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앞두고, 트럼프 사드배치 연기 격노-문정인 워싱턴 발언-오토 윔비어 사망…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트럼프 사드배치 연기 격노-문정인 워싱턴 발언-오토 윔비어 사망…
  • 승인 2017.06.2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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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오는 29~3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배치 연기 방침에 대해 격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시스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공식일정 없이 8일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한다. 문 대통령이 평일에 공식 일정을 비운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오전 미국 CBS와의 인터뷰 외에 공식 일정이 없다"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정상 오늘이 아니면 집중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없어 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미국 CBS 'This Morning'이라는 아침 뉴스프로그램과 인터뷰하며 해당 인터뷰는 우리시각으로 오후 8시에 방송될 예정이라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외신과의 인터뷰 외에 다른 일정을 잡지 않은 것은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할 시간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미 정상회담은 오는 29~3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문 대통령은 28일 워싱턴으로 출국한다. 정상회담을 준비할 시간적인 여유가 일주일 남짓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최근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러 악재가 불거진 것도 문 대통령이 준비에 공을 들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20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미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으로부터 문 정권의 사드 배치에 관한 방침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격노하며, 사드는 한국을 방위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을 이유로 한국을 "은혜를 모른다"고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추가배치 여부를 결정키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또 문 대통령이 지난 15일 6.15공동선언 17주년 기념식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을 중단할 경우 조건없이 대화하겠다"는 내용의 새로운 대북 정책을 발표할 때 미국, 일본과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간 한미일 3개국은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는다는 자세를 취해왔지만, 문 대통령이 미일에 사전 설명 없이 새로운 정책을 발표해 미일 양국이 한국 측에 문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타진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문 정권은 강경화 신임 외교장관을 다음주 워싱턴에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미국에 파견해 일정 및 의제 조율에 나설 방침이지만, 한미일 대북정책은 엇박자가 두드러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아사히는 또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지난 16일 워싱턴을 방문해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중단을 조건으로 "한미 합동군사훈련 및 한국 내 미국 전략자산 축소를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지적하며, 문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문정인 특보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와 한미연합훈련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9일 오전 기자들과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통해 "문정인 특보의 발언은 어디까지나 개인 아이디어 중 하나로 보면 될 것 같다“며 "(문 특보에게 연락해) 해당 발언들이 앞으로 있을 여러 한미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엄중히 전달했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문정인 특보 발언 논란 외에도 북한에 억류됐다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풀려난 미국인 청년 오토 웜비어가 끝내 사망한 것도 정상회담의 악재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대화와 제재를 병행한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와 달리 미국의 대북 제재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국가원수 자격으로 정상외교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외교력이 본격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스타서울TV 김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