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범’ 돌아온 스릴러 퀸 염정아, 익숙한 것에서 오는 가장 이질적인 공포 (종합)
‘장산범’ 돌아온 스릴러 퀸 염정아, 익숙한 것에서 오는 가장 이질적인 공포 (종합)
  • 승인 2017.08.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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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소재로 한 색다른 공포가 공개됐다. ‘장산범’은 우리가 가장 익숙하게 생각하고 안전하게 여기는 가족의 목소리가 공포로 작용한다. 믿고 있던 것들이 깨지는 순간 관객들은 심리적인 안전지대가 사라지며 혼란과 공포로 몰린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장산범’(감독 허정)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허정 감독을 비롯해 배우 염정아, 박혁권, 신린아가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숨바꼭질’에서 가장 익숙하고 일상적인 공간인 ‘집’이 낯선 이에게 침범 당한다는 설정에서 오는 공포에 주목한 허정 감독은 ‘장산범’에서는 낯선 이에게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날 허정 감독은 “소리가 들릴 때 소리 내는 사람이 아닐 때 느껴지는 스릴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일상적인 소리면 덜 무서울 것 같고 너무 무서운 느낌을 주면 일상적인 느낌이 아닐 것 같아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단순히 소리를 흉내 내는 것만으로 사람이 홀리는 건 아닐 것 같아서 심리적인 부분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혁권은 “시나리오에 나와 있지 않는 소리와 영상이 어떻게 채워질지 궁금했다. 영화를 오늘 처음 봤는데 생각했던 정도로 잘 나온 것 같아서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정 감독은 ‘숨바꼭질’에 이어 가족을 소재로 한 것에 관해 “의도한 건 아니다. 이번에 ‘장산범’을 생각하며 좋았던 건 소리로 홀리는 부분이다. 그 소리가 사람을 홀리는 부분에 관해 생각하다가 아이를 잃은 상실감이 적절하다고 생각해서 가족에 관해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염정아는 “영화를 보면서 촬영 당시가 떠올랐다. 보면서 ‘그 당시에 몸이 정말 힘들었었지’ 싶었다. 고생을 했었다. 분장도 매일 아침 가면 지저분한 분장을 해서 하루종일 찜찜했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염정아는 “아무래도 소리를 상상하며 연기해서 정신적으로 많이 부담스러웠다. 지금 영화를 보고 나니 현장에서 감독님이 디렉션을 잘 주신 것 같다. 큰 차이 없이 문제없이 잘 지나온 것 같다”며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염정아는 “가장 중요한건 캐릭터가 극에서 역할을 잘 해내는 거다. 책을 굉장히 여러 번 읽는다. 내 캐릭터뿐만 아니라 글을 쓰신 분의 의도와 감독님의 의도를 읽으려 노력한다”며 “전체를 파악하며 캐릭터를 잡아간다. 대본을 받기 시작했을 때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 읽었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박혁권은 “대본을 받아보고 기대한 게 보통 시각이 주로 쓰이고 청각은 보조적인 역할인데 이번에는 거의 동등했다. 그래서 상상하기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허정 감독은 평소 무섭게 생각한 소리가 있느냐는 물음에 “특정한 상황은 없는 것 같다. 소리라는 게 어쨌든 들었을 때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런 부분이 더 무서울 때가 있었던 것 같다. 영화 만들면서 경험담을 참고했다”고 답했다.

염정아는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 듣고 싶지만 들을 수 없는 존재의 목소리가 아닐까 생각했다. 극 중에서 희연이는 아들의 목소리다”며 영화에 빗대에 대답했다. 박혁권은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 더하기 내 목소리를 제외한 모든 목소리다. 점점 더 무서워지는 것 같다. 믿었다가 아니었다가를 반복하니 모든 목소리가 무서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정 감독은 영화 속에서 구현되는 시각적, 청각적 표현에 관해 “시각적인 부분과 청각이 다르게 표현되는 게 더 무서울 거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어린 아이의 목소리가 나오면 공포를 유발할 거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염정아는 “초중반에 들리는 소리들은 상상을 하거나 감독님이 대신 소리를 내주셨다. 뒤로 갈수록 희연이가 아들의 소리를 듣고 감정이 올라오는 과정은 도저히 아이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는 힘들 것 같아서 아이가 녹음을 먼저하고 인이어로 소리를 들으면서 촬영했다”고 밝혔다. 박혁권은 “동굴신에서 두 사람이 동시에 반응하는 부분들이 있다. 같은 무선 이어폰을 착용해서 소리를 동시에 들어가며 촬영했다”며 촬영 과정을 설명했다.

끝으로 박혁권은 “영화를 공개하기 전에 긴장을 많이 했다. 굉장히 세련되게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며 영화를 추천했다.

한편 ‘장산범’는 오는 8월 17일 개봉한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 사진= 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