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노위 소위, 근로시간 단축 합의 ‘68→52시간’…중견기업계 ‘우려’의 목소리
국회 환노위 소위, 근로시간 단축 합의 ‘68→52시간’…중견기업계 ‘우려’의 목소리
  • 승인 2017.03.2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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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환노위 소위, 근로시간 단축 합의 ‘68→52시간’…중견기업계 ‘우려’의 목소리 / 사진=뉴시스

국회 환노위 소위의 근로시간 단축 합의 소식에 중견기업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

현재도 근로기준법상 주당 최대 근로시간은 52시간이다. 하지만 근로기준법 상 1주에 대한 규정이 없어 고용노동부는 1주를 휴일(토·일요일)을 제외한 근로의무가 있는 날로 행정해석하고 최대 68시간 근무를 허용해왔다. 

구체적으로 근로기준법 50조 1항에 따르면 1주간 근로시간은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같은법 53조1항은 1주간 12시간을 한도로 당사자 합의에 따라 연장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라 현장에서는 토·일요일 각각 8시간씩 16시간을 더해 총 68시간을 주당 최대 근로시간으로 간주해왔다.

환노위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1주일을 7일로 규정, 휴일근무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줄이기로 한 것이다.

대신 근로자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는 2년간, 근로자 300인 이하 기업은 4년간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다.

국회 환노위 법안심사소위는 오는 23일 이같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한 의결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환노위 고용노동 법안심사소위원장인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 노동시장과 청년 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위원들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에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긴 노동시간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나, '9.15 노사정 합의'의 정신마저 외면한 채 주당 근로시간을 축소하기로 여야가 전격 합의한 데에는 실업 정책 실패의 책임을 기업과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며서 중견련은 "지난 4년 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무려 52조3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는데도 청년 실업률이 10%를 상회할 만큼 최악의 상황에 이른 것은 관련 정책들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데 기인한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중견련은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면 12조 원의 기업 인건비 추가 부담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필수 숙련공 운영으로 근로시간 조정이 어려운 기업들의 인력난으로 OECD 선진국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노동생산성은 더욱 하락할 우려가 있다"면서 "특히 이 같은 추가 부담은 사드와 관련한 중국의 제재 강화, 미국의 보호주의 현실화 등으로 일촉즉발의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확대 유인을 현저히 감소시켜 경기 둔화의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견련은 기업의 추가 부담과 근로자의 소득 감소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고 합리적으로 제도를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휴일근로 중복할증을 배제하고,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는 등 최소한의 완충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청년은 물론 모든 구직자가 원하는 것은 과시적 수치로 집계되는 '아무 일자리'가 아니라 행복한 삶과 자아실현을 병행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로 단순히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견련은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근로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쉼표가 있는 삶'이 아니라 그저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삶'이 되지 않도록 할 추가적인 정책 대안 또한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근원적으로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급격한 고령화 추세에 발맞춰 포괄적인 사회안전망 강화, 효과적인 이직과 재취업 및 평생교육 확대 등을 통해 구직자와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실효적인 정책 기반을 마련하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서울TV 송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