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맨투맨’ 박해진 “11년 연기 인생, 충분히 잘 걸어오고 있는 것 같아요”
[SS인터뷰] ‘맨투맨’ 박해진 “11년 연기 인생, 충분히 잘 걸어오고 있는 것 같아요”
  • 승인 2017.06.0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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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데뷔 직후 ‘국민 연하남’에 등극하며 여심 스틸러로 활약한 박해진은 이후 다양한 작품들에서 굵직한 연기를 선보이며 자신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해 왔다.

때로는 철없는 사랑꾼 재벌 2세로, 때로는 천재 싸이코패스 연쇄 살인범으로 종잡을 수 없는 변신을 거듭해오던 박해진이 이번에는 JTBC ‘맨투맨’에서 국정원 고스트 요원 김설우로 또 다른 매력 발산에 성공했다.

“섭섭해요. 보통 작품을 끝내고 나면 시원섭섭한데, ‘맨투맨’은 섭섭함이 큰 것 같아요. 고생도 많이하고 애착도 많이 가는 작품이라서, 막방을 하면 느낌이 어떨지 모르겠어요. 보통은 ‘끝나나 보다’ 하고 끝나는데 ‘맨투맨’은 조금 다를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마음이네요.”

총 16부작으로 제작된 ‘맨투맨’은 100% 사전제작 드라마로 제작됐다. 덕분에 박해진은 ‘시청자의 마음’으로 작품을 즐길 수 있었다고 말을 꺼냈다.

“시청자의 마음으로 여유롭게 봤어요. 초반에는 휴대폰 두 개를 다 열어놓고 라이브 댓글, 반응들을 즉각적으로 보곤 했었어요. 조금 아쉬웠던 신도 있는데 이런 느낌도 좋다고 생각했어요. 라이브로 촬영을 병행할 때는 본방사수를 하는 것이 사치라서요.”

드라마 사전제작은 최근 방송가에 자주 도입되고 있는 제작 방식이지만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앞서 ‘나쁜녀석들’ ‘치즈인더트랩’ 등을 통해 반 사전제작을 경험해봣던 박해진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피드백 반영을 못해서 아쉬운 점은 감수해야 할 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쪽대본과 시간에 쫓기는 촬영을 하게 되면 어차피 제대로 반영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요. 대본의 스토리와 구성의 라인만 확실히 잡아둔다면 전작의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설우’의 옷을 입은 듯 작품 속에서 완벽한 캐릭터 변신을 선보인 박해진은 자신의 실제 모습과 김설우 캐릭터에 대한 싱크로율을 묻는 질문에 ‘굉장히 비슷하다’고 답했다.

“김설우라는 캐릭터는 박해진과 굉장히 비슷한 캐릭터에요. 어떤 부분들은 팬 분들도 보시고 ‘저건 연기가 아니다’라고 하실 정도로 닮아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점은?) 멜로신을 할 때의 느낌,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모습, 그런 과정들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잘 안다가가거든요. 직접적으로 ‘사귀자, 나 어떠냐’ 하는 표현을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보다는 주변을 계속 맴돌면서 관심을 표시하는 타입이에요. 쫄보라서 그래요.(웃음)”

   
 

이처럼 남다른 애정을 가진 ‘맨투맨’의 종영은 박해진에게 큰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행히 박해진은 작품 속 자신의 연기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는 말로 이러한 염려를 덜었다.

“작품 자체에 대해서 아쉬움은 별로 없어요. 마음껏 연기했고, 마음껏 놀 수 있게 작가님께서도 도와주셔서요. 시청률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시청률이) 지금보다 더 잘 나왔다면 물론 더 좋았겠지만 충분히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룬 작품이에요.”

‘맨투맨’ 속에서 박해진은 김민정과 함께 로맨스를 펼치며 ‘키스신 장인’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실제 촬영 현장은 화면으로 보는 것 보다 배우 두 사람의 거리가 훨씬 가까워요. 그러다보니 키스신을 촬영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눈이 몰려요.(웃음) 아지트 앞에 도하가 찾아와서 주먹으로 제 배를 때리는 신이 있었는데, 그 화면을 보면 민정 누나가 어딜 보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눈이 너무 몰리다보니 눈이 갈 곳을 잃은거에요.(웃음) 저 역시 귀 쪽을 바라본다거나 시선을 멀리 해서 보고 있어요. 이런 것들처럼 방송에서 보이는 것 만큼 실제 촬영 여건은 로맨틱하지 않아요.(웃음)”

하지만 김민정과의 로맨스 만큼이나 화제가 됐던 건 박성웅 등 남자배우들과의 호흡. 특히 박성웅과는 남다른 브로맨스로 매 회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호흡이 너무 좋았어요. 남자분들과 촬영을 많이 했는데, 개인적으로도 브로맨스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이번에도 오히려 동생보다는 형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더 이상 말할 것 없이 편하게 연기하지 않는 것 처럼 연기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번 촬영 동안 액션신 등 몸을 써야 하는 장면이 많았던 박해진은 체력적인 면에서 힘든 건 없었냐는 말에 남다른 체력을 자랑했다.

“드라마 촬영 스케줄을 보면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 비법은 없는 것 같아요. 힘들면 링거도 맞고 하면서 버티는거죠. 운동을 한다거나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서 쉴 수 있을 때 푹 쉬고, 촬영할 때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체력이 좋은 건지 촬영하면서 쓰러지시는 분들도 계신다던데 아직까지 쓰러진 적은 없어요. (평소 배우는 운동은?) ‘크라브마가’라는 운동을 배우고 있어요. 살생 무술의 한 종류인데, 민첩성 등에도 굉장히 좋아서 그런 운동도 배웠었죠. 조금 바쁜게 해결되고 나면 다시 시작해야죠.”

   
 

여러모로 특별한 작품인 ‘맨투맨’을 통해 박해진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

“박해진의 의외성이요. 저는 알고 있었지만 박해진에게 이런 면도 있다 하는 걸 보여드릴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어요. 사실 여자분들은 싫어하실 수도 있어요. 유정선배처럼 깔끔하고 미스터리한 느낌을 좋아하실 수 있는데 저는 이런 b급 감성을 좋아해서요.(웃음)”

박해진은 이번 작품 이후 어린 팬층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아 새롭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유난히 고정 팬층이 두터운 박해진, 본인이 꼽는 자신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팬들이 말씀해주시는 매력은 ‘커엽다(‘귀엽다’의 인터넷 용어)’에요. 어쨌든 따지면 막내로 자랐는데 애들이랑 있으면 눈높이도 낮추고 하는 편인데 그런게 잘 보이시나 봐요.(웃음) (팬들에게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나?) 편했으면 좋겠어요. 아티스트로서 오로라가 비춰서 범접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 아니라 함께 프로그램도 많이 하고 재미있게 게임도 하면서 팬분들에게 어려운 사람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앞서 박해진은 JTBC ‘한끼줍쇼’에 출연해 “서른 다섯살 전에는 결혼을 할 줄 알았는데 이제는 마흔 전에 결혼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해 관심을 모았던 바, 30대 중반에 접어든 박해진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정말 35살 전에는 결혼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지금은 좋은 사람이 생기면 너무 늦지 않게 가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어요. 그래도 앞자리가 바뀌기 전에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죠. (팬들은 결혼하지 않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팬분들도 제가 나이를 좀 더 먹으면 ‘이제는 가라’고 하시지 않을까요?(웃음)”

많은 스타들이 연애나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숨기려 하는 데 반해 박해진은 과거 연애부터 결혼에 대한 생각까지 솔직하게 털어놓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박해진은 “흠이 아니지 않나”라는 말로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굳이 처음 하는 이야기도 아니고, 굳이 감출 것도 아니고. 연애한게 흠도 아니고 연애하지 않는게 자랑도 아니잖아요.(웃음) 있는 그대로 말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공개연애 의사도 있나?) 연애를 하게 되면 있는 그대로 말하진 않을 것 같아요. 그 사람의 프라이버시도 있을거고. 어쩔 수 없이 공개가 되면 공개하겠지만, 제가 먼저 말하진 않을 것 같아요.(웃음) 공개연애에 대한 시선이 많이 좋아졌지만 일하는데 분명히 단점은 따른다고 생각해요. 작품에 대한 몰입감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저는 공개연애에는 반대하는 입장이거든요.”

(사진)

박해진은 현재 후속작인 ‘사자(四子)’에 출연을 확정지어 둔 상황. 인터뷰 전 박해진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며 ‘사자’는 ‘맨투맨’의 프리퀄이라는 보도가 쏟아졌었다.

“‘사자’가 ‘맨투맨’의 프리퀄은 아니에요. 일부 설우의 프리퀄을 담고 있긴 하지만 정확한 프리퀄은 아니고, 네 명 중 한 사람의 과거와 관련이 있긴 하거든요.”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치즈 인더 트랩’을 제외하면 그간 박해진이 출연했던 영화는 두 편 뿐이다. 드라마에 집중하고 있는 박해진의 연기 행보 이유에 궁금증이 모였다.

“특별히 따로 있진 않은데 해야 할 드라마가 너무 많아요. 영화도 늘 보고 있죠. 현재 ‘치즈인더트랩’도 찍고 있지만 뒤에 영화를 하게 된다면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 ‘치즈인더트랩’은 어찌 보면 저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 다른 스타일의 작품인데, 앞으로 또 영화를 하게 된다면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박해진이 하고 싶은 장르는 어떤 것일까.

“굳이 장르를 가리지 않는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스케일이 큰 작품들이 많잖아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장르를 따지지 않는 따뜻한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소재가 따뜻하고 표현이 따뜻한 작품이요.”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든 박해진은 30대가 되고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 “캐릭터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조금은 캐릭터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 같고, 예전에는 마냥 멋있는 역할들이 들어왔었다면 이제는 조금 더 다양한 캐릭터들이 (제안) 들어온다는 것이 달라진 것 같아요.”

   
 

어느덧 데뷔 12년차 배우가 된 박해진은 지금까지 자신이 걸어온 연기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까.

“충분히 잘 걸어오고 있는 것 같아요. 뛰어올라가진 않지만 그렇다고 뒷걸음치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아서요.”

이날 인터뷰를 마치며 “지금 행복하냐”는 질문을 받은 박해진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박해진의 미소 속에 모든 대답이 녹아 있는 듯 했다.

“저는 늘 행복해요. 제 마음 속에 깊숙이 있는 멘탈이 그 근원인 것 같아요. 검사를 해봤었는데 제가 생각보다 멘탈이 굉장히 건강하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주변에 크게 걱정할 것이 없는 것도 이유인 것 같아요. 가족들 건강하고, 일 잘하고 있고, 회사에 계신 모든 분들이 저를 위해 힘써주시고 계시고… 불행하다고 할 요소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몸이 조금 불편하다거나 건강이 안좋다거나 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그건 잘 치료하고 있으니까, 이정도면 행복한거겠죠?(웃음)”

[스타서울TV 홍혜민 기자/사진=마운틴무브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