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김남길·천우희의 감성 판타지…따스한 봄 햇살 같은 감동 전하다 (종합)
‘어느날’ 김남길·천우희의 감성 판타지…따스한 봄 햇살 같은 감동 전하다 (종합)
  • 승인 2017.03.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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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이 봄 햇살처럼 따스하게 스며드는 감동을 전한다.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영화 ‘어느날’(감독 이윤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이윤기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남길, 천우희가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어느날’은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 분)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천우희 분)가 서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두사람의 특별한 만남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며 치유하는 보편적인 감성을 자극한다.

‘멋진 하루’, ‘여자, 정혜’, ‘남과 여’ 등을 연출한 이윤기 감독은 ‘어느날’을 통해 정통 멜로가 아닌 판타지 감성 드라마에 도전했다. 이날 이윤기 감독은 영화의 소재에 관해 “내가 처음 만든 이야기는 아니다. 영화사에서 자체적으로 준비하던 스토리가 있었다. 장애인이나 죽음 등은 다루기 어려운 소재다. 불편하고 쉽지 않다”며 “잘못하면 상업적으로 악용하게 될 수 있고 실제 상황에 처해진 분들에게 누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느낌이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윤기 감독은 “남겨진 사람과 버려진 사람의 삶이 일반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전제가 있었다.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건 쉽지 않았지만 한 번쯤 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었다”며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두 달 전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보험회사 과장 강수를 연기한 김남길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자신이 없어서 고사했다. 어른 동화 같다는 느낌도 들었고 영화에서 판타지를 장치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막막한 마음이 있었다”며 “시간이 지나고 다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이전에 보지 못했던 감정들이 눈에 들어왔다. 느낌이 생소해서 내가 느낌 감정들을 관객분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김남길은 “자연스러움에 대한 고민을 항상 했다. 천우희씨 없이 연기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상대가 없으면 그럴듯하게 보이려고 과장을 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을 누르는 고민들이 힘들었다”며 “만족스러웠던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지금도 개인적으로 70점정도라고 생각한다.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걸 하면서 계속 느낀다”고 촬영하면서 고민했던 부분을 언급했다.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후 영혼이 된 미소를 연기한 천우희는 “처음에는 고사했다.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내가 느끼기에 낯간지러움이 있었고 캐릭터의 대사와 톤이 청순하고 아련한 느낌이 있어 낯설었다”며 “여러 가지로 도전이었다. 이전까지 캐릭터가 모두 진지한 캐릭터라서 그것에 대한 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천우희는 자신의 캐릭터에 관해 “이번에도 내면에 아픔이 깔려있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지치거나 어렵지 않은데 주변에서 나를 보며 힘들게 본다. 캐릭터를 선택할 때 전작들로 인해 이질감이 들어서는 안 된다는 고민이 있다. 멜로나 코미디도 하고 싶은데 지금 당장 한다면 보시는 분들이 거부감이 들 수 있을 것 같아서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천우희는 시각장애인이자 영혼이 되는 미소에 관해 “영적인 존재를 연기하고 현실과 닿아있는 듯 닿지 않은 인물을 연기한 것 같다. 판타지 영화의 여주인공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여자 캐릭터의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며 “내가 미소를 연기한다면 배우 천우희가 연기하는 거니 나다웠으면 했다. 그래서 좀 더 발랄하고 친근한 느낌이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우희는 자신의 연기에 관해 “작품 마다 연기를 하고 나면 아쉬운 점들이 많다. 이번에 처음으로 ‘인생 연기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장면이 하나 있었다”며 “미용실 신에서 문을 열고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몰입이 돼서 내 연기가 어떻게 담겼을지 궁금했다. 그런데 화면을 보내 발만 나왔다. 그래서 내 인생연기를 볼 수 없다는 마음에 집에 가고 싶어졌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김남길은 영화 속에서 강우의 눈에만 미소가 보이는 것에 관해 “7~8년 된 아픈 사람이 있는 집에 간 적이 있었다. 힘들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그냥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놀라서 왜 그렇게 말하느냐고 했더니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했다”며 “영화에서 죄책감 때문에 강수가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외면하고 아픔을 빗겨나간다. 그런 강수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말한다. 강수 눈에만 미소가 보이는 건 떠나간 사람이 남겨진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했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천우희는 “왜 전혀 모르는 강수에게만 보이게 됐을까 생각했다. 본인의 아픔을 알 수 있는 사람에게 보이게 된 게 아닐까 생각했다. 일상생활에서 보면 누군가를 잘 안다고 하는데 정작 그 사람의 아픔이나 실제 감정은 가까운 사람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아픔에 관해 서로 바라봐줄 수 있는 사람이라서 보이게 된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윤기 감독은 “‘어느날’이라는 영화제목은 모호한 제목이다. 어느 사람에겐 특별한 어느 날이 될 수 있고 간절한 어느 날이 될 수 있다. 상처 받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어느날’이 됐으면 한다. 영화 속에서 단 1분이라도 그런 감정을 느껴주셨으면 한다”며 관객들에게 영화를 추천했다.

한편 ‘보통사람’은 오는 4월 5일 개봉한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