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재심’ 강하늘 “긍정적인 놈이에요”…숨겨지지 않는 ‘선함’
[SS인터뷰] ‘재심’ 강하늘 “긍정적인 놈이에요”…숨겨지지 않는 ‘선함’
  • 승인 2017.02.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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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부담스러워하지만 최근 강하늘은 박보검과 함께 연예계 ‘미담 제조기’ 투톱을 달리고 있다. 강하늘은 언제 어디서나 선한 웃음과 긍정 에너지를 내뿜으며 상대방을 즐겁게 만든다. 그의 선함은 주변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미담을 만들어낸다.

강하늘의 밝은 인성과 그에 비례하는 대중의 사랑은 감사할 일이지만 결국 배우는 연기로 가치를 인정받는다. 드라마 ‘미생’을 통해 대중들의 눈에 들어온 강하늘은 영화 ‘쎄시봉’, ‘스물’, ‘동주’ 등을 거치며 믿고 보는 20대 배우로 우뚝 섰다. 강하늘은 연기를 향한 태도와 인성, 연기력까지 모든 검증을 통과하며 또래 배우의 완성형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재심’은 2000년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다. ‘재심’에서 강하늘은 경찰의 강압적 수사와 증거 조작 등으로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했던 피해자 현우를 연기했다.

“아쉬운 점만 보이는 것 같아요. 어느 장면의 어느 연기라고 말하기 보다는 순간순간 ‘내가 왜 저런 포즈로 있었지. 저런 표정보다 좀 더 고민하면 더 나은 게 있었을 텐데’ 같은 생각이 들면서 눈에 거슬리는 거죠.”

강하늘은 자신의 연기에 아쉬움을 내비쳤지만 그는 변호사 준영을 연기한 정우와 함께 완벽한 호흡을 펼쳤다. 억울하게 10년을 복역하고 나온 반항적이며 동시에 냉소적인 청년의 모습에 ‘미담 제조기’ 강하늘은 어디에도 없었다.

“착하기만 한 아이가 누명을 쓰고 억울해 보이는 게 싫었어요. 뭐랄까 그런 포맷은 기존에도 많이 봤고 당연히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착한 아이에게 누명이 씌워지는 게 당위성이 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과거의 현우 모습은 지나가다 보면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모습으로 포인트를 잡았어요. 그래서 원래 설정은 그냥 장발이었는데 브릿지 염색도 넣고 타투도 더 추가하고 그랬죠. 교도소를 다녀오고 시간이 지나 진행되는 장면에서는 감정선에 관해 고민이 많았어요. 부족하거나 넘칠까봐 여러 버전으로 찍어봤어요. 신경을 많이 썼죠. 정우 형을 만나며 변하는 과정은 항상 연결을 고민했어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관객들을 쉽게 몰입하게 만드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장점이 배우 입장에서는 관객들이 그의 캐릭터와 실존인물을 연결시킨다는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현장에 한 번 와주셨어요. 인사를 나눴는데 제가 굉장히 조심스러워 했던 기억이 나요. 사건과 시나리오에 관해 말을 안 꺼내려고 했어요. 십년이라는 세월과 억울함은 제가 진짜로 알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괜히 말을 꺼내는 게 깊은 상처가 될 것 같아서 조심했어요. 그래서 최대한 일상적인 대화만 나눴어요.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주제넘어 보일 것 같았어요.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을 할 때 빠지는 함정이 있어요. 실화는 실화로 둬야 한다는 거예요. 제가 표현해야 하는 건 시나리오지 실화가 아니에요. 실화를 생각하며 연기하면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가고 오버할 수 있어요. 그러면 시나리오의 매력이 없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안타깝고 잘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연기를 할 때는 실제 인물이 아닌 현우를 표현하려고 했어요.”

‘재심’은 사회 고발적인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휴머니즘을 강조한 작품답게 강하늘과 정우가 만들어내는 드라마와 연기호흡이 가장 돋보인다. 누구 하나 부족한 연기나 장면 없이 완벽하게 극을 이끈 두 사람은 영화 ‘쎄시봉’,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이다. 강하늘은 정우의 팬으로 시작해 친한 형 동생을 거쳐 다시 그의 팬이 됐다.

“제가 정우형을 좋아했던 이유를 다시 느낀 계기가 됐어요. ‘쎄시봉’에서 처음 형을 만났을 때 제가 진짜 팬이라고 했어요. ‘쎄시봉’을 마치고 ‘꽃청춘’ 촬영으로 아이슬란드에 가서 많이 친해졌어요. 친해지다 보니 그분이 가진 매력이 묻히고 저에게 어느 순간 ‘친한 형’이 돼버렸어요. 그러다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제가 왜 배우 정우를 좋아했는지 다시 느끼게 됐죠. 다들 정우 형의 연기를 보며 ‘생활 연기’라고 하는데 옆에서 보면 정말 그 작은 행동 하나 하나가 깊은 고민과 관찰에서 나오는 거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옆에서 보면 진짜 멋있어요.”

   
 

‘재심’은 사람 간의 진심을 말하는 영화다. 두 사람의 진심과 믿음은 서로를 변화시키고 결국 사회를 바꿔나가는 힘이 된다. 진심을 통하리라고 묻는 말에 강하늘은 “사람을 모두 똑같으니 소통할 수 있다”며 역시나 긍정적인 답을 내놓았다.

“제가 긍정적인 놈이에요. 솔직히 말하면 제가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얼마나 좋아하냐면 그 친구들이 배신을 한다고 해도 상관없을 정도로 좋아해요. 제가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라고 할까요. 부정적인 건 스스로 부정적이라고 생각할 때부터 부정적으로 된다고 생각해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저는 제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주변에도 많이 퍼졌다고 생각해요.

그는 ‘미담 제조기’라는 별명이 부담스럽다며 자신을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가끔 여우 짓도 하고 손해 보는 일은 안한다고 말하며 자꾸만 자신에게 입혀지는 선함을 부정했다. 그러나 강하늘을 알아갈수록 그의 미담은 계속해서 나왔다. 그는 앞으로 배우로서 나아갈 방향성을 묻는 말에 “그저 좋은 작품을 만나 그 안에서 잘 녹았으면 한다”며 “내 모습이 작품보다 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또 한 번 인터뷰 분위기를 감동으로 물들였다. 인터뷰 말미 강하늘은 관객들에게 ‘재심’ 자체를 즐겨주길 당부하며 앞으로도 행복하게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흥행은 저희 손을 넘어갔으니 모르겠고 손익분기점은 넘었으면 해요. 열심히 찍었는데 슬퍼하는 사람은 없어야 하잖아요. 그리고 연기자와 개인으로서의 올해 목표는 올해도 편안하게 흘러가 행복하게 마무리 지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연기를 행복하려고 하는 거예요.”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사진= 오퍼스픽쳐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