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프리즌’ 신성록 “아직은 영화 꿈나무, 변신이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 될게요”
[SS인터뷰] ‘프리즌’ 신성록 “아직은 영화 꿈나무, 변신이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 될게요”
  • 승인 2017.04.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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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속 서늘한 표정으로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돌리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한데, 벌써 4년 전 일이란다. ‘별그대’ 이후 ‘라이어게임’ ‘공항 가는 길’ 등 인상깊은 작품들에서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오고 있는 신성록이 이번에는 영화 ‘프리즌’을 통해 삼류 건달로 변신했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신성록은 개봉 이후 국내 박스오피스 1, 2위를 다투며 흥행 순항 중인 영화 ‘프리즌’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사실 영화가 남자 배우니까 남자들 이야기에 대해서 어떻게 공감하시고 보실까 걱정도 있었고,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등 핸디캡도 많아서 반신반의 했었는데 관객분들이 증명해주셨어요.(웃음) 감사한 마음이죠.”

교도소 안에서 대한민국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절대권력과 그에 맞서는 인물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프리즌’ 속에서 신성록은 가볍고 반항적인 건달 ‘창길’ 역을 맡았다. 굳이 주조연을 따지자면 조연인 인물이지만, 사실 ‘프리즌’을 본 관객이라면 영화 속에서 창길이 주연급의 반환점을 제공하는 인물이라는 점에 수긍할 것이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신성록은 전에 보여준 적 없는 가볍고 매사 깐족거리는 삼류 건달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선악을 떠나 주로 무게감있는 인물들을 연기해왔던 그간의 연기와는 또 다른 이번 시도는 영화에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사실 ‘창길’이라는 역할을 처음 제안 받았을 때 전형적일 수 있는 건달의 느낌이 있어서 감독님께 더 의견을 드렸었어요. ‘더 양아치처럼 가볍게 하고싶다’는 말씀을 드렸었고, 감독님 역시 흔쾌히 그런 이미지가 맞을 것 같다고 해서 인물의 방향을 조금 변화시켰죠.”

   
 

‘프리즌’ 속에서 창길의 존재는 조금 특별하다. 교도소장까지 굴복시키며 군림하는 절대권력자 익호(한석규 분)에게 반하는 유일한 인물인 탓에 마냥 미워하기에는 한번 더 눈길이 가는 인물인 것.

“이 역할을 선택한 이유가 그거였어요. 교도소장 조차도 주무를 수 있는 절대제왕 익호가 있는데 유일하게 이 친구(창길)은 남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것을 창길만의 개성으로 봤어요. 사실 뭘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도 계속 권력을 노리고, 뒤를 노리고 반전 드라마를 만들려고 하고. 전체적인 사태 파악을 현실적으로 하지 않고 덤벼들잖아요. 그래서 이 캐릭터를 선택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매력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창길 역의 가벼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 신성록은 영화 촬영 내내 연기에 힘을 빼려는 노력을 했다고도 전했다.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기 위한 신성록의 이같은 열정은 나현 감독의 마음에도 쏙 들었다.

“감독님께 칭찬을 많이 받았었어요.(웃음) ‘전혀 새로운 유형의 건달이다’ 하고요. 그냥 으쌰으쌰 힘 내라고 해주신 말씀일테지만 기분은 좋더라고요.”

영화 초반부터 유건(김래원 분)과의 악연을 시작으로 강한 액션신을 많이 소화해야했던 신성록은 “힘들진 않았냐”는 질문에 곧바로 “힘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힘들었어요. 특히 운동장 신 같은 경우에는 도구 없이 몸으로만 싸워야 했었거든요. 액션 중간중간에 캐릭터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야비하고 비열한 느낌을 주는 대사와 감정 연기도 해야했었고, 무엇보다도 흙먼지를 너무 많이 먹었어요.(웃음) 그래도 완성된 영화를 보니까 재미있긴 하더라고요.”

   
 

사실 신성록은 드라마에서는 주연급 배우로 활약하고 있음에도 영화에서는 주연보다 조연으로 많이 얼굴을 비추고 있다. 주조연을 가리지 않는 것이 연기자의 기본이라지만 이에 대한 신성록의 대답이 궁금했다.

“아직은 큰 영화에서 작은 조각을 맡고 있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연기를 보여준다기보다는 부분적으로 한 장면에서 임팩트를 줄 수 있느냐 없느냐를 주로 고려하고 있어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욕심은 있죠. 잘 해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가진 상상력을 동원해서 잘 해내 보고 싶어요. 앞으로는 영화를 중점적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커요. 아직은 영화 신인, 꿈나무이기 때문에..(웃음) 열심히 해야죠.”

신성록은 2013년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사이코패스 성향의 이재경 역으로 열연을 펼치며 자연스럽게 ‘악역’의 이미지를 강하게 각인시켰다. 신성록의 연기 인생에 있어 ‘별그대’가 굵직한 대표작임은 의심의 여지 없는 사실이지만 다양한 캐릭터, 매번 새로운 연기로 관객들을 찾아야 하는 배우의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이에 대해 신성록은 “이 모든 것이 단계라고 생각한다”는 의연한 대답을 내놓았다.

“영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작년 ‘밀정’ 부터였다고 생각할 때, 아직까지는 제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이미지로 연기를 해 나갈 수 밖에 없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선한 역할, 코믹한 역할도 얼마든지 맡을 수 있는거죠. 저만의 상상력으로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자신도 있고요. ‘악역’이라는 이미지가 낙인된 건 그리 좋지 않을 수  있지만 ‘별그대’ 라는 작품내에서 그만큼 제 연기를 좋게 봐주셨기 때문에 이런 이미지도 얻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언젠가 그 작품을 뛰어넘는 작품이 나온다면 자연스럽게 그런 이미지도 잊혀질거라고 생각하고요. 다만 그런 작품을 만나는 것이 쉬운게 아니니까 점차 연기를 해 나가면서 풀어야 할 숙제일 것 같아요.”

이처럼 강렬한 이미지를 남겨준 ‘별그대’가 신성록의 연기인생에 있어서 인생작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의외로 신성록은 ‘별그대’가 아닌 다른 작품을 자신의 인생작으로 꼽았다.

“제가 생각하는 제 인생각은 드라마 ‘라이어게임’이요. 시청률 적으로 잘 된 작품은 아니지만 그 때 조금 입체적으로 연기해 볼 기회가 있었거든요. ‘별그대’는 잘 된 작품이지만 그 작품은 장르파괴처럼 캐릭터가 나와서 주목을 받은거고 ‘라이어게임’은 저에게 포커싱이 있어서 입체적으로 보여 줬던 작품인 것 같아요.”

   
 

2003년 SBS 드라마 ‘별을 쏘다’로 데뷔한 신성록은 어느덧 데뷔 15년차 배우가 됐다. 신성록은 연기를 시작한 뒤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냐는 질문에 “물론 있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영화 공부를 했었는데 영화에 나오는 선배님들 중에 연기 잘하시는 선배님들은 대부분 극단 출신, 연극 출신 배우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황정민, 배성우, 설경구, 김윤석, 김희원 선배님들이 활동하셨던 ‘학전’이라는 극단에 오디션을 봤었어요. 그래서 운 좋게도 극단에 붙었고, 작품 활동을 시작했었죠. 그렇게 시작을 한 이후에 재능은 없는데 놓여진 기회에 대해서 잘 해내지 못할 때도 있었고, 늘 거기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우울함도 있었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에 깨지는 기회가 생기더라고요. ‘어차피 여기서 만족을 못할 거면 여기서 연기하고 있는 자체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내가 태어났을 때 부터 부모님께는 얼마나 소중한 아이였는데 목표 때문에 왜 이렇게 불행한거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초 긍정의 아이콘이 됐어요.”

그렇게 긍정적인 생각으로 전환점을 맞으며 신성록은 심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더욱 단단해졌다.

“어떤 선배들은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잘한시는 분들도 있고 요즘 활동하는 아역 친구들도 연기를 보면 ‘저 나이에 어떻게’ 싶을 정도로 잘하는 분들이 있어요. 반면 저는 어렸을 때 말도 굉장히 웅얼하고 배우가 되기에 안좋은 조건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해가 지나고 욕도 먹고 하면서 노력을 많이 하고 하면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정서, 딕션, 발성 등 여러가지 부분들이 어제보단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가 된 신성록은 앞으로 계속 걸어갈 자신의 연기 인생의 소망을 묻는 질문에 “신성록의 캐스팅 소식이 들리면 ‘이번에는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하는 궁금증이 드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답했다.

“또 저와 함께 작업을 했던 배우 선후배 분들께 또 한 번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은 것도 꿈이에요. (나이가 드는게 두렵진 않나?) 예전에는 제 스스로 발전이 없는 것 같고 내 꿈은 저기 있는데 제 실력보다 꿈이 커져서 자책하고 우울했던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작은 것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하는데서 행복감을 찾고있기 때문에 발전적이라고 생각해요. 늘 새로운 저의 연기적 갈증을 찾아서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두려움도 없고, 행복하죠.”

[스타서울TV 홍혜민 기자/사진=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