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금요극장] ‘텐저린즈: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전투 속 한지붕 아래서 치료받는 두 병사, 경계의 끈 놓을까? 렘비트 울프삭, 엘모 누가넨
[EBS-금요극장] ‘텐저린즈: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전투 속 한지붕 아래서 치료받는 두 병사, 경계의 끈 놓을까? 렘비트 울프삭, 엘모 누가넨
  • 승인 2017.06.1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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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금요극장] ‘텐저린즈: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전투 속 한지붕 아래서 치료받는 두 병사, 경계의 끈 놓을까? 렘비트 울프삭, 엘모 누가넨
     

방송일: 2017년 6월 16일 (금) 밤 12시 25분

부제: 텐저린즈: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원제: Mandariinid / Tangerines

감독: 자자 우루샤제

출연: 렘비트 울프삭, 엘모 누가넨, 기오르기 나카쉬제

제작: 2013년 / 에스토니아, 조지아

방송길이: 86분

나이등급: 12세

줄거리:

1992년 조지아 압하스 지역에서 전쟁이 발발하자 산속에 살던 에스토니아인들은 대부분 마을을 떠난다. 수확을 앞둔 귤(텐저린) 농장주 마르구스(엘모 누가넨)와 귤을 담을 상자를 만드는 이보(렘비트 울프삭)만 마을에 남아 있다. 어느 날 이보의 집에 압하스 군인 두 명이 갑자기 들이닥쳐 먹을 걸 챙겨서 떠났다가 조지아군과 전투를 벌인다. 이보는 자신의 집에서 먹을 걸 챙겨갔던 아메드(기오르기 나카쉬제)가 부상당한 채 신음하고 있는 걸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치료를 해준다. 그리고 사망한 다른 병사들을 매장하던 와중에 조지아 군인 니코(미샤 메스키)가 아직 살아있음을 발견하고 역시나 집으로 데려와 치료를 해준다. 결국 두 적군은 한 지붕 아래서 이보의 보살핌을 받게 되는데...

주제:

전투 중에 부상당한 적대국 지간인 두 병사가 한 지붕 아래서 치료를 받는다. 적국의 병사가 옆방에 누워있다는 말에 부상당한 몸으로 칼을 꺼내들고 옆방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서로 식탁에 마주앉아 유치한 말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서로 인간 대 인간으로 알아가게 되면서 경계의 끈을 늦추게 된다. 사실 아메드는 압하스 군이긴 하지만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전쟁에 뛰어든 체첸 출신의 용병으로 조지아 사람들과는 원한 관계가 전혀 없으며, 니코는 영화와 연극 단역을 전전하던 배우였으나 일자리가 없어서 조지아 군이 되어 참전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보는 압하스도, 조지아도 아닌 에스토니아 사람으로 그의 이웃인 마르구스와 귤을 수확하기 위해 마을을 떠나지 않고 남아있다가 죽어가던 아메드와 니코를 구해줬을 뿐이다. ‘텐저린즈’는 전쟁 때문에 ‘적’이라는 악연을 맺게 된 이들이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하게 됐을 때 어떻게 변해 가는지, 그리고 전쟁이라는 적대 관계에 의해 유린되는 인간관계와 무의미하게 파괴되는 생명을 보여준다.

해설:

1992년에 조지아에서 발생한 내전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할 즈음, 수많은 민족 국가들이 생겨났다. 흑해 연안의 러시아와 터키 사이에 위치한 조지아도 그러한 나라들 중 하나다. 하지만 조지아 내부에도 민족 문제가 있었으니, 아자리아 지역이 조지아로부터 분리되길 원했던 것(이 지역들은 현재 사실상의 독립 국가인 자치 공화국인 상황이다). 그래서 일어난 것이 압하스 전쟁(1992~1993)이며, 이때 러시아는 압하스와 연합하여 조지아와 대결했다. 한편 압하스 지역엔 에스토니아 사람들의 거주지가 있다. 에스토니아는 러시아와 핀란드 사이에 있는, 발트해 연안의 작은 국가. 20세기 들어 여러 차례 독립을 시도하였으나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에 드디어 독립한 국가다. 19세기에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던 에스토니아 사람들 중 일부가 코카서스 산맥 근처로 이주한 적이 있었는데, 조지아의 압하스 지역도 그런 지역 중 하나다. ‘텐저린즈’의 주인공 이보도 에스토니아계로, 압하스에서 목수 일을 하며 살아간다. 이때 조지아 정부에서 전쟁이 일어나니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명령을 내리자, 마을은 순식간에 텅 비고 귤 농장주인 마르구스와 이보만 남은 상황인 것이다. 전쟁이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원론적인 문제를 영화의 부제가 말해준다. 과연 전쟁이란 ‘누구를 위한 것인가’. 2015년 아카데미상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노미네이트.

감독 : 자자 우루샤제

영화감독 겸 작가로 1965년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출생. 부친은 소련의 유명한 골키퍼 라마즈 우루샤제이다. 1982년 쇼타 루스타벨리 연극 영화 학교에 입학해서 연출을 공부했으며 1998년 ‘Here Comes the Dawn (Ak tendeba, 1998)’으로 장편 데뷔해서 국제적인 호평을 받았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TV시리즈 ‘Ckheli Dzagli’를 연출했는데 4번째 시즌은 정치적인 색이 짙다는 이유로 조지아 정부로부터 방영금지를 당하기도 했다. 2008년 두 번째 장편 ‘Three Houses (Sami Sakhli)’를 발표했으며 2009년 12월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에서 조지아 필름위크를 진행하며 ‘텐저린즈’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시나리오 집필에 들어간다. ‘텐저린즈’는 에스토니아와 조지아에서 합작한 최초의 영화이며 2013년에 개봉하여 조지아에서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다. 87회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노미네이트를 비롯해서 72회 골든 글로브 5개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며 국제적인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2016년 77만 6천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드라마 ‘몽크’ 촬영을 시작했다. 작은 산촌의 신부가 의문의 음악교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자자 감독은 ‘텐저린즈’와는 달리 밝고 감각적이며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2017년 상반기에 공개됐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사진=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