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밀정’ 공유에게 둘러진 흥행의 아우라…“연말로 갈수록 더 좋다고”
[SS인터뷰] ‘밀정’ 공유에게 둘러진 흥행의 아우라…“연말로 갈수록 더 좋다고”
  • 승인 2016.09.0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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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에게서 지난해 영화 ‘베테랑’, ‘사도’,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로 최고의 한해를 보냈던 유아인의 기운이 느껴진다. 지난 7월 개봉한 ‘부산행’이 올해 첫 천만 영화를 기록한 것에 이어 ‘밀정’이 개봉 첫날부터 압도적인 점유율로 흥행을 예고했다. 연말에는 드라마 ‘도깨비’로 화려한 한해를 마무리 한다.

영화 ‘밀정’은 1920년대 말,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의 네 번째 만남이자 천만 배우 공유의 연이은 작품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밀정’에서 공유는 경성과 상해를 오가며 의열단 활동의 최전선에 서있는 새로운 리더 김우진을 연기했다. 영화에서 공유는 냉철한 카리스마로 의열단을 이끌고 대의를 위해 송강호를 끊임없이 뒤흔들고 회유한다. 국내 개봉에 앞서 ‘밀정’은 제73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완성된 영화를 처음 보고 해외에서도 평이 좋을 거라 예상했어요. 비슷한 시대적 배경을 둔 작품이 많았지만 그 안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관객 입장에서도 좋았어요. 감독님이 워낙 비주얼에 대한 조예가 깊은 건 알지만 ‘밀정’은 특히 대서사시가 2시간 20분 동안 펼쳐졌을 때 장면 하나하나가 잔상에 남았어요. 그런 부분이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거라 생각했어요. 모든 멋에는 의미가 있고 그런 디테일한 부분이 큰 결과를 낸다고 생각해요.”

   
 

시나리오를 계속해서 고치고 현장에서도 수정을 반복하는 김지운 감독의 스타일에 공유는 한동안 애를 먹었지만 덕분에 2시간 2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몰입도 있게 이끌 수 있었다. 감독과 배우들은 불필요한 상업적 스킬을 배제하고 큰 그림을 그려갔다.

“실제 캐스팅된 배우를 만나고 이야기도 나누고 술자리도 하면서 중간에 더 만들어지는 게 있어요. 캐릭터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부분들이 감독님이 배우에게 받은 영감을 기반으로 덧붙이고 채워가는 게 있더라고요. 배우로서는 힘들 때가 있어요. 미리 준비를 하고 가는데 조금씩 바뀌면 사실 작은 게 아니잖아요. 사소한 차이로 감정이 달라질 수 있으니 크게 느껴지죠. 사실 처음 시나리오에는 연계순(한지민 분)과 관계가 더 많았어요. 수정되면서 빠져나간 것도 있고 현장에서 없어진 부분도 있어요. 원래 초반 시나리오에는 키스신도 있었어요. 하지만 긴박한 기차 안에서 CF 찍을 필요는 없잖아요. 다들 애정신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일치해 빠지게 됐죠.”

영화에서 공유는 끊임없이 송강호를 괴롭혀야 했다. 감정을 속였다가 갑작스레 본심을 꺼내 그를 당황스럽게 하고 때로는 감정에 호소하며 회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송강호와 공유의 첫 만남은 둘의 관계에 있어 무게 추를 잡는 중요한 신이었다. 첫 만남에서 둘은 서로의 본심을 속이고 겉으로는 웃으며 술을 마시고 호형호제한다. 팽팽한 쇼잉(showing)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공유는 절대 송강호의 기에 눌려선 안됐다. 그래서 공유는 해당 장면을 촬영하며 영화를 통틀어 가장 많은 부담감을 느꼈다.

“영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압박감을 많이 느낀 장면이에요. 이정출과 김우진의 첫 만남에서 김우진이 절대 밀리지 않아야 하고 그런 구도를 관객들에게 심어줘야 하는데 연기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어요. 송강호 선배님과 호흡을 길게 한 첫 신이었고 대사도 많았어요. 초반에 이 신을 잘 넘기지 못하면 뒤에서 무너질 거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김우진이 정채산(이병헌 분)과 이정출의 만남을 주도하고 낚시를 한 후에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어요. 대사도 굉장히 길었고 감정적으로 어려웠어요. 겨우 마치고 감독님께 ‘거의 비슷해. 거의 올라왔어’라는 나름의 최고의 칭찬을 받았는데 그 장면은 편집됐더라고요(웃음).”

이정출을 끊임없이 회유하고 뒤흔들고 관찰하는 김우진을 연기하며 압박을 느껴오던 공유는 이정출, 김우진, 정채산이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중요한 장면에서는 오히려 즐길 수 있었다. 셋의 첫 만남에서 김우진은 만남을 성사시키고 이정출을 관망하는 입장이다. 극 중 김우진이 그러하듯 공유도 송강호와 이병헌의 연기를 후배 입장에서 즐겼다. 특히 김우진의 페르소나인 이병헌과 송강호는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후 오랜만에 조우해 당시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부럽죠. 오랫동안 영화계에서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는 배우와 감독이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찾아가는 일은 멋진 것 같아요. 영화를 작업하면서 서로 인간적인 실망을 할 수도 있는 건데 계속해서 기대에 부응하고 함께 한계를 넘는 건 쉽지 않죠. 배우가 감독님의 뮤즈나 페르소나가 될 수 있는 건 멋진 일 같아요. 난 연상호 감독인가(웃음).”

   
 

올해 공유가 나오는 영화가 세편이 개봉했다. 그리고 연말에는 tvN드라마 ‘도깨비’로 안방극장을 공략한다. 데뷔 이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공유는 “매니저나 스타일리스트가 용한 곳에 가서 점을 봤다”며 “다들 연말로 갈수록 운이 좋다고 했다”고 말했다. 자신은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지만 그의 표정은 밝았다. 기분 좋은 기운이 그에게서 계속 흘러나오는 것을 보니 점괘가 맞을 것 같다. 이제 드라마를 준비하는 공유는 그동안 기다려주고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건넸다.

“드라마 ‘도깨비’를 준비 중인데 아직 어색해요. 얼마 전에 첫 리딩을 했는데 어떤 작품보다 어려운 작품이 될 것 같아요. SF판타지 드라마라서 CG도 들어가고 톤이 아직 안 잡혀서 숙제가 많이 남아있죠. 팬들이 좋아하는 걸 보면 좋아요. 팬 카페를 자주는 아니지만 소통할 때 최대한 글도 읽으려고 해요. 기다려 주신 것도 고맙고요. 사실 팬들은 제가 잘되는 드라마, 히트작을 원하는 게 아니라 드라마라는 장르에서 저를 보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아요. 영화보다 쉽게 접할 수 있고 자주 볼 수 있잖아요. 힘들게 선택했지만 팬들이 좋아해주시니까 저에게 응원이 되고 힘이 돼요. 기회가 왔으니 제가 오롯이 가져야할 부담감을 털어가며 나아가야죠.”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