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은교·치인트, 그리고 계춘할망…김고은 20대 청춘 빛깔은?
[SS인터뷰] 은교·치인트, 그리고 계춘할망…김고은 20대 청춘 빛깔은?
  • 승인 2016.05.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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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인더트랩’ 홍설의 길고 풍성했던 웨이브 헤어를 싹둑 잘라내고 귀 옆으로 싹 붙여 올린 숏컷으로 변신한 김고은은 시원하게 잘라낸 머리카락 만큼이나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작품 활동 없이 온전한 휴식기를 가지고 있다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보이는 김고은에게서 ‘은교’도 ‘혜지’도 아닌 ‘20대 청춘 김고은’을 엿볼 수 있었다.

“영화 ‘계춘할망’ 촬영을 끝내고 첫 완성본을 봤을 때 정말 엉엉 울었었어요. 제가 나온 영화를 보고 운 게 처음이라 이를 꽉 깨물고 참았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울음이 터지더라고요”

실제로도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김고은에게 ‘할머니’라는 존재는 더욱 특별하다. 그래서인지 김고은은 언론 시사회 당시에도 “이번 영화는 꼭 할머니께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 할머니 역을 맡았던 윤여정 역시 김고은에게는 특별했다. 특히 김고은은 마지막 촬영 당시 윤여정의 배려에 감동했던 사연을 털어놓으며 윤여정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부터 감독님과 마지막 신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었어요. 그만큼 감정표현이 중요하게 생각됐던 부분이었는데, 윤여정 선생님께서 먼저 촬영을 하시겠다고 말씀을 해 주셨어요. 배우라면 아마 다 알겠지만 상대 배우가 중요한 감정 신을 촬영할 때 상대방이 연기를 어떻게 했는지가 없는 상태에서 연기를 하기가 참 어렵거든요. 또 재 촬영을 할때 다시 감정을 잡기도 힘들고 그런 점들이 있는데 먼저 배려를 해주시니까 너무 감사함이 컸었어요. 원래 표현을 잘 못하는 성격인데 그 때 만큼은 너무 감사해서 정말 표현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러고도 감사함이 표현이 다 안돼서 문자도 보내고 그랬었죠”

   
 

‘계춘할망’ 촬영이 모두 끝나고 뒤풀이를 할 때 윤여정이 김고은에게 남겼던 칭찬도 김고은에게는 잊을 수 없이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고 김고은은 회상했다.

“뒤풀이를 마치고 차에 타시기 직전에 저를 보면서 ‘고은아 너도 고생 많았고, 그래 굿 잡이었어. 영화가 어떻게 될 진 모르지만 너랑 나랑 최선을 다했고 굿 잡이었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게 너무 감격스러워서 선배님이 가시고 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방금 들었어?’라며 기뻐했었어요”

앞서 윤여정은 김고은에 대해 ‘처음부터 너무 살가운 척 하며 다가오지 않고 쭈뼛거리며 다가오는 그 모습이 좋았다’고 김고은의 성격을 칭찬하기도 했다. 김고은 역시 평소 낯을 가리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언급했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처음에는 굉장히 조심스러워요. 서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친근한 척 다가가는 게 오히려 저를 꾸미는 것 같아서요. 그렇게 두 세번 정도 만나면 그 때부턴 확 친근감을 느끼는 스타일이에요”

   
 

유난히 김고은은 또래 배우들보다 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작업이 잦다. 전도연, 윤여정, 박해일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으련만 김고은은 선배 배우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얼굴에 화색을 띠웠다.

“선배님들이랑 함께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영광이죠. 배울점이요? 같이 현장에서 숨 쉬는 것 만으로도 배우는 거에요. 지금까지 선배님들이랑 함께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복인 것 같고, 사실 저에게는 선배님들과의 연기가 간절하기도 했었고요”

2012년 영화 ‘은교’로 혜성같이 등장해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김고은, 아직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은교의 잔상이 때로는 부담스럽지 않은지 물었다.

“아뇨, 한 번도 꼬리표라고 생각해 본적 없고 너무 감사한 대표작이라고 생각해요. 대표작이 있다는 거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이 배우에 대한 작품이 거론 되는 것은 되게 영광스러운 것 같아요. 또 이후에 제가 출연한 다른 작품이 좋다면 그 다음 작품으로 기억해 주실 수도 있겠죠?”

   
 

최근에는 ‘스킨스쿠버’에 빠져서 아름다운 바다 속을 보는 것이 취미라는 김고은. 이야기를 나눌 수록 ‘배우’ 김고은 보다는 영락없는 20대 소녀 김고은의 통통튀는 매력에 빠져들었다.

김고은은 ‘치인트’ 출연을 통해 멜로 갈증은 풀었냐는 질문에 수줍은 표정으로 “한 번 해보니까 좋더라. 또 하고 싶다”라고 답하기도 하고, “CF 촬영처럼 대놓고 예쁜척 하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다”며 쑥스러운 표정으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앞으로 나이에 맞는 어린 캐릭터를 더 많이 연기해보고 싶다는 김고은은 아직 성장할 시간이 훨씬 많이 남은 5년차 배우다. 때로는 아이같고 때로는 철이 다 든 어른같은 팔색조 매력을 지닌 그녀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찾을지가 기대되는 이유다.

[스타서울TV 홍혜민 기자/사진=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