“제가 이야기와 대본을 보고 선택하는데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면모가 완벽하게 발현이 안됐다면 그건 어쨌든 그 캐릭터를 연기한 제 실수인거겠죠.(웃음)”

   
 

이어 신세경은 극 중에서 자신과 러브라인을 그렸던 배우 남주혁에 대한 질문에 “감동한 순간이 많았다”고 입을 열었다.

“남주혁 씨에게 감동한 순간이 많았어요. 아역 때 부터 연기를 해오다보니 현장에서 제가 막내였던 시절이 길어서 동생들과 함께 작품을 하는 것에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았는데, 막상 호흡을 맞춰보니 그게 참 쓸데없는 고민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만큼 훌륭한 친구들이었고, 오히려 그런 고민을 했었다는 게 부끄러웠어요. 특히 그 중에서도 남주혁 씨 같은 경우는 보고 느낀 점이 많은데, 제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초심을 생각하게 됐던 계기가 남주혁 씨 때문이었어요. 주혁 씨는 한 신을 찍을 때도 상대배우를 위해서 자신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도 최선을 다해주더라고요. 드라마 촬영 특성상 감정 신도 여러번 찍어야 하는 상황이 많은데, 상대방 바스트 신을 위해서 매 테이크마다 울어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 때마다 항상 진중한 모습으로 임해 주는 걸 보고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었죠. 제 스스로도 매번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만 상대배우 바스트를 딸 때 느긋한 마음으로 대사를 했던 적은 없는지 반성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신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계산해서 연기를 하거나 꾀를 내서 테크니컬하게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순수하고 온전한 마음으로 감정을 전해주려고 하는 것이 느껴져서 많이 감동했었죠.”

이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남주혁을 비롯한 ‘하백의 신부’ 출연 배우들로부터 신세경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매 작품 마다 배움을 주는 바가 각각 다 있는 것 같아요. 하다 못해 태도의 변화든 사람들 간의 문제든 간에 배우로서 연기든, 다양한 방식으로 저한테 교훈을 주거든요.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로 다른 작품들처럼 지혜의 조각을 던져줬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초심을 다시 생각해보게 했던 작품 같아요. 같이 작업했던 배우 분들을 보면서 그 순수한 열정이나 순수한 노력을 다시 한 번 보게 됐고, 반성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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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드 홍혜민 기자/사진=나무엑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