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차태현, ‘힐링 코미디 장인’부터 ‘킹 메이커’까지 연예계 만능키
[SS인터뷰] 차태현, ‘힐링 코미디 장인’부터 ‘킹 메이커’까지 연예계 만능키
  • 승인 2017.01.0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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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은 특별하다. 1995년 KBS 슈퍼탤런트 선발대회를 통해 데뷔한 이후 쉴 틈 없이 연기 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차태현은 어느덧 영화계에서 ‘차태현 장르’로 불리우는 힐링 코미디의 대표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KBS 예능프로그램 ‘1박 2일’로 예능까지 섭렵하며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 중인 차태현은 마냥 친근하다가도 어느샌가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변신해 매번 관객들을 찾는다.

그런 그가 2017년 새해,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의 4인 1역의 주인공 ‘이형’으로 다시 한 번 스크린을 찾았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차태현의 트레이드 마크인 힐링 코미디 장르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더욱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사를 보다가 우연히 ‘차태현 장르’라고 써 주신 것을 봤다. 너무 기분이 좋았고 이게 너무 큰 칭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사랑하기 때문에’ 역시 제가 지금까지 많이 해 왔던 장르의 영화예요. 게다가 이전 작품들 중에 비슷한 설정이었던 ‘헬로우 고스트’가 있어서 출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시나리오를 봤을 때 너무 재미있어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죠.”

그렇게 꽤 오랜 고민을 거쳐 출연을 결정하게 된 ‘사랑하기 때문에’는 당초 2016년 11월 개봉 예정이었던 계획을 뒤집고 2017년 1월 4일로 개봉을 한 차례 연기하며 새해 첫 개봉 영화가 됐다. 우여곡절 끝에 빛을 보게 된 ‘사랑하기 때문에’를 본 차태현은 “마음에 드는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다”며 영화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마음에 드는 것은 제가 많이 안나왔다는 점이에요. 처음 시작했을 때 부터 제가 많이 안나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고, 제가 안나오는 자리를 메꿔주기 위해서 유명한 분들이 나왔으면 했어요. 제가 이런 장르에서 자꾸 나오면 당연히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그림일텐데 그러면 너무 뻔한 느낌이었거든요. 또 유재하 씨 노래를 영화에 쓴다는 것 역시 저에게는 너무 큰 의미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두 곡 밖에 쓸 수 없어서 굉장히 아쉬워요. 한 곡만 더 들어갔어도 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은데, 그래도 4~5곡은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그게 안된 게 가장 아쉬운 점이에요.”

‘사랑하기 때문에’에서는 이형의 영혼을 빌려 총 네 커플의 이야기가 나온다. 연애 열등생 여고생 말희(김윤혜 분), 식탐 대마왕 모태솔로 선생님 여돈(배성우 분), 열혈 형사 찬일(성동일 분), 그리고 순정파 할아버지(박근형 분)-치매 할머니 갑순(선우용녀 분)의 각기 다른 사랑이야기 중 차태현은 박근형과 선우용녀의 사랑 이야기를 가장 슬픈 에피소드로 꼽았다.

“시나리오로 볼 때도 박근형 선생님이 나오는 부분이 셌어요. 그래서 다음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 걱정이었어요. 다음에 (임)주환이가 나오는데, 역시나 편집이 많이 돼서 주환이 쪽 부분은 많이 날아갔더라고요. 미안한 마음이 컸죠.”

   
 

대부분의 작품이 개봉 이후 꽤나 만족스러운 흥행 성과를 거두었던 차태현이지만, 전작인 영화 ‘엽기적인 그녀2’는 중국을 타깃으로 노렸던 작품인 탓에 국내에서는 7만 7118명이라는 참담한 흥행 결과를 기록했다. 상상보다 더욱 아쉬운 결과에 실망이 컸을 법도 한데, 차태현은 꽤나 담담하게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한국에서 ‘엽기적인 그녀2’가 사랑을 크게 받을거라는 생각은 크지 않았어요. 이런 영화들이 잘 안됐을 때 또 한 번 생각을 하게 되는거죠. ‘이런 것들이 보시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이제 싫어하실 수도 있겠구나’하는 것을요. 영화는 관객으로 알 수 있는거고 드라마는 시청률로 알 수 있는거니까 정확하게 알 수 있죠.”

차태현에게 이번 작품은 더욱 의미가 깊다. 차태현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져준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주인공이었던 ‘견우’를 벗어났다는 차태현의 설명이 이어졌다.

“‘사랑하기 때문에’에서는 ‘엽기적인 그녀’의 견우의 모습은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제 마음가짐이 견우라는 캐릭터에 사랑이 많고 애착이 가다보니 견우를 버린다는 것이 싫었는데, ‘엽기적인 그녀2’를 하면서 견우를 잊을 수 있는 지점들이 있어서 다음 작품인 ‘사랑하기 때문에’에서는 확실히 그런 부분이 없었던 것 같거든요. ‘견우’라는 캐릭터에서 좀 벗어난 것 같은데, 어떠셨는지 모르겠네요.(웃음)”

   
 

‘힐링 코미디’ 장르의 장인으로 익숙하다보니 차태현이 연기하는 액션물이나 범죄 스릴러물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액션이나 악역을 하면서 변신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액션은 제 몸이 약간 어깨가 좋지 않아서 힘들것 같아요. 악역같은 경우는 생각 안하는 건 아니에요. 스릴러물 대본이 들어온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 때마다 누가 봐도 제가 악역인게 보이는 역할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냥 캐릭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아직 다른 장르의 도전을 해 보지 않은 거예요. 마음에 들지 않는데 변신 때문에 연기를 하고 싶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어느날 ‘이게 내가 악역이 굳이 아니어도 출연하는 작품의 장르만 바꿔도 보시는 분들이 새롭게 보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원래 많이 해 왔던 역할들은 시나리오를 거절하게 되고, 최근 영화나 이런 것 마무리 단계에 후속작품이 없는 것이 몇년 사이에 처음인 것 같아요. 사실 제가 100% 마음에 들 때까지 기다리는 배우가 아니라 8~90%만 돼도 다른 사람 도움 받으면서 하는 경우예요. 100% 마음에 들려면 너무 오래 걸리잖아요. 못해도 1년에 한 편 정도는 하는 편이라 기다리면서 일을 잘 안하는데 요즘에는 시간을 조금 더 두고 하는 것 같아요.”

이어 차태현은 최근 촬영 중인 영화 ‘신과 함께’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신과 함께’가 그런 것 같아요. 역할은 다를 것 없는 역할인데 처음으로 하는 장르, 거기에서 오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나의 모습은 비슷할 수 있어도 영화 자체가 처음 보는 영화니까 보시는 분들이 조금은 다르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신과 함께’ 촬영 분위기는 어떤가?) 다 후시녹음에 할리우드 촬영에서나 볼 법한 장비들이 있고, 이러다가 괜히 헛바람 들까봐 그게 문제예요. 아무튼 영화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새로운 도전을 하고 그런 작품들이 잘 돼야 다음에 또 시도를 하고 한국 영화가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겠어요?”

   
 

차태현은 지난 연말 KBS 연예대상에서 ‘해피선데이-1박 2일’에서 함께 출연 중인 김종민의 대상 수상 당시 가장 고마운 조력자로 수상소감에 언급된 바 있다. 김종민의 ‘킹 메이커’이자 누구보다 김종민의 대상이 기쁘다는 차태현은 이날 인터뷰서 김종민의 대상 이야기가 나오자 함박 웃음을 지었다.

“(김종민의 킹메이커다) 킹메이커요? 그 이야기 마음에 드네요. 지난 번에 어떤 분은 저보고 ‘차순실’이라는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 말만은 말아달라고 했었는데.(웃음) 올해 제 목표 중 하나가 종민이 대상이었는데 그걸 이뤄서 기분이 좋아요. ‘김종민 특집’은 굉장히 위험하면서도 특별한 도전이었어요. 완전히 독이 될 수도 있었던 건데 이건 정말 종민이의 힘인거죠. 여지껏 쌓아온 것들을 사람들이 인정해 준 느낌이랄까요. 두달 전 까지만 해도 종민이가 상을 받는다고 생각을 안했으니까요. 5년 동안 ‘1박 2일’을 하면서 지난 해에 처음으로 최우수상 후보에 올랐었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얘한테 왜 이렇게 막대하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게 너무 싫었었어요. 종민이는 왜 후보에도 못 오를까 하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때 마침 제작진에서 시기를 딱 맞춰서 김종민 특집을 해 줬고, 그게 이렇게 이어지더라고요. 저는 마지막까지도 믿지 않았어요, 분명히 다른 사람이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만큼 ‘대상’이라는 것이 너무너무 어려운거니까요.”

이어 차태현은 대상 수상 후 김종민이 따로 감사 인사를 전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런 건 없었고 종민이는 그냥 상을 받는 그 자체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라고 입을 열었다.

“원래 상을 받으면 ‘제가 받아도 되는 상인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하잖아요. 그런데 종민이는 시상식 내내 너무 얼굴이 ‘나 받고싶어’라는 얼굴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게 너무 웃기면서도 좋더라고요. ‘그래, 저거지. 저 상을 받으면서 저게 꿈이지’싶고. 매년 대상을 받던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받았다는 것이 참 좋은 일 같아요. 종민이는 대상을 받아서 부담감은 정말 1도 없어요. ‘받으면 너무 좋죠’예요. 시상식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 꿈꾸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요. 받던 사람이 또 받았으면 그런 느낌은 없었을텐데 종민이가 받으니까 참 좋았죠. 다행히 ‘1박 2일’도 시청률도 많이 나오고 했었으니까 충분히 받을만 하다고 생각해요.”

   
 

2016년을 마무리한 차태현의 새해 목표는 무엇일까.

“가능하다면 그 해에 트로피를 하나 받는 것이 매 해 목표 중 하나예요. 뭔가 성과가 보이면 좋잖아요.(웃음) 2016년은 예능을 하면서 매년 받고 싶어하던 프로그램 상을 받았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좋은거니까 그걸로 마무리는 잘 된 것 같아요. 오히려 ‘사랑하기 때문에’와 ‘신과 함께’가 있는 내년이 굉장히 많이 기대가 되는 해인 것 같아요. 진짜 잘돼서 간만에 영화제에도 갈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스타서울TV 홍혜민 기자/사진=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