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형’ 도경수 “연기하며 행복 느껴요”…긍정이 체질인 ‘열정 배우’
[SS인터뷰] ‘형’ 도경수 “연기하며 행복 느껴요”…긍정이 체질인 ‘열정 배우’
  • 승인 2016.11.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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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 인터뷰

그룹 활동과 연기 활동을 병행하는 아이돌에게는 ‘연기돌’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연기돌은 까다로운 대중의 편견을 극복해야하는 태생적 숙명을 지닌다. 그런 점에서 도경수는 힘겨운 허들을 넘어선 대표적인 연기돌 중 한 명이다.

올해 초 개봉한 ‘순정’에 이어 두 번째로 도경수를 만났다. 그는 여전히 예의바른 청년이었고 건강한 눈빛을 지니고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초롱초롱한 눈빛과 그의 표정에 여유가 서려있다는 점이다. 배우로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의 재미를 느껴가는 지금 도경수는 누구보다 긍정이 체질인 배우처럼 보였다.

도경수는 조정석와 함께한 영화 ‘형’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23일 전야 개봉하는 영화 ‘형’(감독 권수경)은 사기전과 10범 형 고두식(조정석 분)과 국가대표 동생 고두영(도경수 분)의 기막힌 동거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같이 웃고 울면서 진짜 재미있게 봤는데 1년 전에 찍은 작품이라서 그런지 아쉬운 점은 있어요. 영화 ‘신과 함께’와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을 찍고 ‘형’을 촬영했다면 좀 더 표현을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있어요. 영화를 찍으면서 조정석 형한테 ‘속으로는 감정을 다 이해하겠는데 막상 스크린을 통해서 보면 표현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라고 고민을 털어놨는데 형이 지금이 수치로 2라면 5에서 7정도로 표현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디테일한 표정변화나 톤 같은 부분이 지금 생각하면 아쉽네요.”

   
 

‘형’에서 고두영은 유도 유망주에서 하루아침에 시각장애인이 되어 버린 인물이다. 그간 주로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해온 도경수는 새로운 모습과 함께 희망을 전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작품을 선택했다. 도경수는 시각장애인을 표현하기 위해 영화 속에서 눈을 거의 깜빡이지 않는다. 눈을 자주 깜빡거린다면 시선이 뺏길 거라는 판단에 최대한 자제했다. 시각장애인의 심정과 행동을 공감하기 위해 체험장에도 다녀왔다.

“시각장애인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제 나름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두영이 겪어온 일들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는데 감정 표현이 어려웠어요. 어떻게 공감을 전하고 보시는 분들께 용기를 드릴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영화 속에서 두영이 극복하고 변하는 과정을 통해 이를 전달하고자 했어요.”

‘형’은 웃음과 눈물을 통해 따뜻한 형제와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영화다. 도경수가 연기한 고두영이라는 인물은 유망한 국가대표 유도선수에서 하루아침에 시력을 잃고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지만 형을 만나 점차 희망을 찾는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 도경수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두영은 형을 만나고 점차 밝아지는데 제가 실제로 3살 터울의 친형이 있어서 형제만이 느낄 수 있는 형제애를 많이 생각했어요. 그리고 형을 만나기 전 닫혀 있는 모습은 제 예전 모습을 떠올렸어요. 과거에는 사람을 경계하고 벽을 치는 성격이었어요. 지금은 물론 나아졌어요.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요. 원래 속 이야기를 안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열린 것 같아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인상 깊은 연기를 남긴 도경수는 작품을 통해 조인성과 절친한 사이가 됐다. 이외에도 송중기, 이광수, 김우빈 등 다양한 선배 배우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도경수는 이제 조정석이라는 든든한 형도 얻었다.

“일단 조인성 선배는 정말 친형 같은 존재예요. 인성이 형의 진심어린 태도와 광수 형의 까불까불한 모습이 합쳐지면 영화 속 두식과 비슷한 것 같아요. 형들에게 에너지를 많이 받아요. 일단 저보다 어른이면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정석이 형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됐어요. 정석이 형이 ‘그냥 네가 가진 감성 그대로 표현한다면 보는 분들이 자연스레 공감할 수 있을 거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이번에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에서 밝은 역을 맡았는데 찍으면서 정석이 형 생각이 많이 났어요. 평소 저는 애교가 많은 성격이 아니라 표현하기 힘들었는데 진짜 재미있었어요. ‘밝은 에너지가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 자신이 행복해지니 앞으로 밝은 역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영화를 보면 어느 순간 도경수와 조정석이 친형제처럼 닮아 보인다. 그만큼 둘의 연기 호흡이 뛰어났다는 방증일 것이다. 몰아치는 조정석의 코믹연기에 도경수는 웃음을 참지 못했고 눈물 역시 마찬가지였다. 둘은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형제 같은 친근함을 느끼며 ‘케미’를 예고했다.

“정석이 형과 연기하면서 진짜 2년 치는 다 웃은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 정말 친형처럼 느껴졌어요. 그래서 슬픈 장면에서도 감정이 잘 전달돼 너무 슬펐어요. 이목구비 자체는 닮지 않았는데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둘 다 집에서는 막내라서 그런지 살아온 느낌이 비슷한 것 같아요. 처음 볼 때부터 거리감이 아예 없이 익숙했어요. 원래 제가 팬이었고 형도 저를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오래 알아온 느낌이었고 이후로도 친형제로 느껴졌어요.”

   
 

엑소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는 최정상 그룹이다. 수 만명이 지켜보는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어딜 가도 팬들의 환호를 받는다. 도경수는 분명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고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지만 아직은 신인에 가깝다.

“마음가짐은 같아요. 항상 ‘열심히 하자’라는 마음을 지니고 있어요. 다만 느끼는 점이 달라요. 그룹 활동은 무대에서 함께 춤추고 놀고 즐기면서 행복함을 느낀다면 연기는 평소에는 나오지 않는 큰 감정들을 억누르지 않고 표현하고 간접 경험하는 데서 행복함을 느껴요. 평소에는 펑펑 울어본 적이 없는데 연기를 통해 그런 모습을 보니 스스로 낯설었어요. 자랑은 아니지만 이번에 제가 연기한 장면을 보면서 같이 울었어요. 진짜 슬펐어요. 감정이 전달되는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그래서 실제 관객들의 반응이 정말 궁금해요. 이번에 영화가 개봉하면 일반 관객들이 있는 극장 맨 뒷자리에 몰래 들어가서 반응을 살펴보고 싶어요. 함께 웃고 울면 진짜 행복할 것 같아요.”

도경수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연기의 희열을 처음 느꼈다. 그동안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무의식에서 나오는 경험을 한 후 평생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크린에는 ‘배우 도경수’가 무대 위에는 그룹 엑소(EXO)의 ‘디오’가 있다. 차근차근 계단을 오르듯 성장한 도경수에게 이제 ‘연기돌’이라는 수식어보다는 ‘배우’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목표가 있어요. 관객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100%는 아니더라도 영화를 보고 가시는 분들에게 제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받은 감정을 함께 느끼게 해드리고 싶어요. 훌륭한 배우 선배님들에게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잖아요. 저 역시 그런 수식어를 가질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에요.”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