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시간이탈자’ 임수정, 청순한 외모에 숨어있는 그녀의 뚝심 ⓵
[SS인터뷰] ‘시간이탈자’ 임수정, 청순한 외모에 숨어있는 그녀의 뚝심 ⓵
  • 승인 2016.04.1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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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은 예쁜 배우다. 그녀에게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이 있다. 굳이 말하자면 ‘시간을 이탈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녀가 지금까지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2001년 드라마 ‘학교 4’로 얼굴을 알린 임수정은 영화 ‘장화, 홍련’과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을 통해 또래 배우 중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채웠다. 이후 임수정은 줄곧 영화만 찍었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영화만 출연한 여배우는 흔치 않다. 임수정은 묵묵히 작품으로 말했고, 믿음을 주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지켜줘야 할 것만 같은 청순하고 순수한 외모와 달리 임수정은 뚝심 있는 배우다. 

멜로 장르의 비중이 적은 영화계에서 그녀는 상업영화에서 주어진 여배우의 롤을 충실히 하고, 깊은 감성을 다루는 작품이라면 저예산 영화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배우로서 가진 욕심으로 20대를 온전히 바쳤고, 나이가 들어도 여자의 느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 대화할 때는 마냥 소녀 같은 모습이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배우로서 확고한 아이덴티티가 엿보인다.

임수정이 ‘은밀한 유혹’ 이후 1년 만에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왔다. 영화 ‘시간이탈자’는 결혼을 앞둔 1983년의 남자 지환(조정석 분)과 강력계 형사인 2015년의 남자 건우(이진욱 분)가 서로의 꿈을 통해 사랑하는 여자(임수정 분)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간절한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았다. 임수정은 1983년 윤정, 2015년 소은 두 인물을 연기했다. ‘시간이탈자’에서 임수정은 ‘영원한 사랑’이라는 시간을 초월한 로맨스를 수채화처럼 포근한 색채로 물들인다.

   
▲ 영화 ‘시간이탈자’ 임수정

1년 만에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이죠. 2015년 2월에 크랭크업을 했는데 일 년 만에 나오게 됐네요. 재미있게 봤어요. 일단 최근 한국영화 치고 러닝타임도 많이 줄이고 스피디하게 전개돼서 몰입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간이탈자’는 감성스릴러라는 장르다. 임수정은 감성을 표현하는 역인가.

사건이 벌어지고 이를 추적하고 게다가 두 시대가 교차하는 설정이니 스릴러가 맞아요. 거기에서 여자의 죽음이 두 남자로 하여금 사건에 휘말리고 쫓게 만드니 사건의 중심이 있는 인물이죠. 제 캐릭터는 스릴러 영화에 필요한 장치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1인 2역에 도전했다. 두 캐릭터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처음부터 많은 부분이 시나리오에 설정돼있었어요. 1983년도 윤정 같은 경우는 엄연히 성인이고 화학교사인데 소녀 같은 느낌이 많았던 거 같아요.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 새초롬한 느낌이라든지 결혼 전에 웨딩드레스를 보여주지 않는 정서들이 좋았어요. 요즘은 웨딩드레스를 고를 때 같이 안가면 파혼감인데 예전에는 먼저 보여주지 않았죠. 지금보다 좀 더 여성스럽고 소녀적인 감성이 있고 외향적으로도 그랬죠. 블라우스에 스커트를 입고 학교에서 녹음기로 장난치며 뛰어다닐 때는 학생 같은 모습도 있었어요. 2015년의 소은은 더 당차고 솔직하고 활발했어요. 건우가 ‘보고 싶어요. 밥 먹을래요?’라고 물을 때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부분도 그렇고요. 제 안에도 두 가지 모습이 다 있는 것 같아요. 캐릭터를 연기할 때 제 안에서 일부를 먼저 찾아요.

   
▲ 영화 ‘시간이탈자’ 임수정

곽재용 감독이 임수정은 예쁘게 찍지 않으려 해도 예쁘게 찍힌다고 했다. 실제로 사랑스러운 모습이 잘 나와서 만족스러울 것 같다.

1년 어린 모습이에요(웃음). 그때 정말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감독님을 비롯해 두 배우도 그렇고 현장에서도 스태프분들이 엄청 예뻐해 줬어요. 감독님이 예쁜 캐릭터를 만들어 주신 거 같아요. 캐릭터에 몰입해서 그런지 항상 보호해야 한다고 느끼세요. 특히 조정석 씨는 저를 항상 보호해야 하는 대상으로 느꼈던 것 같아요. 여리고 보호해야 하는 대상으로 느껴져서 좋았어요.

이전에도 현장에서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았을 것 같은데.

이전에도 현장에서 사랑은 받았지만, 보호의 대상으로 취급받진 않았어요(웃음). 기본적으로 정석 씨 진욱 씨 다 인성이 정말 좋고 배우로서 태도가 친절해요. 스태프분들에게 많이 배려하고 따뜻한 사람이었어요. 그 기운이 현장에 두루두루 있어서. 전체적인 팀워크가 좋았어요. 조정석 씨가 웃길 줄 알았는데 이진욱 씨도 만만치 않아요. 생각보다 입담이 좋아서 뭔가 웃겨요.

‘시간이탈자’에서 여성 캐릭터는 피해자에서 그친다는 느낌이 있다. 그런데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일단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2104년 여름에 봤는데 최근에 비슷한 내용의 드라마와 겹쳐서 그렇지 처음 볼 때 한 번에 읽힐 정도로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다양한 요소가 잘 섞인 장르라 안할 이유가 없었죠. 스릴러에 멜로의 감성이 들어간 건 좋은 시도잖아요. 한국 영화 전체를 봤을 때 멜로나 로맨스 영화들의 제작이 확률적으로 낮아요. 비관적으로 본다기보다는 그게 현실이죠. TV 드라마가 아닌 한국 영화에서 멜로의 감성을 잘 섞을 수 있는 방법이 이런 복합장르라고 생각해요. 관객의 선택을 받고 인정을 받는다면 장르적으로도 확대할 기회잖아요. 공포에 멜로를 집어넣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본 인터뷰는 ‘시간이탈자’ 임수정 “시간이 흘러도 강렬한 사랑”…여자로 남고 싶은 여배우 ⓶로 이어집니다.

[스타서울TV 정찬혁 / 사진= YNK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