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다시 시작해' 박민지 "기분좋은 배우, 롱런하고 싶어요"
[SS인터뷰] '다시 시작해' 박민지 "기분좋은 배우, 롱런하고 싶어요"
  • 승인 2016.11.2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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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민지. 11년 전 ‘중학생 임신’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 영화 ‘제니주노’를 통해 데뷔해 극 중 깜찍당돌한 주인공 ‘제니’역을 맡아 풋풋한 연기를 선보이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스펙트럼을 넓혀왔지만 이렇다 할 대표작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던 중 올해 tvN ‘치즈인더트랩’부터 MBC ‘다시 시작해’까지 연이은 두 작품에서 활약하며 여배우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다시 시작해’는 백화점 판매사원 주인공이 자기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며 자신의 분야에서 일과 사랑을 모두 이뤄내는 ‘알파 신데렐라’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치즈인더트랩' 방영이 끝날 때 쯤 스타서울TV를 찾았던 박민지를 다시 만났다.

데뷔 11년 만에 꿰찬 드라마 첫 주연작이기에 떠나보내기에는 그는 아쉬움이 너무 컸다. “성인이 된 후 처음하는 드라마 주인공이었어요. 적응하는데 어려웠어요. 제가 할 일도 많아서 버거운 시간이시기도 했었어요. 주변의 동료, 선배님들, 감독님의 도움을 받아서 힘내고, 부딪히면서 열심히 배웠어요, 그런 애틋한 작품이 끝나게 되니 아쉬움 마음이 참 많이 들어요. 아직까지 함께하는 기분이기도 한데 아쉽고, 보내주기 싫은 마음도 들어요.”

‘치즈인더트랩’에서는 시원시원하고 솔직한 의리녀 ‘장보라’로 젊은 층의 인기를 끌어 모으더니 ‘다시 시작해’에서는 밝고 꿋꿋한 ‘나영자’로 분해 보다 폭넓은 시청자들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인기실감에 대해 “예전과는 달리 알아보거나 좋아해주시는 팬 분들의 연령이 다양해졌어요. 중반부 이후부터는 실감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쉬는 날이든, 촬영이 있는 날이든 식당 지나갈 때 저희 방송이 틀어진 곳들이 많이 보여 신기했어요.”

지난 5월부터 방영된 이 드라마는 121회를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박민지는 긴 호흡을 이끌어오는 데 함께 한 배우들과 현장의 힘이 컸다고 밝혔다. “드라마를 오래 하다보니깐 선배님들과도 동료들과도 가족같이 다들 잘 지냈어요. 서로가 서로를 굉장히 아껴주고 사랑하는 분위기였어요. 유독 좋은 선배님들, 선생님들 많이 만나서 후배들이 좋았던 것 같아요.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맛있는 거 많이 사주시고. 저희 엄마아빠인 강신일, 김혜옥 선생님은 진짜 엄마아빠같은 마음으로 따뜻하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어려워할 때는 안타까워해주시고 잘하면 대견하게 봐주시고 곁에서 힘을 주고 보듬어 주셨어요. 전노민, 박준금 선배님들도 진짜 선배님처럼 후배들이 배워야할 것들, 알아가야할 것들을 편안하게 잘 챙겨주신 것 같아요.”

   
 

박민지는 이번 작품에서 연령대가 높은 배우들과도 환상적 호흡을 보여줬다. 특히 극 중 악연으로 엮인 전노민과 연기에서 어려움이 없었냐고 묻자 “처음에는 연기할 때 좀 더 수줍은 부분들이 있었어요. 또래들과 할 때보다는 소극적이었던 것 같은데 금방 적응하니 오히려 선생님들과 연기하는 게 편했어요. 워낙 잘해주시고 내공이 많으신 분들이라 제가 부적한 점도 있더라도 잘 받아주셨어요. 훌륭한 연기들을 보고 제가 더 표출할 수 있었어요.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은 환경이었어요. NG는 많이 안 났어요. 바쁜 현장이다 보니 제가 한 번에 마음에 들 정도로 하지 않으면 제가 후회하는 때가 생겨서 유독 집중해서 연기를 했어요. 처음에는 제가 많이 굳어서 모니터링하면서 아쉬움도 많이 느꼈는데 점차 편해지고 녹아들 수 있을 정도가 되니 자연스럽게 됐어요”고 얘기했다.

박민지는 극 중 김정훈(하성재 역)과 강지욱(박선호 분)사이에서 사랑을 받았다. 이에 고우리(이예라 역)에게는 질투를 받아야했다. 그는 세 사람과의 각별한 친분을 드러냈다. “선호는 매사에 정말 열심히 하는 친구에요. 에너지가 많고 본 받을 점이 많은 친구에요. 정훈 오빠같은 경우 인생선배이자 연예계 선배잖아요. 다양한 경력들을 가지고 있어서 여러 가지 면에서 노련한 부분들이 많아서 오빠로서 제가 힘들 때 위로도 많이해주고 조언도 많이해줬어요. 우리언니도 마찬가지예요. 엄청 친해서 미워하는 연기가 집중이 많이 필요할 정도였다. 제가 많이 좋아해요.”

또 작품을 잘 마무리한 데에 대해 뿌듯해하면서도 자신을 향해 채찍질 하는 걸 잊지 않았다. “주인공으로서 전체적인 흐름을 제가 힘 있게 끌고 가는 것이 초반에 부족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 배워야할 것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쉬는 동안도 저희 드라마를 다시 모니터링하고 다시 한 번 생각할 생각이에요. 스스로 많은 각오와 욕심을 가지고 시작했는데도 천진난만한 마음을 가지고 시작한 것 같아요. 주인공 역할이란 게 생각보다 해야할 일, 챙겨야할 일들이 많았어요. 그런 걸 닥치면서 배우다보니깐 현장에 나가 연기하고 체력도 쓰고 하니깐 정신이 없었어요. 부족한 부분을 직접 마주하게 되니깐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럴 때 감독님이 쓴 소리도 많이 해주시고 잘할 땐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해서 작품내내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해요. 굉장히 뿌듯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마칠 수 있어 기뻐요”

   
 

일일드라마라 체력적인 부담도 상당했을 터. 건강한 체력을 자신했던 그도 아픈 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정말 아팠어도 어떻게든 찍었을 거예요”라는 그의 말에서 얼마나 책임감 강한 배우인지를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리허설 때 촬영 장비 선에 걸려서 한 번 크게 넘어질 뻔 했어요. 다행이 다치지 않았어요. 평소에 덜렁거리고 잘 넘어지는데 이번에는 맘대로 다칠 수가 없었어요. ‘나만의 몸이 아니구나’라고 느꼈어요. 너무 많이들 걱정을 해주셨다.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촬영 막판에는 급성 장염이 왔어요. 인생에서 꼽을 정도로 아팠어요. 다행히 촬영 분이 얼마 되지 않아 빨리 찍고 쉴 수 있었어요. 제가 감기도 안 걸리고 체력에 자신이 있어서 무사히 끝나면 좋겠다했는데 조금 아파서 아쉽기 했어요. 정말 아팠어도 어떻게든 찍었을 거예요. 책임감이 이번 드라마에서 많이 느꼈어요”

작품과 캐릭터를 통해 배우 박민지도 함께 성장했다. “‘영자’라는 친구와 함께 제가 성장할 수 있게 해줬어요. 몰랐던 것도 많이 알게 되고 많은 사랑도 받게해 줘서 잊지 못할 작품이에요. 좋은 인연들 많이 만들어주고. 저에겐 드라마 첫 주인공인 작품이니깐 많이 애틋해요. 영자는 저보다 훨씬 더 속 깊고 의젓한 친구예요. 자기가 아무리 아프고 힘든 상황이 있어도 다른 사람과 부모님 걱정하는 게 저보다 효녀라고 생각이 들어요. 저는 꼼꼼하기도 한데 허술한 부분이 많아요. 잘 까먹고 잘 부딪히고. 드라마 시작 전 보다는 차분해지고 성숙해진 느낌이에요. 그전에는 왈가닥하고 만약 천진난만 구석도 있었는데 조금 더 어른스러워졌다 할까. 똑 부러지고 심성이 깊은 거 닮고 싶어요”

데뷔 이래 큰 공백 기간 없이 꾸준히 얼굴을 비춰온 박민지는 다작배우다. 하지만 그는 신인의 마음가짐을 내비쳤다. “연기는 많이 모자라다고 생각해요. 하면할수록 어렵다고 생각이 들어요. 더 많이 배워야 해요.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선생님들처럼 오래오래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존경할만한 선생님들 보면서 옆에서 많이 배웠고 신인이라든지 저희 젊은 연기자들보다도 못지않은 열정을 많이 갖고 계시더라고요. 굉장히 감명 받았어요. 경지에 오른 입장에 계셔도 저희마저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 정도로 열정이 뜨거우시고 아직도 어렵다면서 노력을 하고 계셔요. 꾸준한 열정과 성실함이 있어야 실력이 갖춰질 수 있는 거고 저렇게 해야 오래할 수 있겠지 생각이 들어서 선생님들처럼 열심히 잘하는 배우가 되어 롱런하고 싶어요”

   
 

이어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묻자 “기분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한 사람을 볼 때 기분이 좋으려면 단순한 것 같지만 여러 가지 요소가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배우를 볼 때 기분이 좋다는 건 기본적으로 연기력에서 신뢰를 줘야될 것 같아요. 연기력이 어디에 누가 되지 않고 작품을 통해 잘 쌓아가야 할 것 같아요. 사람 자체가 좋아야지 그 사람한테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고 호감을 가질 수 있지 않냐. 박민지란 인간 자체가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기운을 가진 사람이 되야할 것 같아요. 연기력에서도, 내면적으로도 많이 가꿔야하는 것 같아요. 많은 숙제들이 따라요. 기분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28살의 끝자락을 보내고 있는 박민지. 자신을 향한 사랑과 응원 덕분에 2016년은 스스로에게도 만족스러운 한 해였다고. 그는 연기로 보답할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며 차기작 행보를 기대케 했다. “20대 초반, 중반과 지금 저의 모습은 각자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다사다난한 일들이 많았고, 그런 시간들을 지나오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지금의 저가 됐다고 생각해요. 올해 꽉꽉 채워서 잘 보낸 거 같아요. 지금의 제가 마음에 들어요.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 얘기하기도 어렵지만 그만큼 스스로 만족하고 아끼고 좋아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된 데는 그동안 저를 많이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이 마음 가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마음쓰고 그 에너지를 연기에 붓고 더 멋진 30대가 되고 싶어요”

[스타서울TV 조인경 기자 / 사진 = 열음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