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규시즌 우승, 1995년 이후 21년 만.. 김재호 "결과로 보여주는 게 우리의 루틴" 유희관·니퍼트 소감은?
두산 정규시즌 우승, 1995년 이후 21년 만.. 김재호 "결과로 보여주는 게 우리의 루틴" 유희관·니퍼트 소감은?
  • 승인 2016.09.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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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정규리그 우승/사진=뉴시스

두산 베어스가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1995년 이후 21년 만이다.

두산은 2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장원준의 호투와 6회 터진 오재일의 역전 투런포에 힘입어 9-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9연승, 홈경기 5연승을 달리며 시즌 90승(46패1무) 고지를 밟은 두산은 남은 7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두산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95년 이후 21년만이다. 

두산은 1989년 단일시즌제(1982~1988년 전후기 및 1999~2000년 양대리그 제외)가 도입된 이후 1995년에 이어 통산 두 번째로 정규시즌 패권을 가져갔다. 두산의 전신 OB 베어스가 원년인 1982년 전기리그에서 정상에 선 바 있다. 

남은 7경기에서 2승을 추가하면 두산은 2000년 현대 유니콘스가 세운 한 시즌 최다승(91승)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2014년 10월 두산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은 부임 첫 해인 지난해 두산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데 이어 올해 정규리그 우승까지 일궜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두산은 플레이오프 통과팀과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두산의 왼손 선발 투수 장원준은 6이닝 동안 8피안타 1실점으로 쾌투를 펼쳐 팀의 정규리그 우승 확정에 앞장섰다. 

장원준은 이날 호투로 시즌 15승(6패) 고지를 밟았다.

더스틴 니퍼트(21승), 마이클 보우덴(17승), 유희관(15승)에 이어 장원준도 시즌 15승째를 따내면서 두산은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15승 이상 투수 4명을 배출한 구단이 됐다.

1982년 삼성 라이온즈(권영호·황규봉·이선희 15승), 1994년 LG 트윈스(이상훈 18승·김태원 16승·정삼흠 15승), 2000년 현대 유니콘스(김수경·임선동·정민태 18승)가 15승 이상 투수 3명을 배출한 적이 있지만, 4명이나 배출한 적은 없었다.

장원준이 15승을 달성하면서 올 시즌 74승의 선발승을 기록하게 된 두산은 2000년 현대가 세운 한 시즌 최다 선발승 기록(74승)에 타이를 이뤘다.

3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재일이 0-1로 뒤진 6회말 역전 투런포를 때려내면서 타선을 이끌었다. 리드오프 박건우가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두산 베어스의 '주장' 김재호(31)는 동료들에게 정규리그 우승에 대한 공을 돌렸다.

주장으로서 선수단의 단합을 이끈 김재호는 두산이 우승을 확정한 뒤 "21년만에 우승을 일구게 돼 영광스럽다"며 "생각지도 못한 결과다. 부담이 많았는데 결과가 좋아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재호는 두산이 정규리그 제패까지 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선발투수진을 꼽았다.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두산 선발투수진은 팀의 90승 가운데 68승을 합작하면서 '판타스틱4'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재호는 "예전부터 두산이 항상 4강에 들 수 있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면서 우승을 위해 부족한 부분은 선발투수라고 했다"며 "올해에는 그 부분을 투수들이 잘 메워줘서 4강이 아닌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선발투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재호는 "아무래도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고비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고비가 오더라"며 "연패에 빠질 때 주장으로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주장으로서 힘든 점을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동료를 믿고 뛰어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재호는 한국시리즈 2연패에 대한 각오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한국시리즈까지 공백기가 있어 컨디션 관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다 필요없다"며 "결과로 보여주겠다. 그러면 그것이 우리의 루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김재호는 "투수 쪽에서는 딱히 대비할 것이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다들 잘 해줬다"며 "한국시리즈에서는 큰 경기다보니 홈런이나 이런 부분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야수 쪽에서 개인적인 욕심보다 팀을 위한 희생을 강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15승을 수확하며 두산의 우승에 큰 힘을 더한 왼손 선발 투수 유희관(30)은 "한국시리즈는 또 다르다. 잘 준비해서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5)도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도 남아있다"며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위해 '주장' 김재호(31)는 야수진의 '희생정신'을 강조할 생각이다.

김재호는 "투수 쪽에서는 딱히 대비할 것이 없을 것 같다. 시즌 내내 잘해줬고 생각 이상으로 좋은 결과를 내줬다"며 "한국시리즈는 큰 경기다보니 홈런이나 이런 부분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야수 쪽에서는 개인적인 욕심보다 팀을 위한 희생정신을 강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불안한 요소는 많이 사라졌다고 말한 유희관은 "올 시즌 선발투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다보니 불펜이 약해보였다. 하지만 홍상삼, 이용찬이 군 제대를 했고, (정)재훈 형도 부상에서 돌아올 것 같다. 불안한 요소는 사라졌다"며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은 경기에서 다치는 사람이 없고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산이 긴 공백을 가진 뒤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경험을 하는 것은 선수들 모두 처음이다.

김재호는 "컨디션 관리에 신경써야한다고 하지만 다 필요없다. 결과로 보여주겠다"며 "그것이 우리의 루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희관은 "코칭스태프가 짜주는 일정대로 훈련하면 된다. 144경기를 치르며 지쳤을텐데 체력을 비축하면 오히려 한국시리즈에서 강력한 힘을 쏟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니퍼트도 "컨디션 조절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쉬는 것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