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석조저택 살인사건’ 고수 “뭐든 많이 해봐야죠”…배우의 색 만드는 중
[SS인터뷰] ‘석조저택 살인사건’ 고수 “뭐든 많이 해봐야죠”…배우의 색 만드는 중
  • 승인 2017.05.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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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 ‘고지전’, ‘상의원’, ‘루시드 드림’ 등 스크린 속 고수는 멜로보다는 장르물에서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워온 배우다. 조각같이 잘생긴 외모 덕분에 ‘고비드’라는 애칭을 얻었지만 결코 그는 작품 속에서 ‘잘생김’을 고수하지 않는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의 최승만의 모습 역시 그렇다. 빌 S. 밸린저의 대표작 ‘이와 손톱’을 영화화한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해방 후 경성을 배경으로 유일한 증거는 잘린 손가락뿐인 살인사건에 경성 최고의 재력가와 정체불명의 운전수가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에서 고수는 정체불명의 운전수 최승만을 연기한다. 그는 헤어라인을 밀고 눈썹을 붙이고 굽은 자세로 철저하게 자신의 정체를 숨긴다.

두 가지 이야기가 교차되는 독특한 전개 속에서 고수는 극적인 감정과 외적인 변화는 물론 극의 긴장감을 이끌어 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 고수는 도전하는 만큼 내공을 쌓았고 그의 노력은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겼다. 고수에게 도전의 이유를 묻자 “다양한 작품으로 필모그래피가 쌓여야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켜켜이 쌓인 작품들이 만들어갈 배우 고수의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Q. 색다른 장르인데 영화는 어떻게 봤나.

재미있게 봤어요. 서스펜스라는 장르는 결과를 모르는 상태에서 새로운 정보를 얻고 인지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장르이잖아요. 그래서 처음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볼까 궁금했어요.

Q. 영화를 보고 배우들과는 어떤 대화를 나눴나.

대체로 재미있게 봤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긴장감도 있고 법정 장면도 좋았어요. 법정 장면은 남도진과 최승만의 전개와는 달리 다른 영화 찍듯 따로 찍었는데 잘 나왔어요.

Q. ‘석조저택 살인사건’을 선택하게 된 이유.

이야기의 구조가 기존 시나리오들과 달랐고 요즘 영화들과 차별점이 있었어요. 그 부분을 잘 살리면 재미있는 영화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최승만이라는 캐릭터가 도전에 자극을 준 것 같아요.

   
 

Q. 중반부터는 눈썹이 이어지거나 얼굴에 상처가 있는 등 고수 특유의 ‘비주얼’이 망가진다.

인상의 변화를 생각했어요. 정체를 들키면 안 되기 때문이 이를 가리는 정도로 시작했죠. 눈썹도 연결될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는데 시대가 40년대니까 귀엽게 봐주실 거라 생각해요.

Q. 원작은 읽어봤나.

일부러 안 봤어요. 원작의 이미지 때문에 현장에서 자꾸만 다른 의견을 제시할 것 같았어요. 감독님께서도 굳이 원작을 안 봐도 될 것 같다고 하셨어요. 아무래도 소설의 언어가 있고 상상을 구현시키는 영화적인 언어가 있으니 다르다고 생각했죠.

Q. 영화에서 다양한 변신을 한다. 감정의 폭도 커서 연기적인 측면에서 만족도가 남다를 것 같다.

처음 영화를 찍을 때는 제가 하고 싶은 건만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개봉일이 다가오면서 점점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지 궁금해졌어요. 아무래도 극 중에서 이정도의 변화가 있는 건 처음이잖아요. 아무래도 최승만은 정체를 숨기는 게 첫 번째 목표였죠. 목소리 톤의 변화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굵은 목소리를 내지는 않을 것 같아서 감독님과 상의를 했어요.

   
 

Q. 극중 다양한 의상과 1940년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매력적이에요. 1940년대는 정서적으로나 가치관이나 마구 섞인 혼란한 시기잖아요. 굉장히 슬프지만 연기하는 입장으로서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덕혜옹주’도 그랬고 시대극을 또 해보고 싶어요. 그 시절 사람들이 양장만 입진 않았을 거예요. 한복과 섞어서 입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소품도 그렇고 일본, 서양문물이 혼재된 시기죠. 촬영은 합천 세트장에서 주로 했어요. 한 곳에서 많이 찍으니 새로운 앵글을 많이 연구했어요.

Q. 필모그래피를 보면 장르적인 도전에 거리낌이 없는 것 같다.

굳이 장르를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나중에 생각해보면 너무 겁 없이 달려든 건 아닌가 싶을 때도 있고요. 아무래도 내용이나 캐릭터를 보고 작품에 접근하다보니 장르는 그 후의 문제이고, 그 부분은 감독의 역할이 더 큰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건 크게 다르지 않아요. 지금은 뭐든 많이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가 한 작품으로 색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많은 작품을 통해 필모그래피가 쌓이면 그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니 어느 순간 많은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캐릭터가 복잡한데 감독의 특별한 디렉션은 없었나.

현장에서 뭔가 명확한 것들이 없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도 많이 고민했죠. 저희 영화 자체가 굉장히 고민이 많고 모호한 부분들이 있어요. 캐릭터 자체도 그렇고요. 그래서 감독님이 최승만에 관해서 딱 정해주기 보다는 여지를 열어두면서 연출을 하셨어요. 저 역시 많이 열어놓고 연기에 임했죠.

Q. 영화가 대선일에 개봉한다. 관객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 관객들의 눈높이가 많이 올라가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영화들과는 차별점이 있어요. 자세히 보면 더 많은 재미가 있을 겁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할 이야기가 많은 영화지 않나 싶어요. 최근 이런 장르의 영화가 없어서 장르물을 갈망하시는 관객들에게 좋은 영화라 생각해요. 투표하시고 저희 영화 보시고 개표 방송 보시면 됩니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