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질투의 화신’ 서지혜 "망가지는 연기? 재밌게 할 수 있다"
[SS인터뷰] ‘질투의 화신’ 서지혜 "망가지는 연기? 재밌게 할 수 있다"
  • 승인 2016.11.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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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지혜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SBS ‘질투의 화신’(연출 박신우|극본 서숙향)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서지혜는 뜻밖의 모습이었다. 도도하고 차가울 것 같은 여배우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밝고, 솔직하고 친근한 사람 그 자체였다.

‘질투의 화신’은 질투라곤 몰랐던 마초 기자와 재벌남이 생계형 기상캐스터를 만나 질투로 스타일 망가져 가며 애정을 구걸하는 양다리 로맨스다. 서지혜는 극 중 보도국 앵커 출신인 청와대 홍보수석의 딸로 실력에 인맥까지 더해진 아나운서 ‘홍혜원’으로 분해 기존 아나운서들의 이미지와 다른 거침없는 매력을 발산해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캐릭터와 싱크로율에 대해 “작가님과 얘기하면서 제 성격을 반영한 캐릭터가 나와야 했어요. ‘홍혜원’이란 인물을 만들기 위해 저의 모습도 들어가야하니깐 약 70~80%로 비슷한 것 같아요. 저의 성격과 제일 닮아있는 캐릭터에요.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이면서 저랑 제일 비슷한 캐릭터를 보여준 것 같아요. 저를 제일 극대화 시키는 캐릭터였지 않았나”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 성격에 대해선 “단아한 스타일은 아니에요”라고 웃음보를 터트리더니 “털털해요. 보통 저를 보시는 분들이 여성스럽고, 뜨개질할 것 같고, 그런 느낌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저는 집안일도 잘 못하고 요리도 못해요”라고 말했다.

서지혜는 이번 작품에서 메인뉴스 앵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관심있는 남자이자 비즈니스 파트너인 이화신(조정석 분)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하는가하면, 찰진 욕설연기까지 마다하지 않는 ‘센 언니’ 모습을 보여주며 기존과는 다른 색다른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욕지혜’라는 별칭이 붙기도.

그는 캐릭터 탄생 비화에 대해 “서숙향 작가님과 만남에서 ‘욕 좀 할 줄 아느냐’고 물으시더라. ‘안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라고 답하니 그 자리에서 캐릭터를 바로 만들었어요. ‘이화신’한테 뻔하게 접근하는 게 아니라 ‘이화신’을’제압하기 위한 센 성격을 살리려고 했었어요. 욕도 캐릭터의 면 중 하나였어요. 처음에는 제가 욕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걱정 반 설렘 반이었는데 감독님이 영화 ‘써니’ 장면을 보여주면서 포인트를 잘 잡아주셔서 저는 재밌게 촬영을 했어요. 배우 박진주씨에게도 한번만 보여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라고 얘기했다.

2002년에 데뷔한 서지혜는 그동안 캐릭터의 변화를 꾸준히 꾀해왔다. 하지만 참하고 단아한 이미지가 각인된 탓에 작품 선택의 폭이 좁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드라마 스토리 위주로 선택하다보니 자연스레 임하게 된 것 같아요. 워낙 그런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 역할들만 들어온 것 같아요. 한 가지 이미지 국한되어 있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드라마 특성상 그런 비슷한 캐릭터를 맡게 됐어요. 드라마 ‘펀치’(2014) 전에는 밝고 따뜻한 느낌이었다면 ‘펀지’때부턴 차갑고 도시적인 이미지로 바뀐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기존 이미지와 정반대인 망가지는 캐릭터를 도전해보고 싶냐는 질문에는 “부담감은 없어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부담스러워서 안했던 건 아니었어요”라고 말해 또 다른 기대감을 높였다.

14년 차 배우인 서지혜는 다수의 작품에서 주연, 조연 등 가리지 않고 매 작품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런 그도 배우의 길을 걸어오면서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을 터. 당시를 회상하며 진솔하게 심경을 고백했다.

“주변에서 ‘떠야되는 거 아니냐’라고 해서 부담도 느꼈어요. 연기를 그만둬야겠다는 시기도 있었구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한 건데 뭐에 쫓겨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를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2년 정도 쉬었어요. 그렇게 일상생활 하면서 슬럼프도 겪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니 연기를 다시 하고싶은 에너지가 생기더라구요. 그러면서 많이 내려놓았어요.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하다보면 잘되겠지’하면서 꾸준히 지금까지 달려온 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지금 좋은 결과물이 오지 않았나. 현재도 감사드리고 행복한 일이지만 제 스스로 다시 절제하고 있어요. 한 작품, 내가 할 일 끝냈고 다음 할 일 준비하자라며 마음을 잡고 있어요”

이어 인생작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는 “인생작이란 게 배우라고 치명적인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형화시켜버리면 깨기가 힘들어질 것 같아요. 저는 매작품마다 인생작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이 작품에서 열심히 했으니깐’라고 생각하며 작품은 저만의 ‘상’이다. 저는 이 작품하고 연기가 끝날게 아니니깐. 앞으로 한 작품 한 작품마다 임하는 자세가 될 것 같아요”라며 연기갈증을 드러냈다.

   
 

서지혜는 올해 열일해 온 배우 중 하나다.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에 이어 ‘질투의 화신’까지 호평을 받으며 잘 마무리했다. 전작 ‘그래, 그런거야’에서는 김수현 작가와, 최근 ‘질투의 화신’에 서숙향 작가와 호흡을 맞췄다. 특히나 장르 대가로 평가받는 김수현·서숙향 두 작가의 작품에 출연한다는 것은 배우로서 뜻 깊은 일이다.

그는 “김수현 작가님이 무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함께해보니 소문이 와전됐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한테 김수현 작가님과 함께 작품할 수 있다는 거 자체만으로 영광이었어요. 연기에 대해서 정확하게 코멘트를 해주시니 도움이 많이 됐다. 칭찬하실 땐 칭찬도 많이 해주셔서 오히려 사기를 돋게 해주셨다. 시청률이나 작품의 흥행보다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으로 인해 많은 걸 깨달았다. 그 힘을 가지고 ‘질투의 화신’에 합류해서 시너지 효과가 났어요. 서숙향 작가님은 실제 배우의 성격을 캐릭터에 많이 녹여 주시는 분이다.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이면서 저랑 제일 비슷한 캐릭터를 보여준 것 같아요. 저를 제일 극대화 시키는 캐릭터였지 않았나. 이런 세심한 배려 덕에 많은 시청자께 사랑받은 것 같다”라며 두 작가에게 고마움을 드러내며 공을 돌렸다.

   
 

끝으로 서지혜는 연기 내공만큼이나 성숙한 배우관을 전했다. “배우생활하면서 30대 접어들면서도 배우로서 욕심들이 많이 생겼어요. 이렇게 1년 동안 달려온 것도 그런 욕심 때문에 한 해를 뿌듯하게 보낸 것 같아요. 매 작품에서 내가 잘 하는 게,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꾸준함의 대명사, 꾸준히 한 단계씩 커리어를 쌓으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요”

‘질투의 화신’ 마지막방송에서는 이화신과 표나리(공효진 분)가 결혼식을 올리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서지혜의 마지막 모습은 이들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며 쿨한 모습으로 끝나 여운을 남겼다. 마지막 촬영을 하면서 결혼하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차분한 어조로 “재밌는 결혼식은 하고 싶다는 생각했어요. 결혼은 차근차근 생각하고 싶어요. 일 욕심을 조금 더 많아졌기 때문에. 아직은 일을 더 할 것 같아요”라고 열연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어떤 빛을 쏘는 스펙트럼을 만들어 갈지 차기작이 기대되는 배우다.

[스타서울TV 조인경 기자 / 사진 =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