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공효진, ‘다음 행보가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은 리얼 ‘공블리’
[SS인터뷰] 공효진, ‘다음 행보가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은 리얼 ‘공블리’
  • 승인 2016.11.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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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블리’ 공효진이 달라졌다. 얼마 전까지 러블리함을 마음껏 뿜어내며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더니 이번에는 스크린 속에서 ‘존재 자체가 스포’인 미스터리한 중국인 보모 ‘한매’로 변신했다.

실제로 만난 공효진은 작품들에서 보여줬던 모습보다 훨씬 더 사랑스러운 배우였다. ‘제가 말이 많아서 상대방이 질문을 하지 못하게 한다’며 미안해하는 공효진의 모습에서는 영화 속 처절하게 눈물 흘리던 한매가 떠오르지 않았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배우 공효진이 ‘공블리’를 잠시 벗어두고 또 한 번 연기 변신에 도전한 이유가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24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공효진은 ‘미씽:사라진 여자’ 의 미스터리한 보모 ‘한매’로의 첫 선을 보인 데 대해 “‘질투의 화신’이 끝나고 나서 너무 다른 캐릭터다보니 해소를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모든 배우가 그럴지 모르겠지만 늘 작품을 마치고 나면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아무도 모르겠지만 나 자신만이 느끼는 아쉬움도 있는 것 같고요. 그렇지만 언론배급시사회와 VIP 시사회를 하고 나서 예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기분이 좋아요”

이날 인터뷰에서 공효진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췄던 조정석과 이번에는 경쟁을 펼치게 된 데 대해 “이화신은 끝났다”는 귀여운 투정을 늘어놓기도 했다.

오는 30일 개봉을 앞둔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에서 공효진은 아이를 데리고 사라지는 중국인 보모이자 모든 것이 미스터리한 인물인 한매로 분했다. 공교롭게도 전작에서 호흡을 맞췄던 조정석이 출연한 영화 ‘형’이 24일 개봉하면서 두 사람은 스크린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 것.

이에 공효진은 “안그래도 요즘 정석이가 ‘형’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걸 보고 ‘이화신은 끝났어’라고 이야기 했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어제가 ‘형’ VIP 시사회였어요. 그래서 전화를 걸어서 ‘오늘 VIP 시사회냐. 어떻게 나를 초대 안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황급히 전화를 끊더라고요. 정말 홍보를 정신없이 미친 듯이 하고 있던데, 얼마나 전투적으로 일하는지 (웃음). 저랑 지원 언니도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뭘 더 해야하나’ 이야기 했었어요. 확성기 들고 트럭 홍보라도 나가야할까봐요. 띠도 두르고”

공효진은 이처럼 동갑내기 배우 조정석에 대한 애정과 친분을 능청스러운 농담으로 드러내면서도 두 영화가 함께 잘 됐으면 한다는 이야기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미씽:사라진 여자’와 ‘형’ 둘 다 뭉클하게 하는 영화인 것 같아요. ‘형’이 워낙 경쟁력이 강한 영화라 두렵긴 한데, 서로가 각자의 영화를 통해서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를 늘리고 윈윈했으면 좋겠어요. 관객분들이 두 영화를 비교하면서 보는 맛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VIP 시사회 당시, 공효진은 영화를 보며 울음을 터트렸다. 보통 시사회 때는 자신의 연기를 보느라 감정이입을 하기 쉽지 않다는 배우들의 말을 들어왔던 터라 공효진의 눈물의 의미에 궁금증이 생겼다.

“영화 속에서 제가 오열하는 장면이 있어요. 한매가 자신의 감정을 터트리며 우는데 원래 편집본보다 더 길게 편집이 됐어요. 그래서 저도 최종 편집본을 처음 본거라 울컥하더라고요.

이제 일을 한 시간이 오래되다보니 작품 속 캐릭터와 제가 분리되는 느낌을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러다보니 더 한매의 사연에 감정이 이입되고, 슬펐던 것 같아요. ‘미쓰 홍당무’ 속 양미숙은 양미숙이고, ‘미씽:사라진 여자’ 속 한매도 제가 아니라 그냥 한매고, 이런 식으로 느껴지거든요. 표나리랑 이화신도 어디선가 살고 있을 것 같고 그래요(웃음)”

공효진이 직접 연기한 한매를 자신이 아닌 실제 ‘한매’로 느꼈다는 사실이 금새 납득될 만큼 영화 속에서 공효진은 완벽한 중국인 ‘한매’로 변신했다. 특히 시사회가 끝난 직후 가장 화제가 됐던건 공효진의 어색하지 않았던 언어 연기였다. 조선족이 아닌 중국인 설정인 한매를 연기하기 위해 공효진은 한국어는 어눌하게, 중국어는 원어민처럼 소화해야했다.

“중국어 연기요?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행이지만 연기 할 당시에는 힘들었어요. 중국어 선생님이 하는 말을 무조건 따라 했었죠. 제가 어눌한척 응용을 해서 한국어를 하는 건 기분탓인지 이상하더라고요. 중국어는 진짜 중국 분들이 보시기에는 발음이 이상할 수 있겠지만 후시 작업을 할 때 까지도 ‘대충 넘어가자’하는 부분 없이 정말 열심히 했었어요. 다만 촬영 당시 중국어 특유의 억양을 살리느라 한국어 대사 때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표현할 수가 없어서 그 부분은 어려웠어요”

어눌한 한국어 뿐만 아니라 공효진은 ‘한매’를 표현하기 위해 외모마저 포기해야 했다. “그래도 좀 예쁘게 나왔으면 하는 마음은 없었냐”는 질문에 공효진은 “당연히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조명 감독님만 보면 ‘반사판은 도대체 어디 숨겨놓으셨냐’고 물었었어요. 낮이라고 조명 안하는 감독님은 처음봤다고도 얘기하고요.(웃음) 예전에 하정우 오빠랑 촬영 했을 때 머리를 정리해주려고 했더니 정우 오빠가 ‘야, 하지마. 관객들은 배우 눈 봐. 만지지 마. 괜찮아’라고 했었는데 그게 맞다는 생각이 들얼었어요. 더군다나 저희 영화는 그런 디테일한 면을 볼 만큼 여유롭지 않고 숨가쁘게 지나가니까요. 다만 딱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지금처럼 살이 좀 빠져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었어요. 지금보다 4kg 정도 쪘었거든요. (지금은?) 지금은 드라마를 하면서 살이 많이 빠졌어요. 최하치 몸무게를 찍었을 정도에요”

이처럼 ‘한매’는 감정적으로도, 외적으로도 공효진에게 가장 극한의 역할이었다. 공효진은 이같은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격한 공감을 표했다.

“다른 배우들에 비해서 저는 극한 연기를 많이 못해봤고 평범한 연기를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따져보면 이번이 가장 극한의 역할이에요. 처음 ‘한매’ 역에 출연을 결정할 때도 ‘이건 정말 다르겠다’ 했었어요. ‘화차’ 때 민희의 역할이 너무 부러웠었는데, 그런 탐나는 역할을 저도 하게 됐으니까요. ‘화차’ 속 민희에 비해 한 가지 경쟁력이 있다면 저는 언어적으로 뛰어넘었다는 것? (웃음) 그리고 조금 공감하기 쉬운 엄마라는 설정이 더해졌다는 것인 것 같아요”

   
 

공효진은 드라마를 통해 ‘공블리’라는 애칭을 얻으며 국내 최고의 로코퀸으로 입지를 다졌다. 그 속에서 공효진은 ‘어떤 캐릭터든 공효진이 맡으면 특별해진다’는 말처럼 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매력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캐릭터 소화력을 뽐내왔다. 이에 대해 공효진은 “사실 저는 제가 맡은 캐릭터가 항상 평범하길 바란다”는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항상 평범하길 바래요. 많은 분들이 ‘공효진은 독특하다’고 생각하시니까, 캐릭터는 평범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사실 제가 맡은 캐릭터들이 늘 평범한 탈을 쓰고 고양이 같은 인물들이에요. 최근 종영한 ‘질투의 화신’ 표나리 같은 경우도 ‘기자님’ 하면서 강아지 같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어느 시점부터는 이화신의 머리 위에 올라가 있잖아요. 남자를 쥐락펴락 하는 법을 아는 것 같아요. 물론 작가님들이 스토리를 써 주시긴 하지만 제가 캐릭터들을 그렇게 변화시키는 것 같아요. 개인줄 알았는데 고양이같은 캐릭터로.(웃음)”

“파스타 때도 제 스스로 ‘서유경 진짜 여우같다’고 생각했었을 정도에요. 어떻게 해서든 자기가 원하는걸 쟁취해 내거든요. 하지만 그 모습을 그려내는데 있어서 작가님들이 명백한 개연성과 이유와 일련의 사건들을 주시니까 그게 무턱대고 그래보이지 않는 운이 따랐던 것 같아요. 항상 제게 ‘그런 캐릭터들을 어떻게 결정하냐’고 말할 때 운이 좋았다고 대답하는 이유가 바로 그거에요”

일련의 작품들을 거치자 ‘공효진이 나오면 믿고 본다’는 시청자들이 생겼을 정도로 공효진이라는 배우가 가진 흥행 파워도 따라왔다.

“드라마는 안정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해요. ‘공블리’ ‘로코퀸’ 이라는 애칭들이 저는 언제나 감사한 말이지만 시청자 분들 입장에서는 이제 지겨우실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덕분에 영화를 선택할 때는 조금 더 자유롭게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 지원군이라고 할 수 있는 팬들, 저를 신뢰하는 관객들을 포섭했으니 이제는 좀 더 용감한 영화, 조금 더 새로운 영화들을 하고 취향을 넓혀나가는 것을 할 나이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저를 지지해주시는 시청자층이라는 관객이 있기 떄문에 더 자유롭게 연기를 하다보니 운이 좋아서 이런 언밸런스한 밸런스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드라마는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영화는 조금 더 과감하게 선택한 캐릭터로요. 제가 드라마를 하지 않고 영화만 했었다면 조금 다른 배우가 되지 않았을까요. 아마 비주류 배우가 됐을 것 같아요”

   
 

이처럼 자신만의 길을 영리하게 걸어가고 있는 배우 공효진이 꿈꾸는 배우로서의 마지막 목표는 무엇일까.

“작품을 볼 때 ‘저 배우가 나오면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배우들이 있어요. 비주얼, 패션, 연기하는 모습, 성향 등 많은 부분에서 신뢰가 가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들은 궁금하고,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저 역시 많은 분들에게 존재 자체가 궁금하고 행보가 궁금한 배우가 되는 것이 마지막 목적이에요”

[스타서울TV 홍혜민 기자/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