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설경구, 스크린 뚫고 나오는 존재감으로 118분 완전 몰입 (종합)
‘살인자의 기억법’ 설경구, 스크린 뚫고 나오는 존재감으로 118분 완전 몰입 (종합)
  • 승인 2017.08.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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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이 스크린에 옮겨졌다. 설경구는 스크린을 뚫고 나올 것만 같은 존재감으로 원작 팬과 관객 모두에게 완벽한 몰입을 선사한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원신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설경구, 김남길, 김설현이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혔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오랜 세월 살인을 저질러온 병수(설경구 분)는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고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붙잡기 위해 일거수일투족을 녹음하고 일기로 기록한다. 그러던 중 병수는 우연히 마주친 태주(김남길 분)에게서 살인자의 눈빛을 읽는다. 영화는 그를 쫓으며 단절되고 조작되어가는 병수의 기억을 따라가며 관객들을 혼란으로 빠뜨린다. 

이날 원신연 감독은 원작 소설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태주 캐릭터에 관해 “원작에서 태주는 본질이 없었다. 서브적인 캐릭터다. 메인을 담당하는 축이 있어야 해서 태주라는 캐릭터가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며 “태주는 그 자체로도 존재하지만 이 모습 자체가 병수의 자아나 과거일수도 있겠다는 생각했다. 그리고 현재의 병수의 또 다른 모습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가공했다”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역을 연기했다. 경험해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병을 앓았던 분들에게 체험기를 들을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며 “상상력을 동원하고 감독님과 상이하며 만들어갔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숙제였다”고 병수를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설경구는 “오늘 처음 영화를 봤다. 신이 넘어가도 전 신에서 왜 저랬나 싶어서 다음으로 못 넘어갔다. 작품마다 끝나고 처음 보면 느끼는 감정이긴 하지만 더 잘 표현해볼 걸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영화가 아니라 나를 본 것 같다”며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설경구는 자신의 연기에 관해 “‘살인자의 기억법’의 메이킹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김병수라는 역할이 큰 산이었다. 알츠하이머는 간접경험도 할 수 없는 병이라서 힘들겠지만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태주라는 역할은 감독님의 말씀처럼 소설에는 큰 틀만 정해져 있다. 그래서 많은 걸 첨가했다. 한 단어로 명명되는 캐릭터가 아니었으면 해서 고민이 많았다. 감정선에 대해서는 감독님의 연출 하에 만들어 가면 됐다”며 “외형적인 부분에도 고민이 있었는데 설경구 선배와 감독님은 오히려 체중을 늘려서 새로운 느낌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잘 묘사된 것 같다”고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병수의 딸을 연기한 설현은 “다른 선배님에 비해 큰 변화나 액션은 없었다. 아빠 병수를 점점 의심하면서 혼란스러워하는 심리를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감독님께 여쭤보면 섬세하게 잘 알려주셔서 표현했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설현은 “몸이 힘든 건 없었다. 다른 선배들이 워낙 고생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심리를 표현하는 게 힘들었다”며 “극이 후반부로 갈수록 혼란스러워지는데 나 역시 함께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께 여쭤보면 정확하고 섬세하게 말씀해주셨다. 감독님을 많이 의지하며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원신연 감독은 영화에서 주를 이루는 병수의 독백에 관해 “소설의 문장과 문체, 독백을 살리는 건 쉽지 않았다. 변화를 많이 줘서 전혀 다른 영화로 만들 수도 있었다. 소설을 읽고 영화화하겠다고 생각하면서 메모한 게 원작을 잘 살리는 거였다”며 “아무래도 소설의 원형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소설을 다시 한 번 복기를 해본다면 소설의 문장과 문체 등이 있다. 내레이션은 김병수가 써내려가는 일기의 형식이 반영되어 있다. 다만 영화로 만들 때는 판타지적인 요소보다는 직접적으로 느껴져야 해서 이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감독은 “소설은 소설이고 영화는 영화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은 그 자체가 소설이라서 매력적이라는 점이다”며 “소설의 주인공인 병수를 응원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캐릭터 속으로 깊게 빠지는 매력이 있었다. 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이고 매력 같다. 영화 같은 경우는 적어도 감정에 빠져있는 캐릭터를 적어도 응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살인자의 기억법’은 오는 9월 7일 개봉한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 사진= 뉴스인사이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