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데이’ 찬란하지 않은 청춘들의 아픈 성장 (종합)
‘글로리데이’ 찬란하지 않은 청춘들의 아픈 성장 (종합)
  • 승인 2016.03.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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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디데이’ 지수, 김준면, 류준열, 김희찬

류준열, 김준면(엑소 수호), 지수, 김희찬까지 역대급 심미안이라 불리는 캐스팅이 완성됐다.

14일 오후 서울 CGV 왕십리에서 영화 ‘글로리데이(감독 최정열)’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최정열 감독과 배우 지수, 김준면(엑소 수호), 류준열, 김희찬이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글로리데이’는 스무 살 처음 여행을 떠난 네 친구의 시간이 멈춰버린 그 날을 가슴 먹먹하게 담아낸 청춘 영화다. 최근 가장 핫한 배우들이 모이며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글로리데이’는 신인배우들의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채울 첫 주연작이 됐다.

   
▲ ‘글로디데이’ 김준면

처음으로 영화에 도전한 엑소 멤버인 김준면은 “필모그래피에 영화를 올린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고 중요한 일이다. 첫 필모그래피에 올리고 싶은 영화였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언제’보다 ‘어떻게’에 집중했다. ‘글로리데이’라는 좋은 작품으로 시작하고 싶었다”라며 들뜬 마음을 내비쳤다.

‘응답하라 1988’로 새로운 순정남의 아이콘이 된 류준열은 “작년 이맘때쯤 ‘소셜포비아’가 개봉했다. 다음 작품을 기대하고 있던 찰나에 ‘글로리데이’를 읽고 좋은 인상을 받았다. 감독님과 이야기할 때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시나리오와 동료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몇 개월 사이에 ‘글로리데이’라는 영화의 주목도는 크게 달라졌다. 신예 최정열 감독은 새로운 얼굴인 지수, 김준면, 류준열, 김희찬을 모아 진득하게 영화를 만들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개봉을 앞두고 이들이 만들어 낸 파장은 예상을 뛰어 넘었다. ‘글로리데이’는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예매 오픈 15분 만에 2500석을 매진시키며 이슈를 낳았다.

   
▲ ‘글로디데이’ 지수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눈물을 흘렸다는 지수는 “스무 살 친구들의 이야기고 있을 법해서 현실감있게 와 닿았다. 친한 친구들이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려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라며 “‘글로리데이’여야 하는 시기에 글로리하지 않은 일들이 생긴 것이 마음이 아팠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지수는 “무너지는 과정들이 가장 슬펐다. 전체적으로 계속 마음이 아팠다. 부모님께 휘말리고 어쩔 수 없이 멀어져가는 과정들이 마음 아팠다”고 무너지는 청춘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영화의 제목은 ‘글로리데이’지만 내용은 전혀 영광스럽지 않다. 입대를 앞둔 친구를 위해 포항으로 여행을 떠난 네 친구들은 사건에 휘말리고 자신들의 의도와 달리 문제는 커져만 간다. ‘진실’이 아닌 ‘사실’을 원하는 어른들. 그리고 그들의 생리에 따라 변모되는 사건들에 청춘들은 맥없이 무너진다. 평소 청춘영화를 좋아한다는 최정열 감독은 “보통의 성장영화들이 질풍노도를 겪는 주인공들이 사건을 겪고 정신을 차린다면 ‘글로리데이’는 지극히 평범하고 순수한 친구들이 어른들을 통해 세상을 배우게 되는 색다른 지점을 짚어보고 싶다”고 제작의도를 밝혔다.

또한 ‘글로리데이’라는 제목에 관해 감독은 “지금 영화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를 다루지만 원래 시나리오는 졸업 직전을 다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청춘들에게 영광의 날이 펼쳐져야한다.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반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글로리데이’라는 제목을 지었다. 하지만 겨울촬영이 불가해서 시점을 바꿨다. 그럼에도 제목을 그대로 한 이유는 청춘을 관통한 친구들이 영광의 날을 맞이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 ‘글로디데이’ 류준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관해 류준열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른들의 말이 이해가 된다. 당시 나에게 조언했던 분의 생각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과거에 내가 받았던 상처처럼 누군가에게 내가 상처를 주지 않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류준열은 “얼마 전에 초등학생들 꿈이 건물주라는 소리를 들었다. 충격적이었다. 좀 더 어른의 입장에서 그런 상처를 주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정열 감독은 “젊고 재능 있는 배우와 함께 해서 즐거웠고 편집하면서 행복했다”라며 “오늘을 계기로 쭉 공개를 하는데 너무 떨린다. 걱정과 기대가 동시에 든다”고 복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스무 살에게 ‘성인’은 아직 무겁다. ‘영광의 날’이 이어질 거라 생각했던 청춘들에게 어른들이 보여주는 성인의 나날은 강압적이고 비겁하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