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군주’ 유승호 “인기 때문에 연기하고 싶지 않아, ‘배우’ 되고 싶어요”
[인터뷰②] ‘군주’ 유승호 “인기 때문에 연기하고 싶지 않아, ‘배우’ 되고 싶어요”
  • 승인 2017.07.2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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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기사 보기 - [인터뷰①] ‘군주’ 유승호 “멜로 연기, 내 멜로는 내 여자친구에게만 보여주고 싶은 생각도”

   
 

유승호는 지금까지 선한 역할을 주로 도맡아 왔었다.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선왕으로 분했던 ‘군주’도 마찬가지였다. 덕분에 유승호가 그려내는 악역은 쉽게 머리 속에 그려지지 않는다. 이 같은 이야기에 유승호 역시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지금까지 선을 많이 연기 했었어요. 이제는 악한 역할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모르겠어요, 선을 많이 해서 그런건지 외적인 것 때문에 그런건지 잘 모르겠지만, 악역은 많이 들어오는 것 같지가 않아서.(웃음) 정말 좀 징하게 나쁜 놈으로 해서 한 번 꼭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 (멜로는?) 멜로도 해야하긴 하는데, 자신이 없어서요. ‘군주’에서는 멜로가 주된 이야기도 아님에도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느꼈는데, 멜로가 주가 되면 더 어려워 질 것 같아서 괜히 작품을 망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쉬운 결정은 아닌 것 같아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유승호가 꼽는 역대 ‘인생 캐릭터’는 무엇일까. 하지만 유승호는 예상 답변과는 다소 다른 답을 내놨다.

“아직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이번 작품이 유승호라는 사람을 한 번 더 확인을 시켜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봐요. 그 전까지 제 자신이 불안하다고 느꼈고, 덜 완성됐다고 많이 느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조금 더 ‘유승호라는 배우가 이렇습니다’하고 조금은 확인시켜 줄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아역 배우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던 유승호는 2011년 출연했던 영화 ‘블라인드’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제는 작품 선택에 있어 ‘아역’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한 고민은 없는지 질문을 건넸다.

“이미지 변신을 위해서 작품을 선택하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즐길 수 있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 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려고 해요. 이제는 조금 성인배우로서 많이 봐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미지 변신에 대한 부분은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있어요.”

   
 

앞서 유승호는 출연작들의 성적 부진에 힘들었던 시기를 겪기도 했었다.

“사람도 보고싶지가 않았고, 그냥 아무 것도 안했었어요. 운동 말고 아무 것도 안했었어요. 어떤 마음을 가진 것도 아니었고. ‘리멤버’ 때 변호사를 연기 했을 때는 ‘아무리 내가 노력해도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제 스스로가 무너졌던 것 같아요. 드라마가 잘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스스로가 무너진거죠. 그래서 잠시 연기를 쉬었었어요. (극복은 어떻게 했나?) 딱히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1년 정도 쉬니까 내가 이대로 있는다고 해서 해결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어찌됐던 일은 해야하니까. 다시 한 번 더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시 작품을 하게 된거에요. 그런 면에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군주’도 만약 잘 안됐으면 전 진짜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참 고마운 작품이죠.”

이야기를 나누면서 18년차라는 연기 경력에도 아직까지 다소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적어 보이는 유승호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지난 해 인터뷰에서도 유승호는 “자신감이 부족한 편”이라고 스스로를 설명하기도 했었다.

“그게 마음이 쉽지 않은게 아까도 이야기 했듯이 자신감 없어도 연기를 할 때 흉내는 낼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걸 제가 마음으로 도저히 못 받아들이는 거죠. 주인공이나 되는 사람이 흉내나 내고 말도 안되는 연기를 할 순 없잖아요. 그래서 자신감을 가지기 전까진 안하는게 낫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함부로 손을 대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던거죠. 그런데 또 제가 준비가 안됐다고 해서 안할 수도 없는게 사실이에요. 언젠가는 그런 걸 깨 줄 작품이 필요하기도 한데, 이번 ‘군주’ 하면서 자신감 회복은 조금 많이 됐어요. 한 편으로는 해보면서 또 많이 느끼고 해야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여러모로 생각이 많은 배우 유승호의 배우로서 지향점은 어디일까.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유명한 배우도 좋죠. 하지만 그 보다도 연기를 먼저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렇게 하다보면 인기라던지 부가적인 것들이 따라오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부가적인 인기나 그런 것들을 목적으로 연기를 하고싶진 않아요. 연기를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제 스물 다섯, 하지만 아직 ‘국민 남동생’ 타이틀로 유승호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이제는 어떤 수식어로 불리고 싶은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질문을 던졌다.

“그냥 ‘성인 배우’? 그런 걸 자꾸 이야기 하니까 제가 수식어에 목매는 것 처럼 느껴져서요. 그런데 저는 지금 저한테 ‘집으로 꼬마’라고 해도 아무 상관이 없어요. 얼마나 ‘집으로’를 좋게 보셨으면 그걸로 아직 저를 기억하실까요. 저는 저를 어떻게 보셔도 상관 없어요. 바라는 게 없어요. 굳이 답변을 하자면 그냥 ‘배우’가 되고 싶어요. 대한민국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요. 그런 걸 봐 주시면 좋지만 제 작품 느낌 그대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뉴스인사이드 홍혜민 기자/사진=산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