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니킹사건 제2화?... 백인 경찰 비무장 흑인 사살 파문 확산
로드니킹사건 제2화?... 백인 경찰 비무장 흑인 사살 파문 확산
  • 승인 2009.01.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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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V|김태룡 기자] '제2의 로드니킹 사건'으로 새해 벽두부터 미국사회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의 취임식을 불과 며칠 앞두고 경찰이 비무장, 비저항 상태의 흑인 청년을 총으로 사살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살 당시 경찰들은 인종차별적 언어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사살 당시의 상황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휴대폰, 디지털 카메라 등으로 촬영돼 유투브 및 방송을 통해 전 세계로 보여지고 있다.

새해를 불과 2시간 앞둔 구랍 31일 10시경(이하 현지시간) 경찰은 '베이 고속 전철'(Bay Area Rapid Transit, BART)안에서 다툼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오클랜드 프룻베일 역으로 출동했다.

출동한 경찰은 다툼을 벌이고 있는 4명의 승객을 프릇베일역 승강장으로 끌어내려 제압한 후 승강장 벽쪽으로 등을 지게 하고 앉힌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은 경찰의 지시에 따라 순순히 응했다.

이후 경찰은 4명의 승객중 백인으로 추정되는 2명을 제외하고 흑인 2명에게 다가가 등쪽으로 팔을 돌려 수갑을 채운 후 이중 한명을 제압해 승강장 바닥에 얼굴을 대고 엎드리게 했다.

그 순간 흑인 한명을 승강장 바닥에 엎드리게 한 두 명의 경찰중 한명이 갑자기 권총을 꺼내 제압당해 엎드려 있는 흑인 승객의 등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총격을 당한 승객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고 당황한 경찰은 주변에서 핸드폰과 디지털카메라 등으로 현장 상황을 담고 있던 승객들의 핸드폰 등을 뺏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사망한 흑인 승객은 오스카 그랜트(Oscar Grant·22). 총격을 가한 경찰은 경찰 2년차 요하네스 미셜(Johannes Mehserle).

사건 현장을 핸드폰 등으로 담은 승객들은 유투브 및 언론 공개를 통해 현장 동영상을 유통시켰고, 유투브 및 방송을 통해 이 현장을 지켜본 사람들은 명백한 경찰의 과잉대처를 비난하고 나섰다.

동영상을 통해 그랜트의 죽음을 확인한 시민들은 오클랜트 시내에서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였다. 격노한 시민 일부는 이후 경찰차를 불태우고, 상가 건물을 부수는 등 무력을 동반한 시위를 전개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중 1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경찰에 체포됐다.

론 델럼스 오클랜드 시장은 시민들에게 자제를 호소했고, 미셜의 총격이 살인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하도록 지시하고 나섰다.

총격의 당사자인 미셜은 현재 경찰관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랜트의 가족은 교통경찰관 미셜이 소속된 베이 고속 철도 '바트(BART-Bay Area Rapid Transit)'측을 상대로 2천5백만달러의 소송을 제기했으며 담당 변호사는 과거 '로드니 킹 사건'을 수임했던 존 버리스(John Burris)가 맡았다.

한편, 미국 현지 언론들은 오스카 그랜트 사망 사건이 '제2의 '로드니킹 사건'으로 비화될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살된 흑인 그랜트가 경찰의 지시에 따라 땅바닥에 엎드린 채로 제압을 당한 상태였고, 무기를 소지하지도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분노한 흑인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출동 경찰들이 모두 백인이었다는 점과 다툼의 대상이 된 두 명의 백인 청년들에게는 수갑 등의 제압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제압과정에서 인종차별적 언어들이 사용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로드니킹 사건' 은 1991년 3월 3일 LA 경찰국 소속 백인경찰관 4명이 흑인인 로드니 킹 (27) 을 집단 구타한 사건.

당일 0시 30분쯤 LA 근교 고속도로상에서 5∼6대의 경찰차가 과속으로 달리던 한대의 흰색 차를 뒤쫓은 끝에 멈춰 세웠다. 백인 경찰관들은 그 차를 운전하던 흑인 청년 로드니 킹을 끌어내려 경찰봉과 주먹, 발길질로 구타했다. 킹은 유혈이 낭자한 채 현장에서 수갑이 채워져 경찰서로 연행되었는데, 킹은 왼쪽다리가 부러지고 얼굴도 20바늘이나 꿰매야 하는 큰 상처를 입었다.

과잉 검문 검색으로 해당 경찰관들은 법원에 고발당했으며, 장장 1년여 동안의 법정 심의가 벌어 졌고, 뚸침내 '로드니 킹' 관련 사건을 심의해온 시미밸리 지방법원의 배심원들이 7일간의 마라톤 협의 끝에 1992년 4월 29일 오후 3시 20분 로드니 킹을 직접 구타한 4명의 백인 경찰관 중 스테이시 쿤, 테드 브리세노, 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