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악동뮤지션, 끝나지 않는 사춘기 속에 선 두 소년 소녀
[SS인터뷰] 악동뮤지션, 끝나지 않는 사춘기 속에 선 두 소년 소녀
  • 승인 2016.05.16 0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춘기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많은 이들에게 사춘기는 마치 열병처럼 갑작스레 앓았다가 어느샌가 떠나가는 ‘질풍노도의 시기’ 정도로 여겨질 것이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아니 특별하게도 “나의 사춘기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두 소년소녀가 여기 있다. 바로 남매 뮤지션 ‘악동뮤지션’이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악동뮤지션을 만날 수 있었다. SBS ‘K팝스타 시즌2’ 우승 이후 곧바로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체결했고, 2014년 첫 앨범 ‘PLAY’로 봄을 담은 한껏 청량한 음악들로 누나-형 팬들을 흐뭇하게 만들더니 그 뒤 2년동안 감감 무소식으로 많은 이들을 애타게 만든 이 시대의 진정한 밀당 남매.

다소 길었던 공백기였지만, 악동뮤지션은 4일 음원 공개 이후 그야말로 국내 음원차트를 ‘올킬’하며 식지 않은 대중들의 관심을 증명하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두 사람에게 던져진 질문은 “공백기 동안 어떤 고민을 했었냐”는 것.

‘사춘기(思春記) 上권’이 나오기까지 많은 고민을 해 왔던 듯 이찬혁은 고민 없이 곧바로 입을 뗐다.

“1집이 나왔을 때도 그랬지만, 일각에서는 ‘악동뮤지션 음악색이 비슷비슷한 것 아니냐’ ‘뭔가 성장하려고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 누군가를 따라하는 것 같다’는 등의 평가가 있었다. 그러다보니 이번에는 처음 악동뮤지션이 보여드렸던 모습으로 돌아가야할까, 퀄리티가 높아진 걸 보여드려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수도 없었을 고민 속에서 이찬혁과 이수현은 대중들이 원하는 ‘첫 모습’으로 돌아가기 보다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찬혁은 “결과적으로 좀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수현이 노래실력과 제 랩-노래 실력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을 굉장히 많이하고 관찰을 많이했었다”고 덧붙였다.

   
 

2년 만의 새 앨범. ‘악동뮤지션’이라는 그룹에 거는 주변 사람들의 기대감이 갓 20대에 접어든 이찬혁과 아직 10대 소녀인 이수현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었을 거다.

이찬혁은 “‘악동뮤지션은 걱정없지’ ‘어떤 노래를 해도 사람들이 좋아해 줄거야’라는 말이 부담으로 다가오더라”라고 말을 꺼냈고, 이어 이수현 역시 “너네는 무조건 1등할거야” “너네는 무조건 줄세우기 할거야”라는 말이 (부담되더라). 모르는건데,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다보니까 ‘진짜 그럴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안되면 주위 사람들이 실망을 많이 하겠지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라며 앨범 발매 전 느꼈던 부담감에 대해 털어놨다.

하지만 악동뮤지션은 앨범 발매 직후 주요 음원차트 올킬은 물론 전곡 줄세우기에도 성공했다. 앨범이 발매된지 일주일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상당수의 수록곡들이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 악동뮤지션에게는 ‘음악적 자신감’이 생겼을까.

이찬혁과 이수현은 “1위를 하고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이유는 그렇게 성적이 나오면 앞으로 제 음악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고, 제 음악을 고집해도 ‘그래 네 음악을 했을 때 사람들이 제일 좋아해주니까’라는 답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감은 떨어지지도 높아지지도 않았지만 다음 앨범을 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두 사람의 사춘기는 어땠을까. 이수현은 오빠 찬혁의 사춘기에 대해 “지금은 하고싶은 표현을 잘 하지만 사춘기 시절에는 완벽한 문장이 머리 속에서 만들어기지 전까지 입을 열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아빠하고 충돌이 되게 많았고, 아빠는 아빠대로 오빠는 오빠대로 답답해 했었다. 그렇지만 그 때가 지나고 나니 점점 오빠가 표현을 하기 시작하더라”라고 회상했다.

남들만큼 치열했던 사춘기를 보냈던 이찬혁은 과거의 사춘기 이야기에서 현재의 음악적 영감을 주는 사춘기까지 폭넓은 의미의 사춘기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말을 잘 하지 않고 그런 것들이 음악을 하면서 많이 나아진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도 제가 쓴 가사를 보고 ‘찬혁이가 이런 생각이구나’ 이렇게 이해를 해 주시게 되셨고요. 사실 저는 사춘기가 끝나긴 했지만 ‘중2병’이라는 감성이 곡을 쓰기 위해서 아직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저는 곡을 쓰는 한 계속 사춘기적인 발상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날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연애 이야기로 향했다.

실제로 오빠 이찬혁은 96년생, 동생 이수현은 99년생으로 두 사람 모두 한창 연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나이.

“남매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는 탓에 두 사람의 연애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질문에 이수현은 “찬혁 오빠는 회장님께 완전 쿨하게 연애를 해도 된다고 OK를 받은 상태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오빠가 여자친구에 대한 갈망이 없는 편이다. 워낙 곡을 쓸 때도 상상을 쓰는 스타일이라, 그게 불쌍하긴 하지만 그 덕분에 연애에 대한 걱정은 없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찬혁은 “수현이와 (이)하이는 저랑은 조금 다르더라. 회장님께서 어른이 될 때 까지는 연애를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하이는 이제 어른이 됐는데도 그 부분에 대해 프리한 것 같지는 않더라”라고 말했다.

이수현 역시 “지금은 스무살까지 연애를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막상 스무살이 되고 나면 또 말을 바꾸실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악동뮤지션은 서로에게 어울리는 이성은 어떤 사람일 것 같냐는 질문에 잠시 고민하는 듯 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수현은 “(찬혁) 오빠랑은 서로 조금이라도 좋아하거나 썸이라도 타는 사람이 생기면 바로 이야기를 하는 사이다”라며 “그간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한 사람들의 이미지를 봤을 때 좀 참하고 똑 부러지고, 그러면서도 재치 있고 키는 조금 아담한 사람이었다. 오빠가 키가 약간 아담하기 때문에 오빠보다 작은 사람을 선호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찬혁은 “수현이는 키를 굉장히 많이 본다”며 “180중반 정도는 돼야 눈길이 가는 것 같다”고 응수를 하며 티격태격하는 남매의 모습을 보였다.

   
 

이날 악동뮤지션에게는 다음 이번 앨범 ‘사춘기(思春記) 上권’에 이어 발매 될 것으로 전해진 ‘사춘기(思春記) 下권’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이찬혁은 “‘사춘기(思春記) 上권’에서는 초심, 처음 그 마음가짐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을 많이했다”며 “특별히 사춘기 상에서는 사춘기 또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썼다. 반항어린 마음과 막상 세상이 좋아보여서 나왔는데 ‘이게 뭐야’하는 그런 마음들. 하지만 또 그런 마음들을 희망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도 노력을 많이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사춘기(思春記) 下권’에서는 진짜 어린 아이들의 사춘기가 아니라 어른들의 사춘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것 같다”고 밝혔다.

그간 악동뮤지션이 가져온 청량하면서도 순수한 이미지가 다음 앨범에서도 계속 이어질지 역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부분이었다.

이수현은 “‘사춘기(思春記) 下권’에 수록될 곡들은 이번 앨범보다는 조금 더 차분한 곡이 많을 것 같다”며 “한 가지 예고를 하자면 발라드 곡이 있을 계정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앨범이 발매됐던 5월 4일은 악동뮤지션 수현의 생일날이기도 했다. 이에 다음 앨범의 발매일은 찬혁의 생일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이어졌다.

이에 이수현은 “‘사춘기(思春記) 上권’이 제 생일날 발매됐었는데, ‘下권’은 올해 말 정도로 발매 시기를 보고 있다”며 “(찬혁)오빠 생일이 9월 12일인데, 올해 하반기로 앨범 발매일을 조율하다 보니까 오빠는 은근히 자기의 생일날 발매를 해 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영감이라는 것이 있다고 하지만 그게 영감인지 모르겠다. 그냥 저희는 일상을 노래하는 것 같다”며 통통튀는 자신들의 음악적 원천에 대해 언급한 악동뮤지션은 아직 어린 나이 만큼이나 샘솟는 아이디어로 ‘열일’하고 있었다.

   
 

특히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던 것은 남매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서로의 음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두 사람의 모습이었다. 실제로 이찬혁은 이수현에게 ‘자작곡의 모티프’가 되어주며 음악의 성장을 ‘츤데레 오빠’다운 모습으로 지켜봐 주고 있었으며, 이수현은 이미 음악적으로 인정받은 작곡-작사가인 오빠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가짐과 동시에 ‘따라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수현이가 처음에는 제 소재, 코드를 따라 쓰기도 하고 기타를 따라 잡기도 하면서 자작곡을 쓰길래 ‘내 아류구나’ 했었는데, 다음에 보니 어느덧 자기만의 스타일이 만들어져 있더라고요. ‘이거 조금만 더 하면 ‘악뮤’ 앨범에 수록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좋은 곡들도 있었고요”

오빠의 칭찬에 쑥스러워 하던 이수현 역시 자신의 자작곡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자작곡을 쓰는 것이 사실 어려워요. 특히 오빠가 되게 인정받는 작사-작곡가이고, 아티스트분들이 인정을 해주시기 때문에 동생인 제가 작사-작곡을 한다 그러면 ‘너는 잘 하겠지, 같은 피인데’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거든요. 그런게 그게 부담감이 크더라고요. 그래서 흔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오빠랑 비슷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소재를 찾는데 공을 굉장히 많이 들였어요”

‘누구 한 사람이 더 뛰어난 것이 아니라 같이 해야 완벽한 200%가 된다’는 부모님의 말씀대로 서로의 재능을 시기하기보다는 서로의 발전을 위한 토대로 삼으며 음악적 공생을 하는 법을 배워나가고 있는 악동뮤지션. 앞으로 두 살마이 보여줄 음악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스타서울TV 홍혜민 기자/사진=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