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녹취록 공개, 홍문표 "이명박 정부 일, 왜 지금 꿰맞춰야 하는가"
원세훈 녹취록 공개, 홍문표 "이명박 정부 일, 왜 지금 꿰맞춰야 하는가"
  • 승인 2017.07.2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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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녹취록 공개를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홍문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25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정치개입 의혹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된데 대해 "(정치보복 이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총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있었던 일이 지금 왜 새로운 정부 탄생에 꿰맞춰야 되는가 이런 정치적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만에 하나 그런 상황들이 사실로 드러나면 국정원의 미래를 위해서 명명백백히 밝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66) 전 국정원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4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 심리로 열린 원 전 원장의 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북한의 대선 개입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하나 당시 현 정부 대 비 정부 구조에서 정부, 여당에 옹호하고 반대세력에 비판하도록 지시한 것이 활동의 본질"이라며 "조직적으로 반대 의견을 확산하는 등 선거운동이 명백하며 원 전 원장 지시 및 방침에 따라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정원법 원칙의 한계를 넘어 국정원장 직위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정치에 관여하고 선거에 개입했다"며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든 반헌법적 행태로 소중한 안보자원이 특정 정치 세력을 위해 사유화되면서 안보역량의 저해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에게는 각 징역 2년에 자격정지 2년을 구형했다.

이에 원세훈 전 원장 변호인은 "무리한 기소로 전부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며 "4년여간 재판을 진행해온 이 사건의 경과를 보면 검찰이 공소사실을 입증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추가로 제출한 원 전 원장 주재 전 부서장 회의 녹취록 및 보고서를 증거로 채택했다. 해당 내용은 2011년 11월18일자 등의 녹취록으로, 기존에 재판부에 제출된 문건 중 삭제되거나 수정됐던 부분이다.

검찰은 "새로 낸 녹취록은 2011년 10월26일 재보궐 선거 시점에 작성된 것으로 돌발적으로 작성된 것이 아니며 국정원에서 정치 및 선거에 어떤 인식과 목적을 갖고 있었고 어떤 공모관계였는지 입증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그간 국정원서 회신이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최근 언론 보도 이후 정치 개입, 선거 관련 삭제된 부분을 포함해 회신해왔다"며 "원 전 원장은 심리전단을 모른다고 했지만, 확보된 자료를 보면 국정원에서 보수 단체를 동원해 언론에 선제 대응 및 개입해야 한다고 돼 있고 다음 선거에서 SNS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등 내용이 명백히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단계부터 잘 관리하라', '우호세력을 정확하게 알려라. 오프라인 쪽이 제일 중요하고 온라인 쪽은 우리 직원들이 나서서 계속 대처', '지금 현 정부 대 비 정부 싸움이거든. 강건너 불구경 할 문제 아니다. 지부장들이 현장에서 교통정리 잘 챙겨보라' 등이다.

원 전 원장 변호인은 재판 지연을 염려한다며 추가 증거 채택에는 동의했지만, 내용은 부인했다. 변호인은 "전 부서장 회의와 관련해 위법성이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문건을 보면 '여야에 불구하고'라는 말이 여러번 나오고 '댓글 활동을 하라'는 문구는 전혀 없다. SNS 허위사실 유포를 경계하라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존에 국정원에서 가린 부분이 의도를 갖고 있는 게 아니라 보안상 문제"라며 "마치 국정원장에게 보고된것처럼 말하지만 보고 받은 기억이 없다"고 반박했다.

[뉴스인사이드 이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