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윔비어 석방, 현재 혼수상태(in a coma)… 정치선전물 훔치려다 17개월 복역
북한 윔비어 석방, 현재 혼수상태(in a coma)… 정치선전물 훔치려다 17개월 복역
  • 승인 2017.06.1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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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윔비어가 석방됐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대학생 오토 윔비어(22)가 북한에서 풀려나 미국으로 귀환 중이며, 그의 가족과 재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년 1월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다 붙들려 17개월 가량  복역해온 그는 현재 혼수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윔비어의 신병을 확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북한 외무성 소속 관리도 AP통신을 상대로 이날 오전 윔비어가 풀려난 뒤 북한을 떠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의식 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윔비어의 부모는 이날 AP통신에 아들이 집으로 오고 있으며, 현재 혼수상태(in a coma)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윔비어가 작년 3월 이후 의식불명 상태라는 소식을 불과 일주일전에 알게 됐다고 언급한 뒤 “북한 정권이 우리와 아들을 상대로 잔인한 짓을 하고 테러를 가했다”고 비판했다. 또 " 아들이 마침내 사랑하는 사람들 품으로 돌아오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도 미국 고위관료를 인용해 윔비어가 북한에 억류돼 있는 동안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관료는 윔비어가 이러한 지속적 구타로 사망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버지니아 주립대학 학생인 윔비어는 앞서 지난해 1월 북한의 양각도 국제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어 같은 해 3월  반국가 범죄(anti-state crime) 혐의로 재판을 받고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당시 재판에 앞서 평양에 모인 기자들을 상대로  이 정치 선전물을 가져오면 1만 달러 상당의 중고차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뒤 평양행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북한에 억류돼 돌아오지 못하면 20만 달러가 자선 기부금의 형태로 어머니에게 전달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번 석방 발표는 전직 프로농구 선수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조선노동당 위원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데니스 로드먼이 북한을 방문한 가운데 이뤄졌다. 

로드먼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하던 TV프로그램인 ‘셀러브러티 어프렌티스(Celebrity Apprentice)’에 출연하며 트럼프와 인연을 맺었다. 이에 따라 그가 이번 방북에서 양국 간 긴장완화를 위한 민간특사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었다. 로드먼은  그동안 북한을 4차례 방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방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윔비어의 석방 과정에서 로드먼이 모종의 역할을 했는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틸러슨 국무장관도 윔비어가 풀려난 사실을 언급하면서도 로드먼의 방북에 대해 거론하지 않았다. 또 윔비어와 그의 현 상태를 놓고도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침묵했다.. 로드먼도 북한이 억류중인 미국인들에 대해 “내 (방문) 목적이 아니다”고 연관성을 부인했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