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군’ 이정재·여진구, 함께 성장하는 왕과 민초…2017년 지금을 말하다 (종합)
‘대립군’ 이정재·여진구, 함께 성장하는 왕과 민초…2017년 지금을 말하다 (종합)
  • 승인 2017.05.22 2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립군’이 500년의 세월을 관통하며 진정한 리더와 국민의 의미를 되새긴다.

22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영화 ‘대립군’(감독 정윤철)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정윤철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정재, 여진구, 김무열, 박원상, 배수빈, 이솜이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대립군’은 임진왜란 당시 ‘파천’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왕세자로 책봉되어 ‘분조’를 이끌게 된 광해와 생계를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남을 대신해 군역을 치렀던 대립군이 조선시대 의병의 시발점이 되었을지 모른다는 상상력을 기반으로 이 시대 진정한 영웅과 리더십을 조명한다.

이날 정윤철 감독은 “임진왜란을 소재로 하지만 여타 영화처럼 전쟁 위주가 아니다. 대립군은 지금으로 치면 비정규직 노동자다. 그들이 어쩌다 나라를 짊어진 광해라는 소년을 만나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진정한 리더가 무엇인지 깨우치고 진짜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의미를 되찾는 과정을 그렸다. 지금과 맞닿았다고 생각해 영화를 만들게 됐다”며 비슷한 소재의 영화와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이어 정윤철 감독은 “이 영화에서 광해가 군주가 되기 전이다. 세자가 된지 한 달밖에 안된 소년이 이 어려운 전쟁을 어떻게 치를 것인지 포커스를 맞췄다. 성장을 다뤘고 그 성장은 대립군이라는 가장 밑바닥에 있는 백성들과 함께 한다. 결국 백성이 왕을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싶었다. 여진구씨가 실제 당시 광해와 나이도 비슷했고 연기를 잘 해줬다”고 설명했다.

   
 

정윤철 감독은 “시나리오 초고를 2년 전에 받아서 읽었다. 당시는 대립군에 포커스가 맞춰있었지만 각색과정에서 토우와 광해에 중점을 맞추고 갈등을 더 넣었다”며 “초고 시나리오에서 세자 수업이 전혀 없는 도저히 나라를 맡을 수 없는 존재가 나라를 맡고 임금의 길을 깨닫는다는 점이 좋았다. 또한 대립군이라는 존재를 몰랐는데 당시에도 돈이 있는 사람들은 돈을 주고 군을 회피한다는 게 흥미로웠다”며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실제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광해는 분조를 이끌고 의병을 모으기 위해 전국 각지를 돌게 된다. 영화는 이러한 광해의 고행을 그리기 위해 대한민국 각지의 명산과 계곡을 다니며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했다.

대립군을 이끄는 수장 토우 역의 이정재는 “9월부터 1월말까지 촬영한 걸로 기억한다. 대한민국의 수려한 명산과 계곡을 많이 다니면서 동료배우들과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와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지나고 생각해보니 의미도 있고 뜻 깊었다. 배우로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마음에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봤다”며 소감을 밝혔다.

   
 

영화는 갑자기 분조를 떠안게 된 어린 광해가 가장 낮은 곳에 있는 백성인 대립군을 만나며 군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전 영화들이 이미 정신적으로 성숙한 광해를 그려왔다면 ‘대립군’은 광해가 어떤 과정을 통해 진정한 군주로 거듭났으며 백성이 원하는 리더는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과 답을 준다.

이에 관해 광해를 연기한 여진구는 “극 중 토우가 왕이 되고 싶지 않느냐고 물을 때 광해가 ‘자네는 내 백성이 되고 싶은가’라고 되묻는다. 이러한 모습이 광해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백성들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왕이다”라고 말했다.

박원상은 “어떤 의미에서 영화 속 광해, 역사 속 광해는 행복한 임금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이름 없이 죽어간 수많은 백성들이 광해 안에 담겨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우리가 새로 뽑은 대통령을 보며 행복을 느끼는 이유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울 구치소에 있는 그 분은 불행한 거라 생각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정재는 “광해가 백성들과 함께 아주 보잘 것 없는 보리밥을 나눠먹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이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같은 사람이자 국민으로서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리더의 덕목에 관해 언급했다.

   
 

배수빈은 “촬영할 당시만 해도 광해와 같은 왕을 꿈꿨다. 이런 왕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으로 촬영을 했다. 지금 너무나 영화 같은 장면들이 나오고 있어서 사실 얼떨떨하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장면들이 이제야 나오는 것 같아서 기쁘기도 하고 너무 빨리 이뤄진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배수빈은 ”예전에 르완다를 간 적이 있다. 거기서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의 벨트에 르완다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있었다. 물었더니 우리 대통령을 너무나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나라도 사랑할 수 있는 대통령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소망을 밝혔다.

‘관상’에서 수양대군을 연기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이정재는 “‘관상’의 수양대군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길 원했다. 말투를 어떻게 하면 더 자연스럽게 대립군의 모습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잘 표현하기 위해 감독, 동료배우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고쳐갔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시나리오 처음 광해를 비롯한 분조일행을 봤을 때 대립군 쪽에서는 미움의 대상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들 때문에 우리가 힘들게 산다고 느꼈을 거다. 하지만 아버지인 왕에게 버림받고 같이 산에 오르면서 동질감을 느꼈을 거다. 조금씩 마음이 변하면서 열리게 된다. 켜켜이 쌓아나가며 마지막까지 함께 하는 모습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들 언급했다.

한편 ‘대립군’은 오는 5월 31일 개봉한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