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노인과바다' 낮잠 자는 남편 옆에서 바가지, "자든지 나가서 일하든지"
'인간극장-노인과바다' 낮잠 자는 남편 옆에서 바가지, "자든지 나가서 일하든지"
  • 승인 2016.10.1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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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자는 남편 옆에서 바가지를 긁는 아내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18일 방송된 KBS1 '인간극장-노인과 바다 그 후' 편에서 어부 유동진(71)씨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난 2015년 1월 혼자만의 힘으로 목선을 만들어 왔던 동진 씨가 손수 지은 배를 이제 바다에 띄웠다. 화수부두에 인천 시장을 비롯 각계각층 많은 사람들이 배를 보기 위해 몰려 들었다. 고사를 지내고 사람들의 손인사 속에 배가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웬걸. 배가 제대로 가지도 못하더니 결국 회항했다. 조타기 부분이 고장 나서 다시 돌아와야 하는 것. 강영자(65)씨는 제작진이 어찌된 일인지 묻자 "부품만 바꿔 끼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편이 하면 다 잘된다. 뭐든지 남편이 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남편을 추켜세웠다.

드디어 배가 부두에 정박하고 동진 씨는 배를 살폈다. 부품이 잘못 끼어져 있는 것을 알고 갈아 끼우겠다고 나섰다. 다시 부품을 사와야 할 정도로 귀찮은 일.

첫 출항이라 삼겹살까지 준비한 영자 씨는 밥을 먹고 일을 하기로 결심, 삼겹살을 굽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다시 힘을 냈고 동진 씨는 부품을 사러 갔다 왔다.

6년간 돈을 벌지 못했기 때문에 한 푼이라도 아쉬운 상황. 동진 씨는 택시비를 깎고 부품비를 깎아가며 다시 돌아왔다. 이제 다시 배에 부품을 갈아끼우고 바다로 나가야 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동진 씨에게 졸음이 밀려왔다. 동진 씨는 "괜히 걸어갔다왔다. 사람은 쉬면서 일해야 한다"고 낮잠잘 채비를 했다. 영자 씨는 "배 고치고 자라고해"라며 제작진에게 잔소리를 하며 속상해했다.

남편이 신문지를 깔고 드러눕자 영자씨는 머리를 싸맸다. 이어 몰래 남편을 때리는 흉내를 냈다. 그녀는 "말도 징그럽게 안 들어"라고 잔소리를 했고 동진 씨는 "일 다하고 바다에 나가니까 너무 좋아서 '야호'하는 거다. 바다에서 꽃게 잡고 돈 건지러 갈 거니까 야호 하고 좋다고 하는 소리다"라고 했다.

그러나 머리를 싸매고 있는 영자 씨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 "시끄러워. 잠을 자든지 나가서 일을 하든지 하라"고 화를 내 웃음을 자아냈다.

배를 만들고, 고치며 올인하는 남편 옆에서 때로는 응원하고, 때로는 화를 내는 아내 영자 씨의 모습 역시 훈훈함을 자아낸다. 결국 남편은 그대로 곯아떨어졌고 아내는 그런 남편의 다리를 주무르며 진정한 부부애를 느끼게 했다.

[스타서울TV 김혜정 기자/사진=KBS1 '인간극장-노인과 바다 그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