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써클’ 안우연 “나만의 색깔이 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인터뷰] ‘써클’ 안우연 “나만의 색깔이 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 승인 2017.07.1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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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 미래도시, 기억조작, 복제인간 등 다양한 SF적 요소들로 가득했던 tvN 드라마 ‘써클:이어진 두 세계’의 태초에 서있던 인물이 있다.

외계인의 존재를 강력하게 주장하며 극을 사건의 중심으로 이끌고 갔던 ‘범균’이 바로 그 주인공. 2017년, 외계인을 주장하다 납치 감금 등 각종 사건의 중심에 휘말렸던 범균은 천진난만함과 미치광이 같은 모습을 넘나드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흡입하며 ‘써클’의 세계로 인도했다.

이처럼 입체적이고 신선했던 캐릭터 김범균은 이를 연기했던 배우 안우연의 재발견을 가능케 한 선물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지난 2015년 ‘풍선껌’으로 데뷔해 ‘아이가 다섯’ ‘질투의 화신’ ‘힘쎈여자 도봉순’ 등을 거쳐오며 어엿한 연기자로 성장 중인 안우연을 만났다.

Q ‘써클’ 종영, 벌써 꽤 지났다. 촬영이 끝난 생활에 적응은 끝났나?

A 완벽히 못했다. 종방연을 못가서 끝 마무리를 못한 느낌. 더 아쉬운건 종방연 이후에 또 모임이 있었는데. 그것도 못가고. 그래서 그런지 아직은 조금은 ‘써클’이 남아 있는 것 같다.

Q ‘써클’ 속 김범균 역. 초반, 워낙 묘한 인물이라 연기하는 데 힘든 점은 없었나?

A 사실 예전에는 밝은 연기를 주로 했었는데, 180도 다른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고 하던 찰나에 범균이를 만났다. ‘잘 해낼 수 있어, 할 수 있을거야’ 하는 마음으로 범균이 캐릭터를 접했다가 본격적으로 공부해봤는데 어렵더라. 외계인이 확실히 있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있다면 종류도 모르고. 인터넷으로 자료도 다 찾아봤는데 인터넷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더라. 그런데 범균이가 되려면 (외계인이) 있다고 믿어야하고 집착을 해야하니까 한 밤 중에 ‘외계인이 있다’고 소리치면서 다녔다. 그렇게 연구를 한 캐릭터라 그런지 너무 아쉬웠다. 너무 어려웠고, 특이한 역할인데 혹시 이 연극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을 했던 것 같다.

Q 작품 속에서 계속 외계인의 존재를 주장하는 역할이었다. 실제 외계인이 있다고 생각하나?

A 증거가 있었으면 ‘있구나’ 했을텐데 증거가 없으니까 ‘없을수도 있겠는데’ 싶더라. 진짜 외계인이 있는지 없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Q 범균 역은 어떻게 만나게 됐나?

A 오디션을 본건데 사실 다른 역으로 오디션을 보러 갔었다. (무슨 역할?) 호수 역할로. 밝은 캐릭터만 했었기 때문에 호수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호수 대사만 하고 범균도 볼 수 있으면 보자고 했는데 범균이는 안하고 호수 끝나고 오디션이 끝날 것 같더라. 그래서 내가 ‘범균이도 해보겠다’고 했는데, 딱 대사를 듣고 끝나서 감독님이 ‘우연이. 어, 이런 면이 있구나. 아예 상상 못했었는데. 알겠어’ 하시고 두 세 번 더 미팅하시고는 캐스팅 해주셨다.

Q 예정대로 호수 역할을 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A 내가 오디션을 보긴 했었지만 호수가 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상상이 힘든 것 같다) 하지만 호수 역할에 캐스팅 됐으면 호수를 또 열심히 했을 것 같다. 호수만의 웃는데 슬픈 그 어려운 감정선들. 혹시 내가 하게 됐었다면 그런 부분들에 대한 노력을 했겠다 싶었다.

Q 극 중 범균 역은 마냥 사람 좋은 웃음 짓다가 또 급격하게 진지해지는 등 감정선이 얽혀있었다. 연기 강약 조절을 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을 기울인 점이 있다면?

A 처음에 범균이가 밝은 성격 처럼 나오는데 사실은 외계인에 여전히 집착하고 있었던 장면이 있었다. 그 부분에서 고민이 들었던게 처음에 밝을 때 이게 거짓말로 밝다는 걸 알려줘야하나 그게 좀 고민이었다. 사실은 외계인에 집착하고 있는 애니까. 그런데 왠지 그게 보이면 드라마가 깨질 것 같아서(숨겼다). 고민 한 것에 비해서 감독님의 코칭도 너무 잘 받아들여졌고 잘 조절이 됐던 거 같다. 절제가 많이 필요했던 것 같은 느낌의 연기였다.

   
 

Q 극 중에서 납치 감금도 되고, 사건의 중심에서 급격하게 휘말리게 되는 캐릭터였다. 촬영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A 극 중에서 머리를 벽에 찧는 신이 있었다. 액션 신을 하는데 벽에 너무 세게 박는 연기를 한거다. 그 때 조금 힘들었었고. 촬영 현장이 피 분장 때문에 숨 쉬기가 힘든 상황에서 먼지까지 가득 차 있다보니 멱살 잡고 소리지르는 신에서 주저 앉았었다. 갑자기 어지럼증이 와서 휴식을 취하고 촬영을 이어갔던 적도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싸움신, 피가 넘어가는데 연기를 해야 하는 신. 그런 것들을 잘 해야 했었는데 처음이다보니 힘들었고, 비 맞으면서 진구랑 밤새 뛰어다녔던 1화 마지막 신도 기억에 남는다. 비 맞는 것도 처음이라 스스로 ‘추운데 연기 집중하는 것 등이 미숙하구나’ 싶더라. 조절을 잘 했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조금 힘들긴 했어도 첫 경험이어서 일단 새롭다는 생각이 크다보니 그렇게 많이 힘들진 않았다.

Q 질투의 화신에서 고등학생 역도 해 봤는데 ‘써클’ 속 범균은 유난히 더 외적으로 어린 느낌이다. 일부러 설정한건가?

A 내가 머리를 올려서 이마랑 눈썹이랑 눈이 적나라하게 보이면 강한 이미지가 생겨서 그런 것 때문에 나이가 안맞을까봐 (앞머리를) 내린 것도 있었다. 조금 어려보일 수 있도록 머리에 웨이브도 주고. 아무래도 매체 연기는 연극이랑 다르게 화면에 클로즈업 되는 모습으로도 느낌이 달라지니까 보이는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었다.

Q 최초 더블트랙, 최초 SF장르라는 특성상 중간유입이 어려워 시청률은 다소 아쉬웠다. 아쉬움은 없나?

A 저희가 생각한 작품의 퀄리티는 시청률이 당연히 5% 이상이 나올거라는 생각은 있었다. 그런 면에서 시청률의 숫자는 아쉬웠다. 하지만 그것에 연연하진 않았다. 모든 연기자들과 스태프분들이 너무 몰입했고, 주변 반응이 좋았었기 때문이다. 다들 안 흔들리고 몰입했었을거다.

Q 이번 작품, 자신의 연기에 점수를 매겨본다면?

A 개인적으로 이것 뿐만 아니라 모든 연기에 만족을 못한다. 그래서 시원치 않다. 저 부분에서 조금 더 잘 할걸 이런 건 있다. 점수는 애매하지만 이번에 든 생각인데 내 자신의 연기에 만족을 못하는 것 때문에 계속 열심히 연기를 하고 있으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족을 했으면 더 열심히 할까? 연기 천재였으면 이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연기 천재가 아닌건 아쉽긴 하지만 열심히 준비하는게 재밌고 좋다.

Q ‘써클’로 배우 인생에서 얻은 것?

A 1화 때 우진이랑 외계인에 대해서 치고받고 하는 대사가 있었는데 계획에 없던 눈물도 나고 그랬다. 나도 연기하면서 내가 왜 이러지 싶을 정도로 눈물을 흘리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 그런 면에서 성장한 것 같고, 댓글이나 기사에 ‘연기력 인정 받았다’ 이런 기사가 올라와서 너무 기분이 좋다. 뿌듯하다는 생각을 했다.

   
 

Q 동생 여진구와의 호흡은?

A 너무 편했고, 참 진구가 신기한게 나이로는 7년 정도 차이나는 동생인데 선배님에다가 같이 있으면 애가 듬직하다. 아주 굳건하게 딱 제 연기도 다 받아주고. 우리가 처음에 헤드락 걸거나 그런 장난들이 다 애드리브였는데 누구하나 짠 것 없이 잘 나오더라. 호흡은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

Q 선배 김강우와는 트랙이 나뉘어 한 장면도 만나지 못해 아쉬웠겠다.

A 한 번 과거 회상 때문에 지나치는 장면이 있었는데도 선배님과 못마주쳤다. 좀 아쉬웠다. 진구도 너무 좋은데 다른 선배님들도 한 두 번쯤은 만났으면 싶었다.(웃음) 그렇지만 처음부터 2037년에 내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기대는 못했다. 도무지 나올 수 없는 건수가 없더라. 돌파구를 찾아봤는데 저는 제 모습으로 갈 수가 없더라.(웃음)

Q 2015년 ‘풍선껌’으로 데뷔. 배우의 꿈은 언제부터였나?

A 19살 입시 때 부터 배우를 꿈꾸기 시작했다. 고3 4월 쯤 시작해서 서울예대에 입학했다. 어떤 분들은 배우의 꿈 시작을 ‘좋은 연극을 보고 감명을 받아서’ ‘어떤 배우의 연기를 감명깊게 봐서’라고 하시던데 저는 꿈을 갖게 된 건 친구 때문이었다. 입시를 고민하던 중 친구가 닭갈비를 사주면서 ‘우리 선생님이 연기학원 차리는데 같이 해보자’ 해서 ‘해볼까?’ 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어렸을 때 연예인 해봐라 이런 소리를 들었었다. 그렇게 친구를 따라갔는데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배우가 되는게 쉽지 않은 길이더라. 가자마자 정신적인 것 부터 육체적인 것, 성악도 배우고 소리, 발성 등 정말 할게 많은 무게감 있는 직업이더라. 거기서 더 끌렸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고 4월부터 9~10월까지 미친 듯이 한 것 같다. 제가 좋아하면 진짜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웃음) 그런 면에선 범균이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Q 연기자가 되기 전, 안우연은 어떤 사람이었나?

A 개구쟁이? 제일 많이 들었던 게 ‘능글맞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었고. ‘얘 되게 천진난만하다. 자유로운 영혼이다’ 그런 이야기 많이 들었었다.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주변 환경에 굴하지 않고 사는 것 같다. 아직도 비슷하다. 일이 없는 날에는 집에 그냥 누워있다. 이제 휴대폰은 있으니까 휴대폰 보고, 집에 TV도 없어서.(웃음) 그러고 누가 부르면 나가고. 카페 가서 대본 읽다가도 친구 만나고. 물론 기본적으로 트레이닝은 한다. 꽤 많은 개인 시간을 들여서. 그런 걸 말 안하면 오해하실 수 있으니까.(웃음)

Q 정말 자유로운 영혼같다. 짜여진 틀대로 움직여야 하는 배우라는 직업이 힘들진 않나?

A 배우 생활은 괜찮다. 예를 들어 범균 역을 맡았다면 새로운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새로운 것들이 탄생하는 그런 것들이 새롭고 신기하니까. 억압됐다기 보다는 즐겁다. 아직 얼마 안 된 것도 있어서 아직은 재미있다.

   
 

Q 앞으로 원하는 장르나 배역이 있나?

A 있다. 이제는 철 없는 재벌 2세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안해본 역할이기도 하고, 그런 역할이 뭔가 귀엽더라. (악역도 꽤 어울리는 이미지다) 악역도 주변에서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웃음) 장르는 안해 본 것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크다. 장르를 따지는 편은 아니라서. 제가 하고 싶은, 하게 될 작품들도 물론 안정적인 것을 해도 좋겠지만 도전적인 것도 해보고 싶다.

Q 가장 안우연을 크게 알렸던 작품은 아무래도 ‘아이가 다섯’이 아닐까 싶은데, 역대 필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A 역시 ‘아이가 다섯’이다. 가장 오랜 기간 촬영을 했고, 거기서 제일 많이 연기를 했던 것 같다. 그 때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많이 늘었다’였다. 그래서 의미가 깊었다. 선배님들 감독님, 작가님 들 모두 다 제가 막내고 데뷔 3개월차니까 계속 조언해주셔서 (연기가) 늘 수 있었다.

Q 최근 웹드라마 ‘힙한선생’ 촬영을 끝냈다고 들었다. 연이어 하게 된 ‘청춘시대2’에서는 아이돌 역할을 맡았다. 춤-노래에 자신있나?

A 사실 과거에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2년 정도 했었다. 20대 초반 대학에 가서 동기들이랑 연극 하면서 술먹고 놀고 했었는데, 어떤 선생님이 추천해줘서 연습생을 하게 됐다. 제가 안타까웠나보다. 아깝다고 하시더라. 그 때도 분명 꿈은 배우였는데 ‘연기도 시켜주겠다. 연극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가수로 해서 할 수 있는거야’ 해서 아이돌 준비를 했었다. 그런데 2년 연습만 하다가 나오게 됐다. 그래서 아이돌 분들의 그런 고충을 조금이나마 안다. 데뷔가 기약없이 자꾸 밀리는 거. 그런 식으로 2년이 갔었다. 그게 정말 힘들다, 목적 없이 하루종일 연습하는 것. 이제서야 돌아보면 그런 것도 다 추억이 돼서 이번 작품에 캐스팅이 되면서 ‘추억도 되살리면서 신기한 마음으로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아, 추가적으로는 예전에 (한)예리 누나랑 연기를 하고 싶다고 인터뷰를 했었는데, 파트너가 돼서 너무 좋다.

Q 쉴틈 없이 작품을 하고 있다. 쉴 때 만나는 연예계 절친이 있나?

A 몇명 있는데 (신)지훈 형이랑. 성훈 형 등 (박)나래 누나 ‘나래바’ 모임이 있다. 또 요즘에는 ‘청춘시대2’ 팀이랑 ‘써클’ 팀 동료들이랑도 가끔 시간 맞으면 만나서 밥도 먹고 수다도 떤다.

Q 최근 ‘나 혼자 산다’에 성훈이 출연한 거 봤나?

A 형이 되게 자기 관리 철저하고 그런 사람인데 가끔씩 허당기가 있는 모습이 있다. 그게 되게 좋다. 형인데 귀여우신 것 같기도 하고, 자기관리 엄청 철저하고. 그런데 수영할 땐 깜짝 놀랐다. 진짜 멋있더라. 성훈이 형 좀 매력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Q 앞으로 본인에게 ‘나 혼자 산다’ 출연 제의가 들어오면 출연할 의향이 있나?

A 나는 내 생활에 만족하는데 혹시 보시는 분들이 너무 안타까워 하실까봐 조금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하고 싶다.(웃음) (다른 예능은?) 만약에 어떤 프로그램이든 섭외가 돼서 얘기가 되면 아마 할거다. 그런데 막 ‘이거 나가서 어떻게 해서 좀 떠봐야지’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없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 준비한 건 있다. 성대모사 대여섯개랑. 혹시 모르니까 웃긴 춤 몇 개. 코 휘파랑 등. 준비는 해놨다, 혹시 몰라서.(웃음)

   
 

Q 아직까진 주연보다 조연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A  주변에서 차근차근 가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게 좋은 것 같다. 엄청 천재거나 운이 좋은 사람들은 확 올라갈텐데 차근차근 가는게 여러 경험도 하고, 댓글들 보면서 ‘내가 어떻게 가고 있구나’ 그런 것도 보고. 조금 더 분량이 많아지고 임팩트 있는 역할을 하면 ‘성장 했구나’ 하는 마음도 들고 지금에이 좋은 것 같다.

Q 연기자로서의 목표가 궁금하다.

A ‘안우연이라는 배우가 이런 색깔이구나’를 딱 알수 있게 하고 싶다. ‘안우연은 분명히 색깔이 있다. 얘가 이런 연기하면 또 어떨까?’ 이런 궁금증이 드시게끔 매력과 색깔이 뚜렷하고 새롭게 계속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로 보이고 싶다.

Q 이제 올해도 반 이상 지났다. 남은 2017년은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

A 약간 너무 욕심내는 것일 수도 있는데 작품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고, 내년 쯤에는 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돼서 한 작품에 집중해서 끝내고 싶은 바람은 있다.

[뉴스인사이드 홍혜민 기자/사진=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