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에 투자 심리 위축?…코스피 2330선 무너져
북한 리스크에 투자 심리 위축?…코스피 2330선 무너져
  • 승인 2017.08.1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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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증시가 이틀째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10일 주식시장은 북한 미사일 위협 등의 영향으로 이틀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26.34p(1.10%)나 하락하며 2370선이 붕괴된 데 이어 이날 장중 2340선이 깨지기도 했다. 오후 2시1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7% 하락한 2357.23을 기록 중이다.

증시 하락세를 유도하고 있는 것은 외국인 자금 이탈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551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2475억원 가량의 물량을 던지고 있다.

이에 따라 원화 가격도 이틀째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0.1원 오른 1135.2원에 마감한 데 이어 이날은 1140원대를 돌파했다. 지난달 12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북한이 전날 '괌 타격'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이날 구체적인 타격 시나리오를 공개하며 위협 수위를 높여가자 시장 심리는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금융 당국도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현재는 우리나라에 대한 신용 위험을 가늠할 수 있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환율, 외국인 주식채권 동향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아직까지 북한 리스크가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정도로 확대되지는 않았다는 판단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리스크가) 지금까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라며 "외신이나 신용평가사들을 보면 조금 주시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당장 크게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유출되고 있지만 차익실현 매물의 성격도 강한데다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최근까지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국내 주가가 많이 올랐고 환율도 1112원까지 떨어졌던 탓에 차익실현을 위해 매도한 성격도 크다고 보고 있다"며 "북핵과 관련해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지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40포인트가량 빠지긴 했지만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현물은 매도세로 변동성이 있기는 하지만 시장 수급 요인보다는 한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시장 금리가 오르고 있는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시장에 단기 충격을 줄만한 이슈가 발생한 경우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거시경제금융회의 등 공식 회의 개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북한 리스크의 영향이 더 확대될지 예단할 수 없고 공식 회의체를 통해 시장에 메시지를 내야 할 필요성도 아직 크지 않다는 생각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6월 미국의 금리인상 때는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시장 상황을 점검했지만 이번에는 리스크의 본질이 좀 다르다"며 "시장이 반응하고 있는 양상도 브렉시트 같은 충격만큼 크지는 않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메시지를 내야할 상황은 아니어서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인사이드 송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